연민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지독한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온화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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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을 돕는다는 것은 정말 경이로운 일이고, 정말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일이다. 어제는 견딜 수 없는 희생이라고 여겼던 것을 이제는 자유의지로 할 수 있다는 이 인식이 나에게 한 인간의 크고 열정적인 사랑에 감사하라고 재촉했다.

 

빈에서 작가를 만난 호프밀러가 젊은 날의 실수를 고백하는 형식의 '틀소설'

 

최초의 실수는 장애인인 에디트에게 춤을 추자고 권했던 것.

두번째 실수는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친구가 되어 '연민의 쾌락'을 즐겼던 것.

세번째 실수는 그녀에게서 사랑을 받게된 호프밀러가 도망친 것.

그녀의 예고된 자살을 막기 위해 그는 분위기에 휩쓸려 약혼을 하게 되고, 그 약혼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또 다시 그는 도망치게 되어 결국은 그의 연민이 장애인인 에디트를 자살로 몰고가고, 그녀의 집안을 풍비박산 만드는 꼴이 되어버린다.

 

25년이 지난 옛일을 회상하며 그는 자신을 더이상 단죄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오페라 극장에서 만난 콘도르 박사덕분에 '양심이 알고 있는 한, 그 어떤 죄도 망각되지 않는다' 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끔 주변에서 왜 결혼했냐는 물음에, "상대가 불쌍해서..." 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마무리 말은 꼭 이렇다. "불쌍하다고 결혼하지마. 나처럼 된다."

 

내가 보기엔 별 이상 없는 것 같은데 본인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 연민으로 시작될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드라마에서나  연민이 사랑으로 바뀌는 건가 보다.

 

어쩌면 사람이 착하다는 것은 그만큼 더 주변에 연민을 잘 느끼는 사람 아닐까?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연민'이란 감정에 무척 충실하다.

다른 감정은 '연민' 앞에서는 죽여야만 하는 감정으로 묘사되어 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는 '연민'이 많이 필요할테지만, 정말이지 사랑할때는 버려야만 하는 지독하고도 아픈 감정이 '연민'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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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색에 물들다
강미승 지음, 장성철 감수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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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한달 다녀온 후(그 당시는 디지털 카메라 라는 신문물이 없을 때여서 필름을 10통을 찍고 왔던 때였다), 그 사진을 인화하자 정리가 거의 불가능 했다.

 

내 기억으로 6개월쯤 지난 어느 날, 대형마트에 갔다가 앨범을 세일하기에 문득 생각이 나서 앨범을 2권이나 사가지고 와서 정리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렇게 앨범에 끼우는데만 거의 일주일이 걸렸던것 같다.

 

이 책은 분홍의 타이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나도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혼자 여행하는 법을 배우고 국내 여행도 혼자 해보고는 했었으니까... 아마 여행이라는 것은 내게는 핑크빛 추억으로만 다가오는 것 맞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가 배낭여행으로 다닌 많은 곳들을 색깔로 정리해 놓았다.

그 열가지 색은 마음을 치유하는 색이라고 한다.

 

Blue 불면증이나 불안감을 해소해주지만 차가운 계열의 색인 블루를 너무 오랫동안 연상하면 슬픔이나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 아마 그래서 우울한 날을 Blueday라고 하나 보다.

 

Blue로 시작해서 Green , Pink, Orange, Brown, Yellow, Violet, Red, White, Black 까지 아주 다양한 색에 맞춰 지은이가 다녀온 곳의 사진이 실려있다. 어쩌면 미리 이 책을 염두에 두고 찍은 사진처럼 색과 사진이 잘 맞으면서, 작가의 그당시 감정까지 실려있어 여행기를 읽는다기보다는 잘 정리된 다이어리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진만 정리하는데 6개월 이상이 걸린 내게는 이렇게 색깔로 정리된 데다가 감상까지 써있는 책을 보면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재질도 보통의 책보다는 더욱 앨범 느낌이 진하게 났다.

 

여러 여행책을 읽어보았지만, 주제를 색으로 잡고 쓰여진 책은 처음인데다가, 이렇게 여행 장소의 소개가 없고 그 곳에서의 느낌이 주를 이루는 책도 처음이었기에 더욱 실감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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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영혼 최재형
이수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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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위인들.

