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로운 조선시대 - 궁녀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조민기 지음 / 텍스트CUBE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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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선입견은 무척 많다. 그 중 최근 EBS를 통해 본 다큐에서, 종교인들이 자신의 종교 안에서 건축가, 예술가, 요리가, 상담사 등 얼마나 다양한 임무를 완성해나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내가 아는 신에게 기도하는 종교인의 본분이 종교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궁궐 안 역사는 많은 부분이 조선왕조실록처럼 공신력있는 기록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내용은 너무도 많은 전쟁을 겪은 이유로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듯 하다. 그리고, 공신력있는 기록들은 대부분 승자들의 입장에서 쓰여진 기록으로 대부분이 사회활동을 하던 남자들의 입장에서 기록된 이야기이면서, 권력을 가졌던 왕과 일부 재상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궁궐 안의 아주 일부 인물에 대해서만 기록된 그 기록으로 우리는 조선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까지 전해진 여성들의 역사는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이 위인 남자들과 관련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일단 여성의 시선으로 본 조선 궁궐 안 역사라는 점에서, 권력의 핵심인 왕의 가까이에서 궁녀에서 빈으로, 왕비로 이동된 조선 궁궐 시대 상황이 망라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표지의 궁녀처럼 폭넓은 한복에 운동화 신고 일렉기타를 연주하며 곧 앞으로 뛰어나갈듯한 그림의 주인공들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총 4부로 엮어서 각 부에 주제별로 2명씩 모두 8명의 궁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자주 드라마, 영화, 소설의 제재로 사용된 장희빈 이야기처럼 궁 안의 시기와 암투만 생각한다면 우리 궁궐 안 역사가 막장드라마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본분을 지킨 궁녀, 왕의 진정한 사랑이었던 궁녀, 정치에 이용된 궁녀, 능력이 출중해 권력을 꿈꾼 궁녀들까지 이 책의 궁녀들 이야기를 읽고 나면 우리 역사 속 궁녀들의 삶과 정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궁녀들이 출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은 시대상황과 권력을 쥔 사람들의 관계도를 파악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마찬가지로, 왜 궁녀로 입궁하게 되었는지, 같은 궁녀에서 어떻게 품계로 나눠지는지, 왜 높은 품계를 받지 못 했는지, 출궁된 이유는 무엇인지, 승은을 입은 궁녀에서 빈이나 왕비로 자리잡지 못 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들의 치열한 삶을 통해 역사 속 권력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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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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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 어떤 상황의 어떤 이가 말했던지 좋은 글귀는 내 머리를 띵~하게 하거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내가 다니는 절에서는 12월이면 달력을 제작하는데, 벽에 걸어두는 달력은 절의 사진을 위주로 제작이 되고 손바닥만한 작은 달력은 좋은 글귀를 넣은 캘리그라피가 있는 달력이다. 화장대에 붙여두고 아침마다 읽을 수 있게 제작되었는데 다달이 한 문장의 글귀가 한달동안 아침마다 느낌이 다르게 내 맘 속에 들어온다. 분명 같은 글귀인데 매일 다른 느낌으로 선물을 받는 것 같다.

[다산, 어른의 하루]를 받자마자 풀어보니 짙은 녹색 상자에 3cm 정도 두께의 정사각형 탁상형 책이 들어있어서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다. 읽기도 전에 벌써 선물이다. 동양고전서에 관심이 많은 작가님이 동양화를 그리는 작가님과 함께 작업한 이 책은 전체적으로 파스텔톤에 동양화가 선명하게 그려져서 예쁘고 깔끔하다. 6월까지 넘어가다 뒤로 돌려 다시 7월부터 시작하게 되어 365일 좋은 글귀와 함께 할 수 있다. 사실 어느 날짜부터 펴더라도 그 좋은 글귀가 어느 시기와도 맞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내가 이 책을 처음 연 10월 27일을 펴보니 '잘못을 말로 씻으려 하면 변명이고, 시간으로 씻으려 하면 망각이다. 잘못은 오직 마음으로 씻어야 한다.'라는 글귀가 코스모스 그림과 함께 쓰여있다. 사실 매일매일 착한 일을 한가지씩은 해야 한다는데 나는 매일 잘못을 한가지씩 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고 하루를 반성해본다.

오늘의 글귀는 '스스로를 속이고 타협한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인생 전체가 거짓말이 된다.'이다. 어제와 다른 코스모스 그림이지만 어제 글귀와 연결되어 내 머리를 띵하게 울린다. 이틀 글귀 모두 10월에만 해당하는 글귀는 아니다. 언제든지 읽고 기억해야할 글이다.

