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연애
우메다 미카 지음, 오세웅 옮김 / 북애비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불과 얼마 전부터 '연하남과 연상녀' 커플이 우리 사회에서 아주 다수가 되어버렸다.

아마도, 사생활 노출이 심한 연예인 커플들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듯 이 소설에서도 연상녀 & 연하남 커플에 관한 내용이다.

 

미나코와 아사코는 삼십대 중반의 싱글녀들이다.

미나코는 사키라는 예쁜 딸을 둔 이혼녀이고, 아사코 또한 아이는 없지만 이혼녀이다.

미호는 그녀들에 비해 다섯살이 어리지만 아직 싱글이고, 인생의 전환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간다.

 

미나코는 연애 퀸이었다. 딸을 데리고 이혼한 이후에는 딸에게 모든 힘을 집중하지만, 아직 행복한 커플을 꿈꾼다.

그리고,,, 열두살 아래인 에이타를 다시 만나게 된다.

 

아사코는 골드미스들의 모임에 자주 나가지만 여전히 행복한 커플을 꿈꾼다.

그리고, 계약직으로 회사에 들어온 여덟살 아래인 노부유키가 데쉬하자 연애를 시작한다.

 

미호는 프랑스 파리에서 타국의 외로움을 옆에서 달래주던 연하남 알렉산더와 만나게 된다.

 

연하연애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이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르포 프로를 보는듯하다.

흔히들 연상남과 연하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할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여러가지 일들이 문제로 대두된다.

 

연상인 남자가 지갑을 열고 연애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고, 연상인 여자가 지갑을 열고 연애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안타깝고 불쌍하게 여기는 고정관념.

연상남이 연하녀를 위해 선물을 하는 것은 어떤 선물이던지 아름답고, 연상녀가 연하남을 위해 선물하는 것은 비싼 선물은 눈치를 봐야하고...

연상남이 연하녀보다 승진도 빠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연하녀에게 으스대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연상녀가 연하남보다 승진이 빠른 경우에는 연하남의 자존심을 걱정해서 비밀로 해야하고 눈치도 봐야하는 어려운 상황.

연상남이 외국으로 승진해서 일할 기회를 잡았을때는 연하녀가 당연히 따라가야 하지만, 연하남이 승진해서 외국으로 가야할 경우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연상녀는 자신의 기회를 져버리고 따라가야하는걸까?

연상남과 연하녀가 느끼는 세대차는 당연하고, 연하남과 연상녀가 느껴야하는 세대차는 안타까운걸까?

등등등 아주 미묘하고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어있다.

 

일반적인 커플이 아닌 연하남과 연상녀 커플일때 여자가 이겨내야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어떻게 여자들이 잘 겪어내느냐에 따라서 그 연애는 성공인지 실패인지가 결정나는 현실의 문제가 그대로 묻어난 세대고발 소설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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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체
박범신 지음 / 푸른숲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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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박범신님의 작품은 언제나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문장 하나하나에 나를 몰입시켜 밧줄로 꽁꽁 매어두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촐라체'란 제목이 좀 가볍게 느껴졌다. 히말라야 산봉우리 이름이라는걸 알기 전까지...

 

작품 중 화자인 '나'가 교생시절 만난 상민.

그리고, 상민의 씨다른 형제 영교.

셋이 촐라체에 오르면서 겪게되는 여러 사건들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가슴에 그려진다.

 

여행을 하게되면, 항상 마음 한구석엔 내가 여행하면서 정리해야할 것들이 요란스럽게 뒹굴게 마련이다. 며칠 여행하는 것도 그런데, 잠깐의 긴장을 놓아서도 안 되는 등반에서 세 사람은 모두 나름의 이유와 정리해야할 일들로 속이 시끄럽다. 엿새동안의 세 사람의 머릿 속을 모두 헤집고 다닌 독자인 내가 너무 어지럽다.

 

동시다발적으로 세 사람의 인생상담을 들은듯 하기도 하고, 내 영혼이 셋으로 분리되어 정선생도 되었다가 영교도 되었다가 상민도 되어 그들과 똑같이 헛 것을 보기도 하고, 과거와 현실 사이 중간 어디쯤에서 멍하니 있어보기도 한다.

눈으로 뒤덮인 산과 파란색의 빙벽을 느끼기도 하고 동상이 걸린 손발을 느껴 책 읽다말고 손을 호~ 불어보기도 한다.

 

왜 여행을 하느냐고는 물은 적이 없지만, 왜 산을 오르느냐는 질문은 무척이나 많이 했던 것 같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대한민국의 웬만한 이름있는 산들은 모두 다녔지만, 지금도 나는 등산의 묘미를 알지 못 한다. 하물며 암벽 등반, 빙벽 등반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훨씬 벗어난 일들이다.

 

가끔 머릿속이 복잡할때 여행을 다녀오면, 내가 고민하던 모든 일이 무척 작고 하찮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촐라체에 간 세 사람의 모습이 카르마를 이겨내기 위한 그런 노력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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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악녀
페이 웰던 지음, 김석희 옮김 / 쿠오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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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는 흔히들 '키가 크고, 몸매도 예쁘고, 얼굴이 예쁘면, 성격이 좀 모가 나있더라도 용서가 된다'라고들 한다.

비단,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에게 있어서도...

그래서인지 병원중에서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나 뭐라나...

 

얼마 전, 키작고 통통한 편인 내게 긴급하게 가족의 압력이 들어왔다.

