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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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난 움직이는 것은 '사람' 말고는 정말 싫어했다. 한여름 출몰하는 각종 벌레는 물론이거니와 반려동물로 사랑받는 강아지, 햄스터, 수족관의 물고기, 고양이 등 까지도 아무래도 곁에 두는건 나를 힘들게 한다. KBS 장수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어려서는 징그럽다고 느껴 보지도 못했고, 그림책의 동물 사진과 그림도 만지지도 못했다. 그런데, 10년전 DSLR 카메라를 구입한 후배가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 제발 같이 가달라는 동물원에 같이 가서 산책을 하면서 내가 동물을 참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냄새나는 동물 우리 곁에 가서 후배 사진기에 담기는 동물들의 모습을 가까이 보면서 동물들이 사람의 행동과 똑같이 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 후, 반려동물 중 거북이를 키우는 회사동료를 만나면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처음 개의 영리함을 알게 된 것은 국어 교과서의 술에 취해 산에서 잠든 주인을 화재로부터 온몸을 굴려 불을 꺼서 구한 개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 이후에 플란다스의 개나 진돗개 이야기를 많이 접하면서 개가 어쩌면 사람보다도 더 똑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 제목을 처음 보면서, 내가 처음 개의 영리함을 알았듯이 이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이 막연한 개의 영리함이 아닌 현실에서의 개의 영리함을 알게되었으면 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로 초등학생들에게는 보여주면 안되겠다. 이유는 딱 한가지, '매춘부와 개' 이야기가 아이들이 읽기에는 좀 부담이 되겠다. 그 외의 이야기들도 폭력성이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아무래도 학생들이 읽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주인공 '다몬'이란 개가 떠돌이 개처럼 떠돌다 만나는 주인들이 남자, 도둑, 부부, 매춘부, 노인, 소년이다. 그들의 다양한 인생사 모습이 그려지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표지의 그림처럼 멋지게 생긴 잡종이 아닌듯한 다몬은 영리한 개로 떠돌다 만나는 주인마다 최선을 다해 그들을 지키려 노력한다. 마치 사람의 언어를 모두 알아듣는 것처럼 말이다. 표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한 방향을 계속 그리듯이 바라보는 개는 만나는 주인마다 불리는 이름이 달라져도 그 모든 상황을 이해한 듯 빠르게 적응한다. 그리고, 그들의 인생에 항상 주인공이 되어 선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요즘 많은 연예인들이 반려견을 키우는 모습을 TV에서 보게된다. 그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생명 존중'이란 화두에 대해 생각하고 한번 더 '생명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체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많은 사회의 이웃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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