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악녀
페이 웰던 지음, 김석희 옮김 / 쿠오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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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는 흔히들 '키가 크고, 몸매도 예쁘고, 얼굴이 예쁘면, 성격이 좀 모가 나있더라도 용서가 된다'라고들 한다.

비단,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에게 있어서도...

그래서인지 병원중에서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나 뭐라나...

 

얼마 전, 키작고 통통한 편인 내게 긴급하게 가족의 압력이 들어왔다.

가족 중 가장 작은 키를 가지고있는데다가 몸매도 그리 썩 훌륭하지 못하니 들어오는 압력이었다.

쌍꺼풀있는 내 눈과 뾰루지없는 좋은 피부를 가졌으니 콧대를 높여보면 어떻겠냐고.

피보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내게 끔찍한 압력이어서 피했지만, 계속되는 압력에 나는 결국 굴복하고 성형외과라는데를 찾아갔다.

일단 상담하는데서 의사는 수술시 하지 말아야할 행동규칙들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1시간여동안 조곤조곤 말씀하셨고, 나는 그걸 듣는 순간 내가 왜 내 돈 들여가며 이런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하는가 하는 의문에 휩싸여 집에 돌아오자마자 화를 버럭내며 없던 일로 만들었다.

 

그 작은 코 하나 세우는데도 그 많은 행동 제약을 받는데, 루스는 그야말로 종합병원에 해당할만큼 전신성형을 하면서 끔찍한 과정을 겪어내는 것을 보면 보보가 밉기는 엄청 미웠나보다.

 

아이를 둘이나 낳아 기르면서 믿어왔던 남편이 바람이 난것도 모자라 당연하다는 듯이 그 바람난 이야기를 부인에게 하고, 자기로 인해 발생된 집안의 불화를 모두 아내탓으로 돌리며 "당신은 악마야'라고 한마디 한 순간, 그녀는 그야말로 악녀로 돌변해버린 것이다.

 

가정밖에 몰랐던 그녀가 치밀한 계획으로 남편과 그의 애인을 조여가는 순간순간이 가히 충격적이다.

1983년에 출간되었으니, 그 시대상을 감안해 본다면 이 책이 왜 페미니스타가 선정한 20세기 여성작가 소설 100선에 들었는지 가히 짐작이 가능하다.

 

'대소변 못 가리는' 노인은 쫓아내는 병원, 여자에게 불리한 법률 등이 바로 얼마전의 우리나라 모습인듯하다.

 

여성의 권위가 많이 향상되어서 '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쉽게 오르지만, 아직 우리 사회도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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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즐거움 - 아날로그 시스템과 사운드의 모든 것
최윤욱 지음 / 예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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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은 나같은 기계치에게는 좀 어렵다... 아니, 사실은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어렵다.

 

하지만, 턴테이블 오디오를 사용해본 세대라면 게다가 아직도 LP판을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면 꼭 봐야하고 소장해야 할  책이다.

 

더이상 턴테이블을 만드는 곳이 없어도 고물상에서라도 재료를 사서 LP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면 이 책이 있다면 가능하다.

 

자세한 그림과 사진, 그리고 그에 따른 분해 및 조립과 자세한 설명.

전문가의 세계로 나도 빠져들 것만 같다.

 

나는 기계치이지만, 고등학생때 언니 오빠와 함께 통장을 털어 산 커다란 오디오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턴테이블과 라디오, 더블데크 카세트, CD 플레이어까지 있는 아주 커다란 오디오이다.

난 그당시 용돈이 없었기에 거의 LP판을 사들고 오는 사람은 언니나 오빠였다.

아,,, 아빠와 엄마가 옛 전축시절 사 모으셨던 팝송과 트로트 LP판도 있다. 첫아이인 언니를 위해 부모님이 사오신 검은고양이 네로 판도 있다. ^^;;

 

대학 신입 중간고사 시절, 언니가 사 온 '박정운의 오늘같은 밤이면'을 듣다가 밤을 꼬박 세운 적도 있었고,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영화관 바로 앞에서 파는 OST를 친구에게 선물해주고 받고 오기도 했다.

 

그런 LP판들이 언니 오빠가 결혼하면서는 미니오디오에 밀려 내 차지가 되었을때, 난 정말이지 내 재산 1호인 컴퓨터보다 더 소중하게 닦고 간직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재작년엔가는 뉴질랜드 여행 중 만난 작은 중고서점에서 '바바라'의 LP판을 발견하고는 내 여행가방 제일 아랫쪽에 잘 간직해 왔었다.

