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자매 - 나치에 맞서 삶을 구한 두 자매의 실화
록산 판이페런 지음, 배경린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시에 나치 경찰에 끌려갈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 생사가 오가는 급박한 상황을 이보다 생생하게 묘사한 책이 있을까 싶다. 레베카 린테 레블링-브릴레스레이퍼르와 마리안네 야니 브란더스-브릴레스레이퍼르 두 자매는 암스테르담에서 요세프 브릴레스레이퍼르와 피트에 브릴레스레이퍼르-헤릿서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제2차 세계대전으로 네덜란드가 나치에 함락되기 전까지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린테는 무용을 배워 공연을 하는 배우가 되었고 야니는 강한 반골 기질 덕분에 가족 중 사상적으로 깨어있어 여러 차례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사실 브릴레스레이퍼르 가를 도운 여러 조력자들과 기지를 발휘하지 못했다면 진작에 모든 가족은 J표식이 새겨진 채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가스실에서 최후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체를 전쟁과 공포의 비극으로 몰고 온 나치의 만행과 목숨을 걸고 살기 위해 모든 최선을 다해 싸운 두 자매의 실화는 마치 독자들로 하여금 그 당시로 돌아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여러 전쟁 영화와 드라마 못지않게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을 걷듯 위험천만한 순간들이 많았다. 실화로 바탕으로 쓰인 책이라 으레 있을 법한 사진 한 장 실려있지 않지만 붙잡고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다음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궁금한 마음에 손에서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준다. 얀 헤멜레익, 마르턴 미크 판힐서 등 도움과 조언을 주었던 이들 외에도 두 자매와 인연이 있거나 주요 인사들의 생애는 '하이네스트, 그 이후'에 빼곡하게 적혀 있다. 안네 프랑크와도 인연이 있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폴란드의 작은 도시 오시비엥침을 독일식 발음으로 부른 것이 '아우슈비츠'라는 사실이다. 대략 1만 5천 명에서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었고 이후 1941년 3월에 제2수용소인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가 지어졌으며 전쟁 중 아우슈비츠 주변으로 약 40개의 보조 수용소가 증축되었다. 아마 유럽 각지에서 끌려온 유대인들을 수용할 장소가 부족해서 일 것이다. 1,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유대인들을 통제할 수 없어 그 수많은 유대인들을 홀로코스트 가스실에서 집단 학살한 것이다. 참혹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곳에도 삶은 계속되었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두 자매는 결국 붙잡혀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되지만 죽음이 문턱까지 온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남아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삶은 살기 위한 것'이라는 교훈을 되새기며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두 자매가 보여준 아름다운 저항의 기록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얼 오사카 - 교토·고베·나라, 2024~2025년 최신판 리얼 시리즈
황성민.정현미 지음 / 한빛라이프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명한 맛집과 볼거리가 많은 오사카는 일본 여행지 중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가볼 만한 주요 스폿이 많아서 여행 일정을 알차게 보내려면 몇몇 관광지를 선정해 미리 동선을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당일치기가 되었든 아니면 몇 박 며칠 머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가이드북을 읽고 난 뒤엔 진짜 오사카는 맛집과 쇼핑 천국이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자연과의 조화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카페 거리 등을 만나볼 수 있어 왜 인기 있는 관광지인지 수긍하게 된다. 시각과 미각을 만족시키며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곳을 선택하든 오사카라는 도시에서 충분히 즐기다 올 수 있을 것 같다.


취향 저격 코스와 상세 지도, 슈퍼마켓 쇼핑 아이템 Best, 수많은 맛집 정보, 계절별 인증샷 스폿 등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문득 이번 여름휴가로 오사카에 가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같은 동양권이고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니 친숙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오사카성, 도톤보리, 난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관광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사카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엑스포 시티, 컵 누들 뮤지엄, 나카노시마 공원, 덴포잔 대관람차, 헵파이브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이왕 오사카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항공권 저렴하게 구매하는 노하우'를 읽고 미리 예매해두자.


