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무늬 상자 특서 청소년문학 2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펴기 시작했는데, 장마가 시작되었다. 책의 내용과 비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딱 이 책을 위한 날씨인듯 하다.

내 학창시절엔 핸드폰이나 삐삐도 없었지만 '사람이 달나라 가던 시절'이었다. 물론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아니었지만 암스트롱 아저씨는 달에 발자국도 찍으셨다. 예전에는 학교폭력이 없었던게 아니라 그저 사람 살아가는 성장기엔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감기 같은 거라고 아주 당연한 일로 치부하고 말았다. 인터넷과 뉴스가 발달하면서 아주 많은 악랄하고 혐오스러운 학교폭력 사건들이 공유되면서 그걸 따라가는 파렴치들도 많아졌다.

이젠 초, 중, 고를 막론하고 학교에서 학교폭력교육을 수시로 하고 있고 학부모를 대상으로도 오프라인과 가정통신문으로 연수를 수시로 하고 있어서 그에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왕따, 신체폭력, 언어폭력에서 온라인 폭력으로 진화하더니, 학교폭력이 요즘은 디지털 성폭력, 성추행과 성폭력까지 일어나고 있다니 그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예방 및 피해자에 대한 치료까지도 함께 발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토피때문에 시골 이다학교로 전학간 주인공 벼리는 그 곳에서 폐가를 구입한 어머니 덕분에 집 꾸미기를 시작하게 된다. 폐가이지만, 그 집에 대한 주인의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예쁜 대문과 아름드리 나무들, 가죽 구두, 방안 곳곳의 사진과 액자, 흔적들, 그 곳을 청소하고 다듬으면서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의 물건들이 드러나게되고 그 물건 중의 향나무 상자가 바로 '붉은 무늬 상자'이다. 그 안에 들어있는 다이어리를 통해 알게 되는 18살 소녀의 죽음과 그 이유.

이다학교 게시판에 붙은 학교를 빛낸 선배들 얼굴 중에 있는 유명 연예인 고현은 다이어리 속 내용의 전학생.

벼리도 이다학교로 전학 온 전학생이기에 그 내용은 과거와 현재의 학교생활 모습이 겹쳐지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얼마 전, 윤여정 배우님이 하신 말씀 중에 이 세상을 살아보니 이 세상엔 없는 3가지가 있다. 바로 인생에 대한 정답, 아무도 모르는 비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짜.

올바른 것에 대해 말하고, 대응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맞는 얘기지만, 거짓말 하고 나쁜 짓 하는 사람에게 윤여정 배우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 봄 : 조선 왕실 연애 잔혹사
원주희 지음 / 마카롱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이라고 하니 더 기대가 되는 소설이었다.

 

등장인물이 꽤 많다. 왕과 중전, 대비마마, 보명공주, 수안군(자윤), 장소봉, 꽃분이, 한산군, 마리...

 

분명'조선 왕실 연애 잔혹사'라는 부제가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의 인물들 같지 않게 모두 열정적이고 그려지는 조선 사회의 모습이 현대같이 활기차다.

 

 

첫 장면부터 자신의 남편인 김영건을 죽이는 보명공주의 모습이 그려진다. 남편에게 남기는 말들이 여성운동을 할 법한 말들이어서 첫 시작에 조선시대의 삼종지도를 따르지 않으려는 한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려나 했다. 아니었다. 읽을 수록 왜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한지 알 수 있다.

 

한양 한복판에서 중전의 오빠가 살해당하고, 궁 안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동물의 죽음과 사체 등이 모두 보명공주가 범인이라고 하는 익명서가 날아든다. 감히 왕의 여동생에게 씌워진 살인 혐의에 수사할 엄두를 못 내는 관리들. 왕의 배다른 동생 수안군은 뛰어난 외모에 추리력까지 갖춰 많은 살인 사건을 해결한 인재로 알려졌다. 왕실의 자손이지만, 하찮은 피가 섞여 무시받는 수아눈은 자신을 키워준 내시가 원래 살인자였고, 자신이 살인자로 키워졌음을 인정한다. 그런 수안군에게 결국 맡겨지는 살인사건.

