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80년 생각 - ‘창조적 생각’의 탄생을 묻는 100시간의 인터뷰
김민희 지음, 이어령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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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산업혁명시대에는 넘쳐나는 정보때문에 우리는 이제 지식을 찾는 사람이기 보다는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으로 살아야만 질높은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문화의 중요성을 그누구보다 오랫동안 외쳐오신 이어령교수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분이자 선구자 이시라고 생각된다.

나는 안타깝게도 몇년 전에야 이어령교수님의 강연을 TV로 처음 들을 수 있었다. 그 전에는 교수이면서 장관을 지내셨으니, 그저 정치가라고만 생각했었더랬다. 나의 무식함이여...

2015년 10부작으로 방영한 KBS [이어령의 100년 서재] 최종회 주제가 '생명공감-젓가락의 문화유전자'였다. 젓가락으로 강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겐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그 강연을 듣고 나서는 방송이 끝난 시간이 밤늦은 시간이었는데 잠이 안오고 새벽까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이어령교수의 책을 찾아읽기 시작했다. 높은 지식을 가지신것 뿐만아니라 그 넓은 생각의 바다를 그저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와 농담으로 동네 문화센터에선 이어령 교수님은 강의 안하시지? 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책을 함께 읽기도 했었다.

이렇게 우리시대에 문화적으로 큰 화두를 던져주신 이어령 교수님 같은 분들은 정말 오래오래 우리 곁에서 지속적으로 우리가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젠 연세도 연세지만, 편찮으셔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카랑카랑한 학자의 목소리라고 표현되는 교수님의 목소리는 발음이 무척이나 정확하셔서 서울분인줄만 알았다. 충청도가 고향이실줄이야...

이 책은 마지막 제자 김민희 인터뷰 전문가가 이어령교수님과의 인터뷰로 우리 독자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들을 꼼꼼히 물어보고 답을 얻어낸 것을 잘 모아두었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서 설레고, 읽는 내내 내 기억 속 88올림픽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생기던 일 등의 사회적 이슈가 책과 오버랩되면서,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사진이 함께 실리지 않았음에 안타까워했다. 내 조급함은 책 뒷편에 마련된 사진들로 인해 탄성으로 바뀌었고,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은 인기 드라마처럼 시즌 2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어린애 같은 팬심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제자 김민희에게 꼭 실어달라고 보내신 몇 번의 글 중에서 내 자신이 혼나는 느낌이 든, 정신 번쩍 드는 글을 옮겨본다.

"창조 뒤에는 늘 외로움과 정적, 그리고 암흑이 온다. 한밤의 태양이 아닌 대낮의 어둠이 있다. 딱 한 번밖에 못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벤트는 아름답고 절실하다. 되풀이되지 않는 시간이요, 다시 점유할 수 없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일회성 행사에 왜 그 많은 돈을 낭비하느냐고 묻는다. 이 물질주의자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당신이 태어날 때, 죽을 때도 한순간이다. 그것을 위해 당신은 전 생애를 바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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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신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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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마지막으로 기대는 안식처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내가 아는 한의 모든 종교는 기복신앙으로서 그 역할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도 남이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거나, 나라를 올바르게 세워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아직까지 보질 못했다. 나조차도 불교이면서 그저 가족의 건강을 기원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는 참으로 많은 종교가 아주 다양하게 공존하면서 그 안에서 서로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남다르다. 교회다니는 친구가 20대 어느날 내게 한 말이 기억난다. 기독교는 배타적인 종교이기 때문에 남을 위한 배려가 덜하다고. 본인도 기독교이지만 자신을 위해 가진 종교일 뿐이라고. 그래서인지 유독 기독교 안에서 종파가 많이 나뉘고 서로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같은 신을 섬기면서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또한 사이비 종교도 유독 기독교 안에서 많이 분리되어 나온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사이비 종교단체, 정치인, 언론 이 인간의 욕망 삼박자가 최대치로 표현되는 집단의 이야기 이다. 언론인 권선재, 정치인 정구현, 사이비 종교단체 교주와 전도자, 그리고 거듭나려는 하동명. 이야기의 시작은 권선재의 대학생 조카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다단계이려나? 하면서 읽다보니 사이비 종교단체 이야기가 나온다. 음... 최근에 대두된 우리나라 뉴스의 중심 그 종교단체인가? 하고 있는데, 정치인 이야기가 또 나온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욕망과 스캔들의 총집합체가 나오는가? 했더니 현명한 주인공들의 현명한 해법이 시작된다.