가족 중 가장 작은 키를 가지고있는데다가 몸매도 그리 썩 훌륭하지 못하니 들어오는 압력이었다.

쌍꺼풀있는 내 눈과 뾰루지없는 좋은 피부를 가졌으니 콧대를 높여보면 어떻겠냐고.

피보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내게 끔찍한 압력이어서 피했지만, 계속되는 압력에 나는 결국 굴복하고 성형외과라는데를 찾아갔다.

일단 상담하는데서 의사는 수술시 하지 말아야할 행동규칙들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1시간여동안 조곤조곤 말씀하셨고, 나는 그걸 듣는 순간 내가 왜 내 돈 들여가며 이런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하는가 하는 의문에 휩싸여 집에 돌아오자마자 화를 버럭내며 없던 일로 만들었다.

 

그 작은 코 하나 세우는데도 그 많은 행동 제약을 받는데, 루스는 그야말로 종합병원에 해당할만큼 전신성형을 하면서 끔찍한 과정을 겪어내는 것을 보면 보보가 밉기는 엄청 미웠나보다.

 

아이를 둘이나 낳아 기르면서 믿어왔던 남편이 바람이 난것도 모자라 당연하다는 듯이 그 바람난 이야기를 부인에게 하고, 자기로 인해 발생된 집안의 불화를 모두 아내탓으로 돌리며 "당신은 악마야'라고 한마디 한 순간, 그녀는 그야말로 악녀로 돌변해버린 것이다.

 

가정밖에 몰랐던 그녀가 치밀한 계획으로 남편과 그의 애인을 조여가는 순간순간이 가히 충격적이다.

1983년에 출간되었으니, 그 시대상을 감안해 본다면 이 책이 왜 페미니스타가 선정한 20세기 여성작가 소설 100선에 들었는지 가히 짐작이 가능하다.

 

'대소변 못 가리는' 노인은 쫓아내는 병원, 여자에게 불리한 법률 등이 바로 얼마전의 우리나라 모습인듯하다.

 

여성의 권위가 많이 향상되어서 '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쉽게 오르지만, 아직 우리 사회도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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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즐거움 - 아날로그 시스템과 사운드의 모든 것
최윤욱 지음 / 예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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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은 나같은 기계치에게는 좀 어렵다... 아니, 사실은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어렵다.

 

하지만, 턴테이블 오디오를 사용해본 세대라면 게다가 아직도 LP판을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면 꼭 봐야하고 소장해야 할  책이다.

 

더이상 턴테이블을 만드는 곳이 없어도 고물상에서라도 재료를 사서 LP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면 이 책이 있다면 가능하다.

 

자세한 그림과 사진, 그리고 그에 따른 분해 및 조립과 자세한 설명.

전문가의 세계로 나도 빠져들 것만 같다.

 

나는 기계치이지만, 고등학생때 언니 오빠와 함께 통장을 털어 산 커다란 오디오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턴테이블과 라디오, 더블데크 카세트, CD 플레이어까지 있는 아주 커다란 오디오이다.

난 그당시 용돈이 없었기에 거의 LP판을 사들고 오는 사람은 언니나 오빠였다.

아,,, 아빠와 엄마가 옛 전축시절 사 모으셨던 팝송과 트로트 LP판도 있다. 첫아이인 언니를 위해 부모님이 사오신 검은고양이 네로 판도 있다. ^^;;

 

대학 신입 중간고사 시절, 언니가 사 온 '박정운의 오늘같은 밤이면'을 듣다가 밤을 꼬박 세운 적도 있었고,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영화관 바로 앞에서 파는 OST를 친구에게 선물해주고 받고 오기도 했다.

 

그런 LP판들이 언니 오빠가 결혼하면서는 미니오디오에 밀려 내 차지가 되었을때, 난 정말이지 내 재산 1호인 컴퓨터보다 더 소중하게 닦고 간직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재작년엔가는 뉴질랜드 여행 중 만난 작은 중고서점에서 '바바라'의 LP판을 발견하고는 내 여행가방 제일 아랫쪽에 잘 간직해 왔었다.

 

사실 난 LP판의 매니아는 아니다. 거의 30분 간격으로 판을 뒤집어줘야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CD가 처음 나왔을때 어찌나 기뻤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깔끔한 음색의 CD보다는 약간의 지직거림이 있는 LP판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또다시 턴테이블을 작동하고는 한다.

 

작가는 병원장이라는 직업이 있지만 턴테이블을 조립하고 만드는데도 전문가이다. 각종 부품과 다양한 오디오 시스템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득 담아낸 이 책을 보면서, 내 턴테이블이 고장나면 이 책을 다시금 탐독해 내 스스로 고치리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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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木소리
레슬리 카바가 지음, 유영희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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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와 어제 이틀간 내린 비로 짙은 분홍빛의 연산홍이 빛이 바랜 색으로 시들어 가고 있다.

언제 내가 붉었냐는 듯이.

이럴때 레슬리 카바가가 옆에 있다면 빛바랜 연산홍들과 대화를 할 것인데 어떤 내용일까?

 

평생을 한 자리에 서서 그저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고, 지나가는 동물만을 보며 보내야하는 식물들이 자기 가고 싶은대로 가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행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 얼마나 되겠냐고 비웃을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레슬리가 식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식물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나무에서부터 특정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들까지 그들이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주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다시 한번 타인과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생각해보아야할 것들을 되짚어준다.

 

홀로 서 있는 나무조차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고 있는데,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하는 우리 사람들의 삶에 대해 항상 반성하고 최선을 다해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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