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바라볼 것인가 - 천재들을 이끈 오펜하이머 리더십
박종규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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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오펜하이머는 위대한 과학자이자 물리학자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의 리더쉽에 관한 책이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오펜하이머는 당시에 전세계 천재과학자들을 리드하여 최대한 빨리 핵폭탄을 개발해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일, 그것도 각자 개성이 넘치는 당대 최고 천재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야했다.
오펜하이머는 결국 그 일을 해냈고 역사를 바꾸었다.

그는 어떻게 그 일을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의 리더쉽과 관련한 몇 가지를 들자면
그는 그들에게 단순히 원자폭탄 개발이 아닌 지금까지 인류에게 불가능했던 것을 창조하는 기회이자 도약이라는 비전을 주었다. 구성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이게 만드는 것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다음으로는 전문성이다. 양자물리학과 핵물리학 분야에 대한 그의 능력치는 모두의 존경을 받을 만 했으므로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도 그의 의견을 믿고 따랐다. 그는 물리학 이외에도 철학, 인문학.예술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에 그의 눈빛. 정신. 언어의 카리스마는 연구원들을 압도했다고 한다.
또한 누구보다 인재영입에 적극적이었다. 그 스스로 "비양심적인 리크루팅"이라고 할 만큼 다른 프로젝트에서 인재들을 빼오기 까지 했다. 그는 인재들의 대인관계능력과 협력의지도 살펴봤다. 또한 그는 연구원들의 여성가족들 중에서도 인재를 찾아 연구소에 고용했다.

처음 그가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이 되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그가 리더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을 바꿔 나갔다. 사실 모두가 날 때부터 리더인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리더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대학시절. 지도교수 블래킷을 죽이고 싶어할 만큼 질투하여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된다. 때로는 자존감 부족으로 괴로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들이 자신처럼 천재가 아니라는 것에 오만함을 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저 한 인간이었다.
또한, 핵폭탄 개발에 열의를 보인 때와 달리 이후에 핵폭탄 반대에 앞장서서 모순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대할 수 있었다는 것은 본인만의 생각이 투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사람이 자기 잘못을 인정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라는 책을 원작으로 한다.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에게 불을 훔쳐 인간에 준 죄로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는 것처럼 오펜하이머는 인류평화를 위해 앞장 선 핵무기 개발로 인해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메카시즘이 몰아치던 당시의 정계는 강제로 오펜하이머를 핵 관련 일에 배제시키고 토사구팽하지만 역사는 그가 죽은 지 55년후 그가 옳았다고 판단하여 복권시킨다.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핵을 개발할 때나 반대할 때도 신념에 맞게 최선을 다했다.

이 책은 오펜하이머의 일생을 바탕으로 성공한 리더쉽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주의깊게 볼 점은 오펜하이머를 완벽한 리더로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천재 과학자와 나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영광이다. 그리고 내가 그보다 나은 점도 있다고 느낀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그러나 리더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좋은 리더였던 사람에게서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고치며 노력해야 하기에 오펜하이머를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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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씽 -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정희 옮김 / 드림셀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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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앤드류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가이다. 이전 작품인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에서 희망을 주더니 "리틀씽" 에서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언젠가부터 '소확행' 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라는데 나는 이 말이 참 좋았다. 크고 근사한 것은 기쁨과 환희를 주지만 작은 것은 행복을 준다. 작고 잔잔한 것들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서 앤디 앤드루스는 자신을 작가가 아닌 전문적인 '통찰가' 라고 말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서문이나 저자의 말 같은 걸 꼭 읽는 편인데 앤디 앤드루스에게 칭찬받았다. 일단 나는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다. 그럼 그가 말한 작은 것 15개를 보자.
숫자1. 몇 개의 못. 화를 내는것. 왜라는 한 글자의 질문. 16분의 1인치. 그만두는 것, 다르게 생각하는 것,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것, 관점, 공기소총 한 자루, 남들과 다른 것, 동전의 한쪽 면, 변화, 최고가 되는 것, 존재하는 것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것.

이중에서 그의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가 무려 51개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하고 친구들한테까지 포기를 종용받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사연은 인상적이었다. 참 좋은 책이었는데 그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을 가르쳐 준 아버지 덕분이다. 힘든 순간, 포기하는 건 쉽고 간단하지만 이후에 나타나는 결과는 크다.
이 책에 나오는 "리틀씽" 들은 사실 작아 보이지만 작은 것들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는 큰 것들이다. 작은 것이고 별거 아니라고 여기는 마음들이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단순히 작은 것이 위대한 것이라는 단편적인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의 관점을 바꾸라는 이야기를 일관되게 하고 있다. 작은 것이 별볼일 없는 것이 아닌 것처럼 모든 세상사와 사물을 달리 보면 보이는 것이 있고 그것이 더 큰 변화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말을 한다. 지금 대다수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항상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나는 진심으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늘 남들보다 속도가 느리고 숲보다는 나무를 보곤 했다. 현대 사회에는 잘 안 맞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근데 전문 통찰가인 앤디 앤드루스가 사소한 것들을 놓치지 말라고 이 책 내내 강조해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 좀 잘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용기가 생긴다.
큰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잘 하는 것이 있고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 잘 하는 것이 있다. 나는 그들이 놓치는 것을 보고 알아낸다. 괜히 기죽지 말고 내가 잘 하는 것을 하고 살면 그들 못지 않게. 아니 더 잘 살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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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작은 별 하나까지 널 도와줄 거야
씨씨코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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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용감하다.
어느 날. 갑자기 유럽행 편도 비행기표를 끊고 훌쩍 떠난다. 언제 돌아올 지는 애초에 생각지 않았다. 그녀는 믿는 것이 있다. 우주의 작은 별 하나까지 도와줄거라는 믿음.
책에 가득 실린 사진들은 하나하나 동화속 나라처럼 예쁘고 씨씨코는 언제나 밝게 웃고 있다. 여행은 그런 것일까. 예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보면 모두 예쁘다.