차례에 보면 매월 주제가 있는데, 10월 주제는 말의 내공이다. 그리고, 10월의 그림은 모두 코스모스 이다. 매월 주제에 맞는 글귀이니 사실 주제에 따라 필요한 글귀를 읽어도 좋을 둣 하다.

1월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2월 공부란 환경에 굴하지 않는 꾸준함이다

3월 물들이고 싶거든 먼저 물들어라

4월 이상에 취하지 말고 일상에 몰두하라

5월 나의 일생과 함께 할 인연을 즐거워하라

6월 껍질에 갇히지 말고 스스로의 중심을 세워라

7월 예의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이겨내는 자세다

8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단단한 몸가짐에서 나온다

9월 강자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정수리를 보여준다

10월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말의 내공을 갖춘다

11월 하루만이라도 깨끝한 마음으로 살아본다는 것

12월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성장하라

매일매일 넘겨가며 읽고 외우게 되는 책이면서, 혹시 두장 넘겨도 잘못해서 떨어뜨려 다른 장을 펼쳐도 그날의 나를 다잡을 수 있는 명언들이다. 월별 차례만 봐도 좋은 글귀이니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책이라는 말이 딱 맞다. 책상 위 탁상달력 옆자리는 바로 이 책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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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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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경하던 첫번째 직장 상사는 어떤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으시는 분이셨다. 회의 시작 전에 항상 가벼운 유머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셨고, 그래서 자유로운 대화와 의견 소통이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고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그 당시 동료들 모두 내 의견과 같았으니 확실히 유머는 조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틀림없다.

 

많은 책들이 직접적으로 유머를 담아내기도 하고, 자기계발서들에서도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라고 외치는 걸 보면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유머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환경, 처한 상황에 따라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유머는 그 색이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남자들의 군대에서 유머와 여자들의 일상에서의 유머가 다를 것이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축제, 이성과의 데이트 상황 등에서의 유머 또한 그 내용이 달라질 것이다. 강원도 산골에서의 유머와 서울 복잡한 시내에서의 유머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같은 점은 유머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그 상황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은 북극에서의 유머를 '허풍'이라는 이름으로 담고 있다. 말 그대로 북극이라는 극한 자연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좀 뻥튀기 하여 과장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을 모르고 도착한 북극에서 그는 자물쇠로 잠긴 비밀상자를 하나 가지고 있다. 그가 가진 비밀상자는 썰매를 타고 이동하던 중 "풍선이 있다면 이 얼음위를 쉽게 미끄러져 갈 수 있을텐데"라는 한마디에 열린다.

 

하늘을 날아 모두의 부러움을 산 헤르베르트의 비행은 비행기를 타야만 비행은 아니다. 튼튼한 떡갈나무에 매다린 그네를 타고 공기를 가르는 것도 비행일 수 있다. 내 무덤에 뿌려달라는 술은 본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나눠마셔서 그 슬픔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작가는 1931년생이다. 작가는 삶을 통해 유머가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고 독자들에게 자신이 알게된 이 소중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편안하게 자연을 즐기며 살기에는 너무나도 혹독한 땅 북극을 제 발로 찾아온 괴짜들은 모두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고독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도 이들은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북극의 삶을 전환시키는 모습을 보니, 인간은 어디서든지 마음먹는대로 행복할 수 있다는 작가의 뜻이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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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 : 냄새나는 세계사 (빅북) 풀빛 지식 아이
모니카 우트닉-스트루가와 지음, 피오트르 소하 그림, 김영화 옮김 / 풀빛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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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싱크대 수전이 고장나서 며칠을 고생했다. 수도가 없으면 얼마나 불편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하수도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하수에 관한 세계사 이야기이다. 정말 우리가 별로 알고 싶어하지 않았을 이야기지만, 이렇게 발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아직까지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중요한 행사나 업무를 해야 하는 때가 되면 목욕재계하고 준비를 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옛날 서양사람들은 씻는 것을 죄악시 한듯 하다. 이집트의 경우는 반대로 씻는 생활이 정착되어있었고 말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클레오파트라의 화장술은 아이섀도우의 기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화장이 발달한 이집트도 많이 씻는 문화가 아닌 화장이나 향수로 더러움을 감추는 문화였다고 생각했더니 그것이 아닌가 보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주말과 명절에는 온 가족이 준비해서 다니던 목욕탕이 코로나19로 찜질방도 멈춰서 동네 목욕탕은 거의 폐업수준이지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목욕을 즐기고 생활화하는 사람들이다.

