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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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달리 1980년대 미국 내 이공계 최고 명문인 MIT에서조차 여성들을 향한 편견과 고정관념, 차별이 만연해 있었다. 과학자 공동체가 남성의 영역이라는 의식이 강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학업 분위기와는 별개로 적극성으로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지질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고 지구대기행성과학부의 학부생이 된 저자는 저명한 교수였던 나피 톡쇠즈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경험 없는 신입생이 할 만한 연구직이 있는지를 물어보았고 이를 듣던 나피가 고용하여 뉴잉글랜드 지진 네트워크를 위해 코드를 작성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화성 암석학의 담당 교수인 그로브 교수와 함께 연구할 사람을 모집하는 소식에 열정적으로 지원하고 고용되어 일한다. 편견과 차별이 존재했지만 학업을 향한 열정과 노력은 막을 수 없었다.

뉴욕 이서카의 상위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열 살 이전에 누군가로부터 반복적으로 강간과 성폭행, 성적 학대를 받은 일이다. 아마 이후로 내내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리게 된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었고 공포에 사로잡혀야 했다. 과거의 어두운 터널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5년 동안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한 걸음씩 발을 내디뎠고, 자신에 대해 하나씩 질문을 던질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 점차 평생 괴롭혀온 악몽이 하나씩 사라졌고 매일 맞는 아침은 두려움 대신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25년 내내 악몽을 꾸었지만 30대 중반이 되어 치료를 받으면서 더 이상 아무것도 무섭지 않게 되었다.


자신을 회고하듯 써 내려간 이 책의 저자는 대단한 성취를 이뤄낸 사람이다. NASA '프시케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자 애리조나 주립대학원 교수이며 교육 회사인 비글러닝의 공동 설립자다. MIT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카네기 과학 연구소 지구자기학과 최초의 여성 학과장을 지냈다. 그녀가 여성 과학자로서 각종 상을 수상하는 등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건 차별과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둬 움츠려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성 과학자들이 대부분인 영역에서 그녀의 노력은 다른 여성 과학자에게 본보기가 될만한 일이다. 사회가 가진 고정관념을 이겨내려면 실력으로 능력을 입증해 내야 한다. 이 책은 쉽지 않은 일을 걸어가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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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습격 -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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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 노동력이 부족해졌는데 19세기 중후반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로 인해 일자리와 실업 문제가 함께 대두되기 시작했다. 실업을 당하게 되면 '뿌리뽑힘', '쓸모없음'으로 정의되어 자신을 사회적으로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겼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바로 이 세계에서 쓸모없는 존재라는 선언과 같았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IMF 사태 때 경험했고 회사에서 해고당하거나 파산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얻지 못해 방황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일을 한다는 건 사회적인 지위와 인정을 받으며 뭔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감정을 갖게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상당히 달라졌다. 저출산율, 초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

저자는 외로움을 만드는 세 가지 요소인 '젊다는 것, 혼자 산다는 것, 소득이 낮다는 것'이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파악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1인 가구 3천 명 중 62.1%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세대가 적정한 소득 없이, 혼자 살면서, 더욱더 외로워지고 있다."라고 한다. 20대 남자의 경우 대학, 군대, 취업 준비가 걸리면서 돈을 모을 여력이 없다. 소득 높은 가정에서 자라지 않은 이상 대학 대출금 갚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자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다 보니 외로움을 유독 많이 느끼는 것은 아닐까? 이를 해결하려면 일자리 문제와 사회 공동체의 회복이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고립감을 느끼는 외로움은 더욱 심화되었다. 고독사가 발생하는 이유도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얻지 못한 채 개인이 사회에서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주어진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자신의 쓸모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외로움을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과연 외로움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청년 세대들이 고립 혹은 운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로 뽑은 항목 중 '실직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어서', '심리적 또는 정신적인 어려움 때문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서', '집 밖에 나가는 것이 귀찮아서'가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모두 일자리와 관련되어 있다.


삼포세대에서 N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온 이유를 생각해 보면 대부분 안정된 일자리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연예, 결혼, 출산, 집, 경력 등을 포기하며 백수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젠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로 바라보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연결망을 확보하여 이들을 사회로 불러내야 한다. 저자는 5장 외로움의 '습격',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 사회적 가치 차원의 대응책과 사회 문화적 차원의 대응책, 분배 차원의 대응책, 기초자산을 작동하게 만들기, 기본소득 작동하게 만들기, 관리 차원의 대응책 등으로 사회와 개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가난, 디지털 기술,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외로움의 시대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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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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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식과는 무관하게 자연은 언제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반겨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대자연의 신비를 찾아 비밀스럽고 아늑한 품 속으로 들어간 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그건 아마도 자연이 우리에게 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짧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을 사는 나무 중에서도 어머니 나무는 특별하다. 어머니 나무로 인해 숲을 이루고 다른 어린 나무들과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땅에 뿌리를 내려 지탱하는 나무에겐 놀라운 비밀이 있는데 땅속 경로 체계로 얽히고설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나무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 경로를 통해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숲을 이루는 나무가 이산화탄소의 주요 흡수원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할 환경이라는 말이다. 어릴 적엔 마음껏 자연과 함께 뛰놀면서 자란 이유로 그 고마움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 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환경파괴로 인한 악영향은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일반인이 몰랐던 나무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냄과 동시에 어머니 나무가 숲 전체에 끼치는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머니 나무에서 내려온 가지가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면 어린 나무는 부모 나무로부터 떨어져 나온 개별 나무로 자란다는 거다. 수지상균근 연결망에서 한데 이어지기 때문에 붙은 것처럼 함께 자란다고 한다.


