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마음이 시킨 가장 고마운 일 - 심현보 Love therapy
심현보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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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심현보 LOVE therapy'라고 써있다.

 

나같은 7080세대는 컴퓨터가 없던 중고등학교시절, 예쁜 편지지 혹은 예쁜 노트를 사서 그 안에 내가 좋아하는 시를 펜촉에 잉크를 찍어서 혹은 만년필로 정성들여 예쁜 글씨로 베껴써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는 주로 예쁜 그림이 있는 노트에 파란색 만년필을 이용해서 많이 베껴썼었는데 시 또한 사랑에 관련된 시였던걸로 기억된다.

 

이 책은 내가 그때 베껴쓰던 그런 나만의 시집같은 느낌이다.

예쁜 수채물감 분위기의 그림과 사랑에 관한 많은 에세이.

심현보는 모두 알다시피 아름다운 발라드 가요를 많이 썼다. 그래서인지 이 에세이 또한 노래 가사를 써놓은 듯한, 어쩌면 시같고 어쩌면 일기같은 내용이다.

 

보통 다른 책과의 다른 점은, '만남 -> 사랑 -> 익숙해짐 -> 이별' 의 순으로 보통의 책이 쓰여진다면, 이 책은 'LOVE therapy'라는 부제와 어울리게 '이별 -> 이별에 울다 -> 이별에 길들다 -> 이별을 잊다(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라는 순서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별을 경험하는 것은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고통이 따른다. 그렇지만, 시간과 망각이라는 좋은 약과 주변의 위로에 다시 일어서게끔 되어있고 우리는 또다시 이별이라는 무서운 적이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번 사랑을 꿈꾸게 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가슴 한켠에 쌓아두고 표현하지 못 하는 우리지만, 심현보는 언어의 마술사답게 글로 너무도 잘 꼬집어 내었다.

 

' Love is blue, love is just a dream and love is you.'

어쩌면 저렇게 한줄로 러브테라피를 잘 설명해놓았는지...

 

아무때고 그냥 손 가까이에 놓아두고 마음이 스산할때 읽어내려가면 , 이 세상에 나만 외롭고 아픈게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겠다. 사랑의 아픔은 누구나 겪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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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타 행진곡 - 제86회 나오키 상 수상작
쓰카 고헤이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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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길지 않은 소설 가마타 행진곡...야쓰의 이야기와 고나쓰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야쓰가 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실 야쓰라는 인물에 대해, 긴짱이라는 인물에 대해 무척 화가 났다. 아무리 80년대 일본의 연예계라지만 이런 주종관계가 인간관계에서 성립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가면서, 조금은 재일교포 작가이면서 일본 문학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작가에 대한 짜증이 난것도 사실이다.

 

주인공 배우는 엑스트라들을 군단으로 몰고 다닌다던가, 회식을 하면서 그 주인공 배우가 먼저 먹고 분위기도 그에 따르는 모습이 지금의 내가 사회생활하면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분위기였기에 더더욱 그랬던 점이다.

 

고나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도대체 긴짱이라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인지 의문이 갔다. 사실 우리 주변에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타인에게 인정받으면서 사실은 그 정도의 가치를 해내지 못 하는 인물들이 있다. 그럴때 나는 삼자의 입장에서 '참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군. 빨리 정신차리기를...'이라고 혼자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결코 입 밖으로 내어 "저 사람은 그 정도로 인정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라고 해본 적은 없다. 개개인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나쓰의 긴짱에 대한 사랑을 보면서, 또한 그녀의 야쓰에 대한 연정을 보면서,

야쓰의 긴짱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을 보면서, 이들의 감정은 긴짱에 대한 감정도 감정이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은 열정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이런 나의 생각은 역자의 긴짱의 권위적 행동을 가부장제도의 가부장의 권위로, 그를 숭배하는 사람들을 가부장을 따르는 가족구성원으로 설명하는 글을 읽고는 '아하~그렇군.'을 하게 되었다.

확대해석하면 천황의 권위와 그를 맹신하는 대중이라는 글을 읽으면서는, 작가가 제일교포2세이면서 일본의 연극계에서 큰 획을 그었다는 사실과 함께 이 글의 연극적 요소까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독특한 등장인물들과 특이한 구성, 줄거리 등은 그야말로 내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읽어보지 못 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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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그림자의 책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그루버 지음, 박미영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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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쪽이 가깝고 활자도 작아 무척 많은 양의 내용을 읽은듯하다.

손목이 시큰거릴정도로 책을 놓지 못 하고 읽었다. 이 책은 그런 힘이 느껴진다.

 

회색빛 종이에 쓰여진  브레이스거들의 편지가 과거에 쓰여진 세익스피어에 대한 힌트라면, 고서점에서 전산담당으로 일하던 크로세티와 지적재산권 변호사 미쉬킨은 그 힌트를 풀어나가는 중심에 선 인물들이다.

 

책의 양이 많은 만큼, 등장인물도 많다. 그리고 아주 다양한 가정의 모습과 무척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너무도 행복한 가정의 전형적 모습인 크로세티가, 그에 반해 아버지가 감옥생활을 하지 않기 위해 해외로 도망가 살고 있고, 형 폴은 온갖 범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다가 성직자가 되어있는 미쉬킨의 가족, 각기 너무도 다른 모습의 가족이지만 두 가족 모두 가족 구성원들끼리 서로를 너무도 아껴주고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내가 전혀 알지 못 했던 제본가의 세계를 캐롤린을 통해 조금 배웠다. 크로세티와 함께 그녀가 책을 분해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예쁜 가죽 표지를 씌우는 직업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제본가의 모습에 새삼 내가 알지 못 하는 직업이 여전히 많음에 놀랐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한참 대두되고 있는 지적재산권 문제를 다루는 변호사.