고대 로마인은 목욕을 즐겨서 많은 대욕장이 있었고, 그 건물의 아름다움에 빠진 미켈란젤로가 최대한 건물을 살려 보존해서 지금은 결혼식도 하고, 기도하고, 아이들의 세례식도 한다고 한다. '어느 목욕탕에 다니세요?' 가 지금의 '어느 헬스장 다니세요?'와 비슷한 의미였으려나...

더러워 냄새나는 세계사는 깨끗해지기 위해 물로 목욕을 하는 대신, 땀을 내서 씻는 문화도 소개한다. 이슬람교도는 하맘에서 땀을 흘렸고, 일본인, 핀란드인, 러시아인, 아메리카 원주민도 사우나 같은 형식으로 땀을 흘렸다. 이것은 피곤한 근육이 풀어지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독소배출과 건강을 위한 활동이다. 우리 왕실에서도 온양온천 등으로 피접을 다니셨으니 그 효과는 의학적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입증된 것이리라.

우리나라는 짚을 길게 엮은 줄이 요즘의 화장지 역할을 했다고 알려지는데, 중국과 일본도 비슷하게 나무 막대에 천을 싸서 뒷처리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요강 문화는 내 기억속에도 있으니 정말 최근까지 유지된 문화이다. 서양에도 의외로 요강 문화가 있었고, 하수구가 발달하면서 냄새와 인류가 작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화장지는 종이와 마찬가지로 2세기부터 중국인이 발명해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서양의 1857년보다 많이 앞선다. 이제는 비데처럼 물줄기가 다양한 방향으로 씻기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더러운 말에 소개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손을 씻다- 서양에서는 죄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는 뜻, 우리말은 부정적인 일이나 찜찜한 일에 대해 관계를 청산한다

더러운 돈을 세탁하다- 마피아 두목이 세탁소처럼 합법적인 서비스업을 운영해서 술을 팔아 얻은 수익의 출처 감추기 위해 정직하게 번 돈과 합치면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소프 오페라-TV 드라마를 의미하는데, 주 협찬사가 세제를 만드는 회사 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러운 빨래는 집에서 해라- 우리 말의 제 얼굴에 침뱉기와 비슷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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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전설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9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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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께서는 막내인 내가 엄마한테서 잘 안 떨어지려고 하고, 많이 칭얼대서 나를 많이 달래주시느라 고생하셨다. 바쁜 엄마를 대신하셔서 무릎에 나를 앉게 하시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그 이야기들이 지금으로 말하자면 명작들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우리 삼남매를 위해 사주신 삼*당문고, 세계 명작 동화, 아라비안나이트 시리즈, 위인전 전집을 읽으면서 외할머니 무릎에 앉아 들은 이야기가 책으로 있는 이야기임을 알았으니 일종의 문학 선행학습을 나는 외할머니 무릎에서 한것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가정이 적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가끔 만나면서 짧게 만나게 되니, 어린이집과 유치원 돌봄교실 등이 돌봄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절이어서 옛 이야기를 어른의 입을 통해 스토리텔링으로 듣는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구전동화의 재미는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아니더라도 청자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면서 듣는 것이기에 상상력 증진에 더 좋을 텐데 말이다.

전설은 특정한 시대의 현실적 시공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에게는 실제 있었던 진실한 내용이라고 믿겨진다. 그래서 실존 인물이나 산, 바위, 연못 등 구체적 자연환경과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실감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재미 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만화 형식이어서 전설 속 옛사람들의 캐릭터들이 사실적으로 제시되어 있고 덕분에 실감 나게 읽을 수 있다. 만화이다보니 복잡한 전설의 내용이 단순화되어 있고,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쉽다. 전설의 내용이 우리나라 방방곡곡 여러 지방의 설화와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어, 전설의 해당 지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설에 해당하는 실제 산, 바위 등의 모습을 사진으로 제시해서 옛날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나조차도 이런 전설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기도 한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도 많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이야기,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 등이 그렇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세부적인 이야기가 다르고, 자연환경이나 그 지역 이름 등에 영향을 미친 내용이 다르니 35개의 이야기가 모두 의미있는 서사이다. 저학년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우리나라 전설이야기여서 가까운데 두고 머리식힐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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