 

 

남편이 혼례 당일에 사고로 죽고 청상과부가 된 장소봉은 아이하나 입양해서 조용히 살라는 어머니의 바램과는 달리, 아버지처럼 장사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자신의 박물전 단미를 운영하면서 꿋꿋하게 살고 있다. 단미의 단골인 보명공주의 초청으로 화양궁 연회에 참석하게 되고, 보명공주와 수안군, 장소봉의 인연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보명공주와 수안군, 장소봉은 각자의 성격대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조선의 왕족이 얽힌 로맨스라는 소재는 가볍고 발랄해 보이지만, 시대라는 굴레의 희생자가 된 인물들이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지금과는 다른 시대임에도 공감이 느껴진다. 선왕의 잘못으로 후대의 왕까지 그 업을 해결해야 하는 짐을 갖게 되고, 각자의 처지를 때로는 외면하고 또는 극복해보려는 그들의 노력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화 컬러링북 - 색연필로 누구나 쉽게 색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
MUZE(한은경) 지음 / 도서출판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살던 집에는 벽에 모란꽃이 큼직하게 그려진 그림이 하나 걸려있었다. 한국화의 가치를 모르던 나는 왜 우리집엔 멋진 그림이 없고 꽃그림일까 생각했었다. 아마 자개 장롱의 가치를 못 알아본 내 어리석음과 연결된 또 하나의 어리석음이다. 알고나니 모란꽃 그림은 부귀영화를 누리라고 그려진다고 한다. 지금도 가정에 많이 걸린 그림 중 하나가 모란일 것이다.

 

도자기 그릇보다 스텐 그릇을, 자개 장롱보다 철판으로 된 다이얼 자물쇠가 달린 장을 더 선호하던 사회적 어리석음이 내게도 전달 되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변명해본다.

 

아무튼, 한국화의 가치를 모르던 내가 박물관에서 접한 한국화는 그야말로 번개와 같은 일깨움이었다. 작은 크기의 그림에 먹물의 농담으로만 표현된 산수화였던것 같은데 어찌나 사실적이던지...

 

 

민화는 정식으로 그림 교육을 받지 못한 무명의 서민 화가가 그린 그림으로, 서민들의 생활 양식과 관습 등 일상을 바탕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병풍, 벽장문 등에 붙여졌던 만큼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던 것으로 소박하면서도 익살스러운 것이 그 특징이다. 이 책에는 화훼도, 화조도, 초충도 등 꽃을 중심으로 그려진 민화 20점이 있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벼슬길을 의미하는 맨드라미, 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국화 등등 우리 선조들이 먹과 물감으로 그린 많은 그림들을 나는 쉽게 색연필로 표현해 볼 수 있다.

 

 

일단, 많은 색이 최고라고 생각되어 36색 색연필을 준비하고, 색칠연습하기로 나온 꽃 색칠연습을 시작해 본다.

 

한줄씩 색칠해보라는 안내에 따라 착실하게 옅게 칠하고 진하게 칠한 후, 그라데이션을 넣어보니 어떤 그림도 색칠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처음 실습을 위해 20여가지의 그림 중, 색이 가장 적게 들어간 것 처럼 보인 '매화I'을 도전해보았다. 36색 색연필을 선택하여 그려보지만, 물감으로 표현된 민화를 표현해내기가 쉽지는 않다. 분명 녹색인데, 왜 검정같기도 하고 파랑같기도 한걸까? 나의 무지함이여...

 