해외생활에 자신이 있었지만 막상 네덜란드에 도착해 부딪혀 보니 쉬운건 아니었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다. 아무리 경험이 많고 오픈 마인드라도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도 여행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서 또 다시 배우고 익숙해 지는 것이 젊음이다.

우주의 작은 별까지 돕는 그녀의 여행은 이번에는 베를린으로 이끈다. 베를린 거리는 길거리 낙서도 멋지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나 유쾌하고 즐겁다. 슈프레강에서 마시는 맥주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있다는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전세계 어딜가나 강은 비슷한가 보다.
궁전에서는 자신이 여왕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춘은 아름답다. 좀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하고 다 가진 것 같으니까. 온 우주가 돕는 그녀의 여행은 이번에는 이탈리아까지 데리고 간다.

꿈같은 33일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많은 것이 변했다.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을까. 그렇게 성장해간다.
매순간 책의 묘사가 실감나고 사진도 리얼해서 나도 그 자리에 같이 여행중인 청춘의 느낌이 들었다. 부럽다.
기분이 무척 좋아지는 책이었다. 동화속 판타지처럼 아름다워서 한 편의 동화를 본 듯한 기분이다. 마음 먹기에 따라 진짜 인생은 온 우주가 도와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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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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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1월과 12월에 태어나 아일랜드 쌍둥이라고 불리는 재이 와 존이 있었다. 미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에게서 한국이름으로는 재현과 종현.
쌍둥이는 아니지만 쌍둥이처럼 키워진 형제.
존은 착하고 재능많은 재이를 질투하기도 했지만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그 형이
원인과 병명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며 온 가족이 재이에게 신경쓰느라 존은 투명인간과 같은 삶을 산다. 아버지는 이혼하고 형은 죽고 자신도 방사능 피폭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희망없는 삶중에 수희를 만난다.

수희와 심리치료에 함께 참여하며
꼭꼭 숨겨 두었던 존의 내밀한 마음이 하나씩 벗겨진다. 숨겨져 있을 때는 본인도 몰랐던 아픔과 죄책감. 두려움, 숱한 감정들을 그곳에 참여한 에바. 수희와 더불어 꺼내서 토닥여준다. 치료를 통해 우리도 존이 왜 희망없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의 과거를 하나씩 들을 수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하나씩 또는 수십 가지씩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아픔과 고통을 지니고 살아간다. 대충 묻혀 살아 가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와 현재에 아픔을 끼얹는다.

이 책에는 미술심리치료 시간을 오래 보여준다. 그래서 나도 마치 미술심리치료를 받는 기분이 들었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내 마음도 움직였다. 아마 이 책을 보는 이들도 모두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는 순간이었을거다. 트라우마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니 같은 것은 죄가 없다. 어느 누구에게나 올 수 있으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의 편견과 시선을 굳이 받고 싶지 않아 다들 그렇게 평범한 척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시간들을 잘 치유하고 온전히 나로 서면 된다. 존의 외할아버지가 했었다는 말이 와 닿는다.

'승리와 고통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을때, 그리고 이 두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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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베트남
안경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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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베트남은 우리와 무척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 무역규모는 세 손가락 안에 들고 '사돈의 나라' 라고 불릴 만큼 국제결혼 건수도 많아졌으며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베트남과의 교류는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인데 평범한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월남전과 유명 관광지 라는 거 정도다.
저자는 역사. 유교, 사회주의, 개혁개방, 쌀, 한국 이라는 6개의 키워드로 우리가 베트남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마지막 키워드가 한국 인 만큼 한국과 큰 연관성이 있으니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중국, 프랑스, 일본까지 긴 식민지배를 겪었다. 쯩 자매의 저항운동은 유명하다. 모계사회인 베트남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하고 독립항쟁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오랜 침탈로 중국을 싫어하고 사대주의의 없이 대등하다는 의식이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번에 걸친 몽골침략을 모두 막아낸 민족으로 자부심이 크다.

우리에게는 공산주의자로 알려진 호찌민은 국민 모두의 프랑스 독립영웅이며 매년 5월 생일기념행사가 열린다. 그는 30년간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안 해본 일이 없고 기나긴 옥중생활로 자유의 소중함도 잘 알았다. 독립을 위해 미국에 지원요청을 했으나 거절 당하고 중국과 소련을 도움을 받은 것이 우리가 그를 공산주의자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 함께 한 보응우옌잡 장군 역시 게릴라전으로 프랑스와 미국을 이긴 칭송받는 군인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일당제 국가이기는 하지만 선거를 하고 5무 즉. 현수막. 선거운동원. 선거유세와 벽보. 국고낭비. 재보궐선거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국회의원 특권도 없다.
정치는 사회주의지만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를 동해 경제는 자본주의 체제로 나가고 있다. 세계2위의 커피 수출국이고 인구1억명에 평균나이 29세로 발전가능성이 높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교류는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한국어과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삼성에 취직하고 싶어하며 k문화도 좋아한다. 그러나 월남전 이나 다문화 결혼의 부작용으로 나쁜 이미지도 있다. 미래를 본다면 그런 것들을 잘 극복하여 베트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에 좋다.

개인적으로도 베트남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이 책이 출간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읽었고 우리보다 후진국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배워야 할 점도 많은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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