 

사실 난 LP판의 매니아는 아니다. 거의 30분 간격으로 판을 뒤집어줘야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CD가 처음 나왔을때 어찌나 기뻤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깔끔한 음색의 CD보다는 약간의 지직거림이 있는 LP판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또다시 턴테이블을 작동하고는 한다.

 

작가는 병원장이라는 직업이 있지만 턴테이블을 조립하고 만드는데도 전문가이다. 각종 부품과 다양한 오디오 시스템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득 담아낸 이 책을 보면서, 내 턴테이블이 고장나면 이 책을 다시금 탐독해 내 스스로 고치리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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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木소리
레슬리 카바가 지음, 유영희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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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와 어제 이틀간 내린 비로 짙은 분홍빛의 연산홍이 빛이 바랜 색으로 시들어 가고 있다.

언제 내가 붉었냐는 듯이.

이럴때 레슬리 카바가가 옆에 있다면 빛바랜 연산홍들과 대화를 할 것인데 어떤 내용일까?

 

평생을 한 자리에 서서 그저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고, 지나가는 동물만을 보며 보내야하는 식물들이 자기 가고 싶은대로 가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행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 얼마나 되겠냐고 비웃을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레슬리가 식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식물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나무에서부터 특정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들까지 그들이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주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다시 한번 타인과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생각해보아야할 것들을 되짚어준다.

 

홀로 서 있는 나무조차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고 있는데,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하는 우리 사람들의 삶에 대해 항상 반성하고 최선을 다해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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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s 러브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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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표지에 나온 그림들이 모든 내용의 합체인듯 하다.

이 책을 연극으로 만든다면, 무대 배경으로 씌여질 것들을 그대로 담은 듯하다.

 

주인공들의 직업이 너무도 특이해 눈길이 확 끌렸다.

사채업의 합법적인 사업인 금융업계 사장과 신경외과 여의사.

 

세상의 차가운 것들보다도 더 냉정할 것만 같은 사금융업계 사장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곰돌이 인형과 신경외과 여의사로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누구 못지않게 차가운 얼음공주인 그녀.

 

저승사자가 보이는 상황에서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가진 남자에게 끌리게 되는 정민.

모든 것이 사업으로만 보이던 그에게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얼음공주가 가슴을 파고드는 사랑의 큐피트 화살로 보이는 주찬.

 

정민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이점을 충분히 발휘해 그녀를 자신의 채무자로 만들고, 그녀의 아픔을 옆에서 지켜주는 주찬의 모습이 저승사자라는 별명과는 너무도 다르게  따뜻해 보인다.

 

여러가지 의미의 '사자's 러브'라는 제목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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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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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에서 매일 볼 수 있는 사건사고 중의 하나가 성폭행과 납치 이야기이다.

사회 이슈화되고 있는 이때, 성폭행에 대한 소설을 읽자니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불꽃놀이 구경을 간 딸이 성폭행을 당한 후 주검으로 돌아왔다.

얼마전,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딸에게 모든 정성을 기울이던 아빠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 성인의 형량과는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가벼운 형벌을 받고 '갱생'의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지켜보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은 도대체 무엇이 '정의'인지 알수가 없다.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들조차도 참혹하게 성폭행을 당하는 소녀들의 동영상을 본 후, 범인에게 적의를 품게 된다.

 

그리고, 피해자의 가족으로서 아버지는 직접 단죄에 나서게 된다.

사회 전반적 분위기는 나쁜 짓을 한 미성년자들을 '법'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는 쪽이지만, 비슷한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단죄에 나선 아버지를 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악'을 단죄하는 '선'을 막아야 하는 형사들은 총구를 어디에 겨눠야할지 모를 정도로 판단이 어렵다.

하지만, 형사이기 때문에 '악'이 아닌 '악을 단죄하는 선'에게 총구를 겨눌 수 밖에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선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성년 범죄자에게 주어지는 '갱생'의 기회가 정말 합당한 것인가?

아니면, 어려서부터 범죄를 저질렀기에 그들은 더더군다나 '사이코패스'로 들어설 가능성이 많은 것인가?

도저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만 쌓여가는 느낌이다.

 

더이상은 이런 소설조차도 나오지 않는 평화로운 사회가 될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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