되도 않게 여러가지 색을 덧칠해보지만, 그대로 잘 표현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완성시키고 나니 뿌듯하기가 이루말할수 없다.  다른 작품들도 색칠해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투 - 오늘은 색연필 컬러링북
김정희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이중섭 거리에서 화투 세트를 사왔다. 평소에는 가족모임에서 안 하지만, 명절때면 꼭 하게 되는 화투놀이에 사용하려는 목적이었다. 아뿔싸... 그림이 너무도 색달라서 항상 화투놀이의 우위를 선점하던 우리집 어르신께서 맥을 못 추신다. 그야말로 화투놀이가 그림맞추기가 되었다. 재미있게 화투놀이를 하던 그 기억으로 색다르게 표현된 화투 그림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미술에 워낙 재능이 없었다. 색칠하면 삐뚤게 삐져나오기 일수였고, 그라데이션과 농담을 표현하라고 하면 내 작품은 이상하게 균일한 색이 나오고는 했다. 요즘 말로 *손이다. 마음이 어지러울때는 필사를 하던가 컬러링을 하라고 추천해주셨다. 그런데, 나는 컬러링을 하면 더 마음이 어지러울 듯 해 도전해보지 못 했다. 얼마전 컬러링북 대신 내게 꼭 맞는 수준인 스티커북이 나왔다. 스티커북을 완성하고 나니, 이젠 컬러링도 할 수 있을것만 같다. 그래, 누구에게 보여주기가 아닌 내 스스로 만족할만큼만 색칠하며 마음을 비워보자.

 

일단, 나처럼 색감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에겐 색이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하여 36색 색연필세트를 준비해보았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실습을 시켜준다는 것이다. 선긋기, 옅게 칠하기, 진하게 칠하기, 그라데이션으로 칠하기가 순서대로 나와서 초보자인 내게 아주 딱 맞는 책이다.

 

 

연습이 끝났다면 드디어 작품을 만들어보자. 내가 아는 화투의 그림이 아니다. 작가가 재미있게 그린 화투 그림이니 생소할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그림이 있어서 일단 좀 단순한 그림을 색칠해본다. 도자기 부분은 그라데이션이 조금 들어가서 꽃만 잘 색칠하면 될듯 해 선택했다. 청단이 깃든 화투그림이다. 꽃은 연습했던대로 그라데이션을 넣고, 꽃잎은 왼쪽의 작가님 색감대로 따라하려고 옅게 시작하여 노랑, 연두, 녹색, 짙은 갈색까지 여러가지 색연필을 활용해본다. 작가님의 예시작품보다 옅게 칠해진다. 아무래도 나의 자신없음이 색연필 진하기로 표현되는듯 하다.

 

그래도 일단 한 작품 완성하고나니 뿌듯하다. 나도 색칠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고 싶어요 산하그림책
무로이 시게루 지음, 하세가와 요시후미 그림, 장지현 옮김 / 산하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가 큰 일을 겪게 될때, 보통 자신의 인간 관계가 정리된다고들 한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고들 한다.

 

코로나19 덕분에 전세계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들을 구분하게 되었고, 인간관계 또한 정리되었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나는 어떤 이들에게 정리되었고, 어떤 이들에게 소중한 존재로 남았을까?

 

 

보고 싶어요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초등학생 케이와 할머니의 대화로 전개되는 그림책이다.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만날 수 없는 케이는 해바라기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를 못 만나게 되어 너무 외롭다. 엄마가 허락하지 않지만, 케이는 해바라기 요양원에 매일 찾아가고, 덕분에 할머니가 계신 3층 창문으로 인사를 하게 된다. 지혜로우신 할머니는 실 전화를 만들어 케이에게 늘어뜨리고 두사람의 대화는 이루어질 수 있다. 할머니에게 안길수도, 할머니와 손을 맞잡을 수도 없지만 케이는 실 전화로 할머니와 대화를 하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다.

 

이 책은 할머니와 대화하면서 느끼는 케이의 감정과 그 즐거운 여운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케이의 모습을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어르신의 지혜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케이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할머니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중함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깨닫게 된 우리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 관계에서는 마음의 거리만 가깝다면 외로움이나 그리움도 이겨 낼 수 있음을 케이의 섬세한 그림일기와 따뜻한 그림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가슴 따뜻해지는 온돌방과 같다.

 

 

첫장에 쓰여진 초등학교 저학년때 썼던 우리의 그림일기장이 어린 내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깜짝 놀라면서 시작된 독서는 실 전화에서 오빠와 실전화로 놀던 어린 시절과, 클로버 밭의 그림으로 끝나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얼마 전 주워 코팅해 간직한 네잎클로버가 생각나게 하면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 생각을 참 많이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했다.

 

코로나 시국에 제일 많은 연락을 하고, 걱정을 하고, 감사함을 전한 사람들이 가족이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