숲의 신경 연결망 허브에는 어머니 나무들이 있었고 작은 나무들의 삶엔 어머니 나무들의 존재가 가장 중요하다니 신기하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광범위한 벌목과 무차별적인 개발은 막아야 한다. 숲이 사라지면 탄소의 증가로 기후 변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나무는 숲속에 사는 생명체들에게 아늑한 안식처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576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번역이 잘 되었고 문체가 편안해서 부드럽게 읽혔다. 자연을 사랑하거나 나무가 좋다면 이 책도 마음에 들 것이다. 수잔 시마드 박사의 헌신적인 탐구의 결과가 책에 녹아들어 있다. 자연과의 유대감이 강화된다면 사람과 숲이 공생해야 할 이유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자연이 파괴되면 사람도 존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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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의 인생 2막
버들치 지음 / 진서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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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먹고산다'라는 말을 사회생활 초년생이었을 때부터 들어왔다. 무슨 기술이든 배워둬야 밥벌이를 하는데 문제없다는 말이다. 그 사이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서 전문 기술직들이 대우받으면서 일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가 5년에 걸쳐 습득한 기술은 11가지로 도배, 인테리어, 중장비, 타일, 미장, 건물 보수, 전기공사, 소방, 대형 운전면허, 시설관리, 조경으로 기술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들이다. '부록 1 - 기능습득일지'를 보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생각과 현실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고 저자처럼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에겐 실제 경험담이라 도움이 되는 얘기들이다. 금융맨으로 33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힘들고 고된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인가?

​​​​​​​50대에 접어들어 하나하나씩 도전을 해왔고 월 400만 원을 버는 것을 목표로 재취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안내서다. 현재 2~30대에겐 먼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4~50대에겐 곧 마주치게 될 현실이다.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는데 같은 직종이 아닌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전혀 다른 직종에 도전해야 한다. 지금 저자가 배운 기술들을 하려면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대부분 현장에서 몸을 쓰며 하는 직업들이라 체력이 떨어지면 몇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직업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도배, 타일, 미장에 도전하는 사람이 적잖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일하는 만큼 버는 일이고 딱히 정년이 없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정받기 위해선 숙련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마인드도 갖춰야 한다. 돈을 받고 일하는 일이라 허투루 할 수는 없다. 나 또한 저자처럼 그 나이대가 되어도 도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힘들다. 몸을 쓰는 직업 환경을 척박하지만 정직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책상 앞에서 온갖 머리를 써서 작업하고 사내 정치에 신경을 쓰다 보면 온전히 일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저자는 퇴직 후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와 여러 생각, 경험담을 쏟아내는데 나와 동떨어진 먼 얘기가 아니다 보니 삶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도달한 결론은 세상에 할 일은 많고 몸만 건강하다면 도전해 봄직한 직업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이다. 인생 2막을 열기 위해선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낯선 세계로 이동하는 그 첫걸음이 어렵고 힘들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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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기초영어법 - 18년 노하우를 담아낸 시원스쿨 영어 완결판 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이시원.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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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대부분의 영어 초급자들의 목표는 원어민처럼 유창한 발음으로 말하는 것보다 여행 나가서 영어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 문법을 완벽하게 이해한다거나 Vocabulary 22000을 달달 외우고 토익이나 토플 점수를 잘 받는 것만이 모두의 목표는 아니다. 시원스쿨에서 18년간의 노하우를 담은 <시원스쿨 7 Weeks Challenge 기초영어법>은 영어 공포증에 걸린 초급자도 원리를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각 Unit 별 진행은 동일하다. 단어연결법과 주어+조동사+be 동사+형용사 연결해 보기로 표현법을 익히고 단어연결법 적용 문장 살펴보기, 단어연결법 적용 문장 영작하기, 단어연결법 확장 문장 연습하기, small talk 1~2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핸디북은 부록처럼 넣었으며, '시원스쿨 기초영어' 유튜브 채널 또는 시원스쿨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영어 공부 시작 전 알아야 할 필수 요소 4가지와 필수 단어 100, 필수 기본 동사 100만 잘 익혀두면 표현하지 못할 말은 없다. 일상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들이고 대부분 이 단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공부했던 영어 교재들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서 끝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아서 귀에 쏙쏙 들어왔다. 책 뒤표지에 이런 문장이 나오는데 이건 내 얘기 같았다. "쉽다고 무시하고 대충 넘긴 기초가 우리의 영어실력을 망쳤다." 대강 알겠거니 하면서 기초 공부를 부실하게 했으니 아무리 공부해도 실력은 늘지 않고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문장 길이도 짧고 단어도 쉽다. 가장 기본 문장을 7주간 반복해서 공부하는데 재미까지 붙는다면 학구열이 활활 불타오르게 마련이다. 쉬운 문장들을 따라 하다 보니 이해도 빠르게 된다. 복잡한 공식을 억지로 외울 필요가 없으니 영어 원리가 무엇인지 저절로 익혀진다. 직감적으로 이 책을 기본 교재로 삼아 7주에 걸쳐 7번의 Challenge를 했을 때 영어 기초를 단단하게 다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렵거나 이해가 안 돼서 중도에 포기했던 영어였는데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공부하다 보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원어민 같은 발음이나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것보다 영어로 의사소통에 막힘이 없을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게 목표를 잡으면 우리가 바라던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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