오사카에 머물면서 '숙소 선택 시 중요한 지역별 특징'을 읽고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자. 긴급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정보와 간단한 일본어 여행 회화도 숙지해두자. 여행 떠나기 최소 한 달 전 '여행 준비 캘린더'에 따라 항공권 구매, 숙소 예약, 여행 일정 및 예산 짜기, 패스와 입장권, 여행자 보험 준비, 환전, 유심칩, 짐 꾸리기 등을 마치도록 하자. 낯선 여행지로 떠나는 들뜨고 설레는 마음과 이전까지 해보지 못한 미식 체험(맛집, 길거리 음식, 편의점 등), 넘쳐나는 볼거리 등 오사카에 가야 할 이유가 있다면 시끌벅적스럽고 유쾌하면서 정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가이드북을 보면서 기회가 된다면 오사카를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
오경아 지음 / 몽스북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개한 꽃들로 아기자기하게 가꾼 정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만으로 우린 자연을 가까이 느낀다. 고된 노동도 마다하지 않고 수고스러운 땀방울을 흘리며 정성스럽게 정원 곳곳을 관리해야 하는 일임에도 오히려 위로를 받는다. 이런 노력을 알아봤는지 매일같이 찾아오는 산새들과 동물, 곤충들이 정원을 내 집처럼 드나든다. 방송 작가로 일하다가 7년간 영국 유학을 하며 가든 디자인을 공부한 뒤 귀국한 후로 신세계 스타필드 등 상업 공간과 다수의 수목원, 공원, 주택 정원 등을 디자인하며 초보 정원 생활자를 위한 강의와 가든 마켓의 활성화를 위해 '옥토퍼스 가든 마켓'을 개최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가든 디자이너로 책 곳곳엔 사진보다 생명력 넘치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도시에서 줄곧 일하다가 속초로 터를 잡은 뒤엔 이젠 정원을 가꾸며 디자인하는 가든 디자이너로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속초에 살면서 겪은 일 중 정원에 얽힌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정원에 심은 꽃과 나무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온통 산들로 둘러싸인 자연에 살지만 내 앞마당 정원은 내 취향대로 꽃과 나무, 연못 등을 배치할 수 있어서 좋다. 사시사철 자연에 부대끼며 오랫동안 짓눌렸던 두통과 코막힘 증상도 씻은 듯 사라졌다.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일일이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일이기에 부지런해야만 유지될 수가 있다. 집을 얻기 전부터 심어져 있던 커다란 모과나무처럼 한 그루의 나무엔 집 터가 자리 잡기 전부터 이어져 온 역사와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힘든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정원과 찾아오는 생명체들로 인해 행복한 날이 더 많았을 거라는 어림짐작을 해본다. 피고 지는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강인한 생명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을 배운다. 처음 심은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계절마다 아름다운 결실의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다. 물론 도시에서도 작은 정원을 가꾸면서 나름 자연과 함께 사는 기분을 누릴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넓은 정원에서 매일 신선한 공기와 함께 시작하는 하루만 못하다. 정원의 순환은 오로지 집 주인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이웃부터 온갖 동식물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정원을 가꾸는 모든 이들의 노력과 선견지명으로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이보다 좋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플루언서 탐구 - ‘좋아요’와 구독의 알고리즘
올리비아 얄롭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과 5~6년 사이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들이 방송계에 진출하면서 여러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파급력에 브랜드의 협찬 제의, 유료 광고뿐만 아니라 팬미팅까지 한다. 국내에선 QWER처럼 SNS 인플루언서 출신 걸그룹까지 나온 상황이다. 플랫폼과 디지털 문화의 확장으로 인플루언서 산업은 점점 여러 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에서 레드오션 시장이라지만 언제든 소셜 미디어 스타들이 나올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이것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상위 그룹에선 초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전통적인 라이프스타일 범주에서 벗어나 인간 존재의 거의 모든 양상을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호감 가는 콘텐츠 덩어리로 응축하고 상업화하기에 이르렀다."


책을 보니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인플루언서 산업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가진 능력과 기술을 포스팅하며 전문가적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위한 수단으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이들에겐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써 활용했다는 말이다. 


"불황이 널리 확산되면서 자기 고용이 흔해졌다. 다른 말로, 이는 인플루언싱을 위한 바로 그 경제적 조건이었다. 확고한 형태의 고용은 '긱 경제'로, 손에 잡히는 형태의 소유는 '공유 경제'로 대체되었으며 그 둘은 모두 빌려온 청중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 일자리로 표출되었다. 자신과 자신의 관심사를 온라인에 포스팅하며, 이른바 '열정 경제'에 종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은 또한 수행과 보상을 연결하는 플랫폼 중계 시스템에도 참여하고 있다."


취업이나 창업 대신 자기 고용 형태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플랫폼에 매진했고, 디지털노마드나 N잡러 등으로 파생된 듯하다. 인문학적 관점으로 인플루언서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라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인터넷 발전과 소셜 미디어의 탄생이 궤를 같이 했고 유튜브는 이젠 대안 방송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 물론 수익성을 보장받거나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크리에이터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소셜 미디어의 급속한 변화가 산업에 끼치는 영향력을 알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행운의 법칙 - 그냥 살지 말라, 행운아로 살아라!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박병화 옮김 / 김영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삶의 모든 지혜를 알고 있다면 굳이 "돈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70가지 삶의 원리"를 읽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되풀이되는 실수와 실패를 겪은 후에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고쳐야 할 것들을 찾기 시작한다.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70가지 삶의 원리 속 아이디어를 실천적으로 적용한다면 분명 내게 닥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힘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뻔하고 다 아는 말이라 치부하며 흘려듣는다면 아무리 읽어도 현실 속 우리의 삶은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동안 생각과 마음가짐이 달라지면서 한층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요약된 비결은 짧지만 깨달음을 주는 조언들로 가득하다. 갈피를 잡지 못해 잠시 헤매고 있다면 분명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누군가의 조언이 빛을 발하려면 그 조언을 따라 살아보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흔히 누군가의 말을 듣거나 경험으로 삶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살기로 결심했다는 말이다. 이 책을 정독하며 읽다 보면 좋은 가독성과 함께 여러 생각을 하도록 이끄는 얘기들이 몰입하게 만든다.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과 생활습관이 몸에 배어 나름의 원칙을 갖고 매사에 적용시키는 걸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길들여 온 습관이기 때문에 생각과 행동이 저절로 움직인다.


우연한 성공은 없고 '행운'도 노력의 산물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원인과 결과의 법칙'처럼 인과관계는 모든 삶에 공통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 오늘의 '나'는 과거로부터 축적된 경험과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노력이 없었다면 현재 살아가는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미래의 성공을 꿈꾸고 있다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결과는 어떤 원인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냥 되는대로 살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제시하는 법칙들을 내 행운을 위한 도구로 실천하게 된다면 분명 그 결과물로 언젠가 '행운'이 뒤따르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