천하를 얻으려는 인간의 욕망으로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아 헤매다 길바닥에서 죽고, 생선과 함께 실려왔다던가?

아무튼 이야기는 돈과 권력을 꿈꾸는 사람들의 총집합체로 인간이 욕망과 거짓, 위선을 위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표현해낸다. 그리고, 이야기는 잔인하고 씁쓸하게 흘러만간다. 인터넷 뉴스의 사건사고에서 혀를 끌끌차며 볼 법한 일들이 진행되지만, 이것들에 대한 해법을 가진 것도 또한 그렇게 되도않는 욕망을 쓸어담던 사람들이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누군가는 돈에, 누군가는 종교에, 누군가는 권력에, 누군가는 인기에 인생을 걸고 살다가 그 모든게 허망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하는 것도 그렇게 허망한 것들을 좇던 사람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저마다 갖고 있는 믿음에 인생을 거는거야." 라는 한줄이 나는 무엇을 믿으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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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 - 여성 선지식의 삶을 통해 배우는 깨달음의 본질과 마음공부법
임순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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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곧 안목이 밝아진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밝아지는 일이며 세상에 밝아지는 일이다. 진정한 나는 정해진 무엇이 아니다.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양과 감촉과 소리와 느낌이 미치지 못 하는 곳, 삶과 죽음마저 닿지 못하는 곳에 진짜 내가 있다. 거기에는 분리가 없다. 나와 남이 따로 없고 모든 것이 한 몸이다. 내 것이라는 집착과 분별을 내려놓으면 지금 이순간 나의 참 본성, 깨달음의 세계가 저절로 눈앞에 드러난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도 못 만나고, 나들이도 한번 제대로 못 하고, 그저 아침에 눈뜨면 TV 속 뉴스에 귀기울이며 1년이 훌쩍 지났다. 그 1년동안 나는 남들이 많이 한다는 홈트를 한것도 아니고, 색다른 취미생활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책만 읽으면서 1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여유 시간이 많아지니 바깥 세상을 보거나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내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코로나 시대가 마무리되어 일상을 회복한다면 나는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것인지, 이렇게 친구들과 소원해진 상태가 길어지면서 나만 외톨이가 되는건 아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내가 쌓아 온 경력이 모두 허물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래서 마음공부가 필요한 거였구나...

내가 다니는 절에도 세 분의 스님이 모두 비구이시다. 전라도 지방으로 여행갈때, 잠깐 비구니 스님들이 계신 절이라고 특화된 절을 들렀던 기억이 있다. 마음공부에 앞선 스님들의 대부분이 남자분들이라고 해서, 또 역사적으로 기록된 많은 깨달음을 얻은 분들이 남자분들이라고 해서 여자들이 마음공부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는 평범한 여성의 삶을 살다가 아이들이 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출가한 여성들과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기녀임에도 불구하고 외모의 아름다움은 부질없음을 깨닫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위해 출가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어있다. 성별, 가문, 나이, 직업, 외모, 교육정도 등은 지금은 차별받지 말아야 할 사항인데 사실 이렇게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어내기 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공부를 하기 위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별과 가문, 나이, 직업, 외모 등에 대한 자만감, 기죽음 등을 버리고 자신을 오롯이 되돌아 볼 수 있는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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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실 - 아이의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다이앤 태브너 지음, 우미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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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옛부터 중요시되어왔고,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을 꼬집는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한문장은 교육이 총체적난국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세계의 어려운 아이들을 돕자는 굿네이**나 월드**, 세이브더*** 등의 기부금을 촉진하는 광고에도 허허벌판에서 이루어지는 교실의 모습이 나온다. 상록수 소설에 나올법한 쓰러져가는 학교에서도 교육은 이루어진다. 그 안의 구성원들과 사회 전체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19세기 교실이나 20세기 교사, 21세기 학생을 일컫는 저 문장은 별로 와닿지 않는다.

'최고의 교실'이란 제목으로 서밋스쿨의 교육과정을 소개한 이 책은, 그야말로 교사의 열정과 학부모의 열정이 어우러진 결과로 세워진 서밋에 대학을 가겠다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모인 완벽한 집합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 학부모, 학생 어느 하나 삐끗하면 저글링처럼 돌아가지 않고 추락할 뿐이다.