독립투사.

어려서는 매년 6.25나 8.15 기념으로 학교에 강사가 와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운동장 땡볕 아래 강의를 하면 정말이지 독립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나 싶게 힘들기만 했었고, 입에 거품을 물면서 혼자 흥분하는 연단 위의 강사가 밉기만 했다.

 

나이가 들고, 철이 나고, 우리 역사를 좀 더 알게 되고 그러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따뜻한 밥 한공기 편하게 먹으며, 숨을 쉬고 있는 것이 그야말로 그들의 희생과 노력 때문이 아닌가를 실감하게 된다.

 

사실, 나는 역사에 무지 약하다. 아무리 외우고 외워도 역사, 세계사, 지리 과목은 영... 점수가 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역사이야기만 나오면 꽁무니를 빼고 싶어진다.

누구나 다 알만한 독립운동가,,, 예를들자면,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등등 ,,, 만 간신히 외우고 있을 따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 그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모두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낸다면 도대체 어떤 시리즈물, 전집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이 있다는 것은 많은 드라마들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최재형이란 인물이 노비가문에 태어나 러시아로 이주하여, 파란만장한 경험을 하며 세계를 돌아다니고, 대한민국의 (당시는 조선이었겠다)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그가 나라를 사랑하여 자신의 재산을 모두 독립을 위해 바치고 목숨도 버리는 모습을 이 책에서 만나며 가슴이 뭉클해옴을 느낀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그가 떠난 후, 더욱 비참한 생활을 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요즘 신문지상에서 떠드는 매국집안들은 다시 재산을 찾고 있지만, 애국지사들의 집안 자손들은 나라에 바치기만 했지 지금도 어렵게 살고 있는 가족들이 많다는 것은 다시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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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 아이비리거 이유진의 매력만점 뉴욕 에세이 알면 보인다
이유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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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 친구가 초반에 메일을 통해 어려움을 호소한 적이 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전공지식에 대한 것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데,,, (그의 말로는 오히려 자신이 미국학생들보다 더 전공지식에 대해서는 자신있다고 하였다) 세번 이상의 질문과 토론, 반론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자신은 한국에서 거의 30년을 살다가 간 사람이고, 그들은 미국에서 30년을 산 사람들이기 때문에 문화적 이해가 부족해 자신이 할 말이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영어가 많이 부족한 이유도 있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똑똑하기로는 절대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내 친구가 미국에서 문화적 이해 부족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는 메일을 본 순간 왜그렇게도 울화가 치밀던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아마, 그때 [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라는 책이 나와있었더라면, 나는 곧바로 내 친구를 위해 책을 사서 미국으로 퀵서비스를 통해 보냈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은 다른 영어책과 다르다. 뉴욕의 사진이 여기저기 펼쳐지면서 뉴욕에서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문화들이 펼쳐진다.

군데군데 서술의 중요 단어가 영어로 나오면서, 영어에 대한 알러지를 느끼는 사람은 왜이리 글이 현학적인가 웃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영어단어 윗첨자로 한글번역이 되어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게다가 뒷쪽에 가면 더더욱 자세하게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이 사전처럼 되어있다.

정말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일단 그렇게 서술되는 뉴욕에 대한 설명의 글이 끝나면 뉴욕스타일 상식과 영어충전하기로 뉴욕 생활에 필요한 문화적 상식과 영어문장도 볼 수 있다.

 

Part I My NY Story
1. 뉴욕의 땅값을 올리는 가난한 예술가들
2. Love or Hate: 사랑 받거나 미움 받는 뉴요커들
3. 어느 날, 커피를 세 단어로 주문하다가……
4. 중국인들의 현대판 인해전술과 '나 홀로' 일본인 상점
5. 피자헛이 뉴욕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
6. 응급실에서 하룻밤 자고 왔는데 170만원을 내라는 병원
7. '섹스 앤 더 시티' 때문에 엄한 상상을 했다
8. 지하철에서 절대 잠들지 말고, 밤 9시 이후에는 절대로 공원에 가지 말아라
9. 동양인 남자가 인기 없다고? 게이다를 켜 봐
10. 뉴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10가지 상식
11. 고은 시인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하는 뉴욕의 시인

