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한정주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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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by한정주

~한때 '이생망' 이라는 줄임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번 생은 망했다' 라는 의미로 타고난 능력과 재산이 없거나 지금까지 이룬 것이 너무 부족할 때, 이번 생에서는 기대할 게 없다는 말이다.
이제 시작해야 할 시기에 벌써 현재 가진 것만 보고 있는 젊은이들의 자조적인 말이 슬프다. 삶이 상당부분 흐른 중장년이나 노년조차도 ' 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다'. 모든 인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장자는 '올바른 삶' 의 가치가 지배하던 시대에 '좋은 삶' 의 가치를 역설한 거의 유일한 철학자이다. 각자에게 좋은 삶이 좋다고 했다.
장자의 철학은 운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운명인지 의지인지는 사람에 따라, 기준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운명은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어 가는 것이니 자신의 운명을 사랑해야 한다.

본능적으로 욕망을 품고있는 인간에게는 사랑하는 것도 자신의 욕망이지 욕망하는 대상이 아니다. 인간은 욕망하는 순간 변화가 일어나고 나아갈 수 있지만 욕망에 지배당해서는 안 된다.
불안 역시 우리 삶에서 떼어 낼 수 없는 우리의 일부이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 불안하고 피페해진다. 오히려 불안을 삶의 그림자로 받아 들이고, 원인이 되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보자.
운명, 욕망, 불안 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살면서 깨닫는 앎에도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명확한 것과 모호한 것이 있다. 장자는 절대적이고 영원불변한 앎 또는 명확한 앎의 감옥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앎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앎은 인위적이며 앎이 앎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과 앎도 절대적일 수 없다. 장자는 삶을 '불' 에 비유하여 '땔나무는 한번 다 타고 나면 끝이지만, 불은 다른 땔나무로 이어져 끝날 줄을 모른다' 고 했다. 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장자 철학의 깊은 의미까지 헤아릴 수는 없으나 그의 철학이 유연하고 마음을 여는 깨달음이라는 것은 알 것 같다.
사회가 발전하고 변할수록 세상에 정답은 없다고 느낀다. 정답이라고 생각한 것이 가장 큰 오답이 되어 삶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 옛날, 장자가 느낀 깨달음과 지혜가 현대에 와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 자신의 삶이 실패이고 '이생망' 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바로 그 순간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음을 꼭 기억하자.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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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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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지혜 - 평생 쌓아온 공든 탑을 지키는
고득성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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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지혜 by 고득성

~누구나 상속의 순간이 되면 힘들다. 부모님이 떠나셨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힘든데, 법적 절차까지 이성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버겁다.
이 책은 복잡하고 어려운 상속의 지혜를 소설에 적용하여 조금은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주인공 김수성은 본인이 할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상속문제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만큼은 상속을 성공적으로 잘 해주고 싶어한다.
수성에게는 장남을 낳다가 사별한 전처에 이은 두번째 아내가 있고, 전처의 아들 서진과 두번째 부인 사이에 수진, 우진까지 2남1녀가 있다. 아내와 자식들은 각자의 사정이 있고 상속을 바라보는 시선도 모두 다르다. 욕심내는 자식도 있고 욕심없는 자식도 있다.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고 사람이 많을 수록 의견도 많고 불만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수성이 어떻게 해야 가족간의 의가 상하지 않으면서도 잘 정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부모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100프로 공감할 이야기라고 말한다. 나 역시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기에 부모의 마음과 자식의 마음에 다 공감이 갔다.

상속을 바라보는 데는 현실적인 문제와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에는 부자와 빈자가 따로 없다. 모두 하나라도 더 많이,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이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부모는 사후를 생각해서 미리 자산설계를 하고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법적인 절차같은 것은 변호사에게 의뢰하여 준비할 수도 있다.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정서적인 문제일 것 같다. 자식은 본능적으로 부모 덕을 바라고 부모 역시 자식의 간청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 마음들을 모두 잘 보듬을 수 있어야 부모 사후에도 가족들이 평화로울 수 있다. 남은 자식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 만큼 부모가 더 바랄 것이 무엇인가?
그러기 위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들에게 남길 것들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며 담아주어야 한다. 다같이 모여 미리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사도라 덩컨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유산은 혼자 힘으로 제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라고 했다.
돈보다 더 귀한 정신적 유산을 살아생전 많이 가르치고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진짜 내 것이 무엇인지, 자기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경험을 남겨주어야 한다.

'상속' 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자식이었고 어떤 부모였는 지도 생각해봤다. 조금은 마음이 아리다. 그래도 숙고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가 바로 '상속의 지혜'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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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가 된 화가의 미술 기행 - 일과 여행 그리고 예술 이야기
노채영 지음 / 다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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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가 된 화가의 미술기행 by 노채영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세계 각국의 미술관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시간에 쫒기지 않고 한참동안 앞에 서서 그림을 바라볼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저자가 바로 일과 여행, 미술을 다 잡은 사람이다. 전 세계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을 다 돌아보고 싶어서 승무원이 되었다고 한다. 너무 좋은 방법이다.