서밋은 전교생을 대학에 보내겠다는 신념으로 목표를 명확히 하고,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교수법으로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그 목표를 이뤄나가고 있다. 저자인 다이엔은 교장으로, 그녀 인생 전체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일찍 이혼한 어머니, 그리고 단지 4살 위의 아버지와 재혼한 그녀는 결국 폭력적인 아버지에 의해 죽음에 내몰린다. 그녀는 자신의 어려웠던 이야기를 꺼내며 단지 4살 위의 그녀가 평범한 가정에 속해있었음에도 폭력적인 아버지를 만날수밖에 없었던 것은 학교와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회자되는 미래는 제4차산업혁명시대로 명명되어진다. 거기에 꼭 필요한 역량으로 4C를 말한다. 상호협력, 창의력, 협업능력, 자기주도력이 그것들인데 한가지 감성을 더 추가해서 5C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서밋은 이런 개개인의 적성, 선호분야, 관심사, 그리고 학력을 일체화 시키는 작업으로 '프로젝트 학습'을 하게 하고 그 안에서 위의 필수 역량들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거기에 대학 입학에 요구되는 과목들을 이수하게 함으로써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학교라는 조직에 만족하지 못 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선택하는 학교로 '열린 학교: 써머힐스쿨'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쉽게 대안교육으로 알고 있는 이런 학교도 결국은 학생을 사회에 적응하는 일원으로 키워내는 다른 교육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공교육이 이젠 좀 더 스펙트럼을 넓혀 다양한 사회의 요구에 맞도록, 다양한 출발점의 학생들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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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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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난 움직이는 것은 '사람' 말고는 정말 싫어했다. 한여름 출몰하는 각종 벌레는 물론이거니와 반려동물로 사랑받는 강아지, 햄스터, 수족관의 물고기, 고양이 등 까지도 아무래도 곁에 두는건 나를 힘들게 한다. KBS 장수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어려서는 징그럽다고 느껴 보지도 못했고, 그림책의 동물 사진과 그림도 만지지도 못했다. 그런데, 10년전 DSLR 카메라를 구입한 후배가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 제발 같이 가달라는 동물원에 같이 가서 산책을 하면서 내가 동물을 참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냄새나는 동물 우리 곁에 가서 후배 사진기에 담기는 동물들의 모습을 가까이 보면서 동물들이 사람의 행동과 똑같이 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 후, 반려동물 중 거북이를 키우는 회사동료를 만나면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처음 개의 영리함을 알게 된 것은 국어 교과서의 술에 취해 산에서 잠든 주인을 화재로부터 온몸을 굴려 불을 꺼서 구한 개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 이후에 플란다스의 개나 진돗개 이야기를 많이 접하면서 개가 어쩌면 사람보다도 더 똑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 제목을 처음 보면서, 내가 처음 개의 영리함을 알았듯이 이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이 막연한 개의 영리함이 아닌 현실에서의 개의 영리함을 알게되었으면 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로 초등학생들에게는 보여주면 안되겠다. 이유는 딱 한가지, '매춘부와 개' 이야기가 아이들이 읽기에는 좀 부담이 되겠다. 그 외의 이야기들도 폭력성이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아무래도 학생들이 읽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주인공 '다몬'이란 개가 떠돌이 개처럼 떠돌다 만나는 주인들이 남자, 도둑, 부부, 매춘부, 노인, 소년이다. 그들의 다양한 인생사 모습이 그려지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표지의 그림처럼 멋지게 생긴 잡종이 아닌듯한 다몬은 영리한 개로 떠돌다 만나는 주인마다 최선을 다해 그들을 지키려 노력한다. 마치 사람의 언어를 모두 알아듣는 것처럼 말이다. 표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한 방향을 계속 그리듯이 바라보는 개는 만나는 주인마다 불리는 이름이 달라져도 그 모든 상황을 이해한 듯 빠르게 적응한다. 그리고, 그들의 인생에 항상 주인공이 되어 선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요즘 많은 연예인들이 반려견을 키우는 모습을 TV에서 보게된다. 그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생명 존중'이란 화두에 대해 생각하고 한번 더 '생명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체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많은 사회의 이웃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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