처음엔 어떻게  숨겨졌던 세익스피어의  지적재산권을 그의 후손이 아닌 발견한 사람과 지적재산권 변호사가 가져갈 수 있을까?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하,,, 이런 법적인 내용이 있군 하면서 무릎을 치게 되었다.

 

브레이스거들의 편지가 고어체로 쓰여져서 번역에 힘이들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어체의 느낌을 많이 나게끔 번역하시느라 무척 고생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과거의 편지와 현재의 사건사고의 진행으로 양쪽을 모두 신경쓰고 이해하며 읽느라 에너지 소비가 그만큼 크지만, 그만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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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페니
제니퍼 L.홀름 지음, 이광일 옮김 / 지양어린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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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질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몇 번인가 눈가가 촉촉해졌다.

 

책의 내용은 전쟁을 직접 겪는 페니의 생활이 기록된 것은 아니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시민권이 없는 60만 이탈리아인을 '적성국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의무적으로 분홍색 '적성국증명서'를 소재하게끔 했다고 한다.

게다가 무기, 단파 라디오, 카메라, 플래시 등은 당국에 반납해야하고, 이탈리아어는 '적국의 언어'라고 해서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 어려운 전쟁 중에서 미국에 있었던 이탈리아인 가족인 페니의 아빠와 그 친족들이 겪었을 푸대접을 생각해보라.

 

숨겨진 전쟁의 역사 속에서 페니는 아버지를 잃었지만, 대가족 이탈리아 가족인 친가와 왕래를 하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엄마와 살고 있는 평범한 소녀이다.

사촌 프랭키와 장난을 치면서 아이답게 작은 일에 관심을 갖고, 엉뚱한 장난도 치고,,,

그의 친족들은 그녀를 '공주님'으로 부르며 항상 그녀에게 친절하고 그녀에겐 최상의 선물로 대접해준다.

그러던 어느날, 페니는 팔을 다치는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누워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페니의 아버지는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 중계를 듣기를 즐겼고, 동생에게 받은 라디오때문에 간첩혐의로 끌려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페니가 사랑하는 삼촌 도미닉은 그 후, 자책으로 기이한 삶을 살게 되었는데 페니의 엄마는 삼촌에게 페니의 사고 책임도 묻게 된다.

 

페니가 겪어나가는 생활은 그리 특이한 생활은 없다.

다만, 대가족 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사랑받으며 살아가는지를 보면, 요즘의 가족에선 느낄 수 없는 사랑이 넘치는걸 알 수 있다.

소아마비에 걸릴까봐 수영장을 안 보내는 엄마 몰래 프랭키와 수영장에 간다던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묻어뒀다고 믿는 보물을 찾기 위해 밤중에 몰래 마당을 판다던지 하는 행동은 절로 웃음이 나게 한다.

어렸을 때 읽은 명랑만화책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게 눈 앞에 그려진다고 하면 더 잘 설명이 될 듯 하다.

 

나도 몰랐던 미국의 역사의 한면을 배웠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 번 생각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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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로즈
세르다르 오즈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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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한 쪽의 문은 열어놓는다고 했던가?

책의 처음 부분에서 다이애나의 불행에 대해서 읽다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이 든다.

가족이라고는 엄마뿐인 그녀가, 타인들의 인정과 찬탄 속에서 살아 온 그녀가 어느 날, 하나 뿐인 가족인 엄마를 병으로 갑작스럽게 잃어야 하고, 그 엄마에게서 돌아가신줄만 알았던 아빠가 존재조차 몰랐던 또다른 너의 쌍둥이 자매인 메리와 떠났었고, 그 쌍동이를 찾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그렇듯이 그녀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친구들의 방문과 생일파티도 거절한채 며칠을 보낸다.

첫번째 그녀의 반응은 쌍동이 자매의 존재에 대한 부정과 무시.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의 뜻을 생각하면서 엄마와 함께 산책하던 길을 혼자 산책하면서 그녀는 운명을 점치는 사람과 떠돌이 화가를 만나고 엄마의 무덤 앞에서 엄마의 여행파트너를 만나면서 쌍동이 자매, 메리를 찾을 결심을 한다.

 

쌍동이 자매 , 메리를 찾기 위해 메리가 엄마께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그녀의 모험은 시작된다.

 

다이애나의 모험은 엄마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었을 것이다.

딸이 타인의 찬탄과 인정받는 삶을 살아가는 속에서 정작 자신이 원하는 꿈을 포기하게 되고, 자신의 본래 모습마저 저버리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는 엄마의 선물.

 

진정한 자신을 찾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는 엄마의 메세지.

 

아마, 현재 대다수의 우리는 어쩌면 타인의 인정과 찬탄을 받는 삶을 살게하기 위해 모든 아들 딸들을 자신을 잃어버리는 방향으로 내몰고 있지는 않는가?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단지, 읽는 이가 쌍동이 자매를 언제 어떻게 찾느냐에 촛점을 맞춘다면 어쩌면 이 책은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어린왕자의 장미의 의미, 장미와 메리와의 대화, 장미와 제이넵 하님과의 대화를 차근차근 이해하면서 나아가야하기 때문에 지루하고 철학적으로 느껴진다면 자신이 현재 잃어버린 장미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나의 '미싱 로즈'는 무엇이고, 내가 어떻게 그 '잃어버린 장미'를 찾아야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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