Part II Everyday NY
12. 무단횡단을 안 하면 뉴요커가 아니다
13. 뉴요커들이 한국 음식에 대해 아쉬워하는 점은?
14. 뉴욕 거리의 활력소 길거리 대표 음식 총집합
15. 뉴요커들의 자부심: 아무리 땅값이 비싸도 이것만은 바꿀 수 없다
16. 뉴요커들이 알뜰하게 고급문화를 즐기는 방법
17.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뉴욕공립도서관
18. 뉴욕 로맨틱한 장소 Best 5
19. 뉴욕에서 한국말로 물어볼 것이 있으면 어디로 가야 하나?
20. 진짜 뉴요커라면 이런 패션을 고집할 깡이 있어야 한다
21.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억만장자 유태인 뉴욕시장
22. 뉴욕은 티켓 공화국이다

Part III Only in NY
23. 72시간 안에 뉴욕에 빠지다
24. 뉴욕을 파는 뉴요커들
25.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가 사용되는 곳
26. 동네마다 색다른 느낌의 뉴욕
27. I saw the girl of my dreams on the subway tonight
28. 'I live in 21.'과 맨하탄 최고 부자 동네의 관계
29. Big Museums, Small Museums
30. 세계적인 명품이 떨이에 팔린다고? Must-Have 쇼핑 노하우
31.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의 도시 괴담
32. 깨진 창문 이론: 타락의 뉴욕에서 세련된 뉴욕이 되기까지
33. 뉴욕을 뉴욕으로 만든 역사적인 사건들

 

위와 같은 순서로 나열된 이 책은 아무때나 아무 장을 펼쳐도 영어를 맘껏 공부할 수 있는,  또한 뉴욕의 멋진 풍경과 문화적 팁까지 완벽하게 서술되어있는 멋진 책이다.

 

이 책을 들고 뉴욕 여행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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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셰익스피어 & 컴퍼니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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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제레미 머서의 에세이라고 해서 아마도 나는 파리에 여행하게 된 그가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에서 뭔가 느끼고 그 고서점에 대한 역사와 향취와 분위기를 잔뜩 소개해놓은 글로 기대를 했던것 같다.


 


무척이나 소설스런 에세이이다.


고해성사처럼 캐나다에서의 자신의 일을 풀어가는 첫부분.


파리에 와서 조지를 알게 되는 과정, 그리고 세익스피어 & 컴퍼니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 등이 그야말로 가장 그럴듯한 소설처럼 쓰여진다. 어쩔때는 현실이 소설보다 더 극적이라는 말이 이런때 통하는 거 아닐까?


 


고서점 안에서 책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꿈꿔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사회주의자인 조지가 공동 운명체를 서점에 꾸려놓고 어떻게 운영해나가는지를 말이다.


비록 책들 사이에서 나오는 바퀴벌레와 쥐, 소변이 눌어붙은 욕실을 견뎌내는 것 또한 고서점과 함께 지내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언젠간 방 안을 출입문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 책장을 짜보겠다는 나의 결심이 조금 흔들린다.


바퀴를 견뎌낼 힘이 없으므로...


 


고서점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 어떤 공간에 모여든 사람들보다도 더 파란만장한 삶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자서전을 모아 책으로 낸다면 그야말로 멋진 시리즈물이 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파리를 가게 된다면, 이 책에 나오는 관광객처럼 나도 꼭 들어가볼 일이다. 그리고,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에게 설명할 것이다.


 


이 '셰익스피어 & 컴퍼니'의 역사는 말이지. '노트르담 대성당 별관'으로 불리는데  그 역사가 ~~


 


내가 본 파리의 모습은 결코 잿빛은 아니었다. 하지만, 제레미 머서에게 보여진 파리는 그의 삶이 그래서인지 잿빛으로 묘사되어 있다.


잿빛 날씨, 잿빛 고서점의 분위기, 잿빛 책들, 잿빛의 사람들,,,


 


아흔이 넘었지만 아직 젊은이들의 활기를 지닌  조지의 모습이 꼭 보고 싶다.


어떤 모습으로 그 고서점을 지키고 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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