확실한 목표를 잡은 저자는 첫 비행부터 계획을 실천한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을 시작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은 기본이고, 프랑스 고흐의 집 라부여인숙도 가고, 이집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뿐만 아니라 시카고에서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까지 방문한다. 그야말로 모든 예술의 향연이다.

루브르의 모나리자에서는 그림보다 인파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모나리자 한번 보겠다고 모여있다.
미술만 놓고 본다면 오르세 미술관들의 그림이 더 멋진 것 같다. 많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있고 모네의 '수련'은 너무 아름답다.

이탈리아의 바티칸 성당은 그 자체가 엄청난 예술이다. 시스티나 성당에서 카라바조의 '그리스도의 매장' 을 보고,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도 본다. 그는 정말 천재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피의 성당도 멋지다. 유리창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해 영롱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준다. 당시에는 글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신부님 말씀을 그림으로 그려 전달했다고 한다.

고흐 투어는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과 프랑스 고흐의 집 라부 여인숙까지 이어진다. 고흐는 프랑스와 네덜란드간 지분싸움이 있을 정도로 서로 자기나라 화가라고 한다. 미술관에서는 고흐의 '해바라기' 를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유명한 에곤 실레의 '해바라기' 도 있다.
프랑스 라부 여인숙의 작은 방에서 고흐는 무려 7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죽어간 그곳은 슬픔의 장소이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본다. 나이대별로 자화상을 그려서 그의 인생 변천사와 굴곡도 볼 수 있다.
시카고의 미술관에서는 신인상주의 작품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가 유명하다. 무수한 점들이 쏟아질 것 같은 존재감을 뿜는다.

이 책을 통해서라도 예술의 정취에 듬뿍 빠지고 싶어 책을 전투적으로 읽었다. 저자가 여행다니며 느낀 감정과 어우러져 있어서인지 여타의 그림소개 책들보다 더 실감났다. 사진들이 없어서 오히려 그림들을 상상하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그것이 더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아! 미술관 투어 너무 가고 싶다.

@davan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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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
김준녕 지음 / 고블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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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지도 유쾌하고 발랄하다.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즐겁게 볼 수 있지만 오랫동안 메시지를 남기는 책!
저자 김준녕은 과학문학상 수상자이고 이 책에는 그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볼 수있는 sf 단편소설 9편이 실려있다. 하나같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이디어가 톡톡 튄다.

나는 9편 중, 특히 <에코카보니스트>와 <적정한 신뢰> 두 작품이 제일 재미있었고 기억에도 남는다. 이 두 작품을 위주로 내용과 메세지를 살펴보려 한다.

<에코카보니스트>
온실가스 방출이 인류에게 위협이 되어 5대 강력범죄보다 죄질이 더 나쁘게 된 세상이다.
모든 전기가 없어지고 맥주를 마시면 죄인이 되는 중세시대처럼 변했다.
사형선고를 받고도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로 솟았다가 그만큼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 발사된 포드가 내린 곳은 화성이고 거기서 만난 온실가스 발생 관리자는 화성을 위해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라고 한다.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는 작품이었다. 온실가스 방출이 중대범죄가 된 것이 미래의 우리 모습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다른 별에서는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기도 했고 그 곳 사람들은 그로 인해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었다.
같은 행동과 같은 물질이라도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존재가치가 달라진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한 해석도 시선에 따라 모두 다르다.
절대 진실이란 없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기준이 될까?

<적정한 신뢰>
이 작품도 '진실' 이라는 면에서 볼 수 있었다.
챗GPT 등장 이후, AI가 쓴 소설들이 쏟아지고 각종 문학상들도 간판을 내렸다. 사람이 쓴 것인지, AI가 쓴 것인지 아무도 믿지 못한다. 그나마 이름있는 작가들만 글을 쓰고 무명작가들은 글을 쓸 기회조차 없다.
AI의 발달은 인간 창작자의 작품이 있고 그것을 학습할 수 있어 가능했는데 더이상 인간이 창작하지 않자 AI도 위기에 놓인다.

믿음을 주기 위해 작가 지망생들은 종이와 펜을 들고 산에 가서 과거처럼 손으로 글을 쓰고, 글 쓰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인간창작확인센터 라는 것이 생기고 센터확인을 받아야 출판할 수 있다.

AI에 의해 인간의 창작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재진행형이다. 학생들이 과제를 스스로 하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편리를 찾아 하나둘 일에서 손을 놓으면 그때는 진짜 인간이 모든 능력을 상실하여 일할 수 없고, 학습할 인간의 창작물이 없는 AI도 후퇴하겠지.
발전이 과연 발전인지? 이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실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두 작품 모두 현대 사회의 아쉬운 점에 대해 우려한다. 그리고 보이는 것 만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다시보기를 해보라고 권한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곳에 진실이 있다.
급격한 발전 속에서 인간들은 불안하고 두렵다. 스스로 어디에 기준을 두고 따라가야 할 지 혼란스럽다.
이 소설집은 그런 심정을 sf 라는 그릇에 잘 담아 읽는 사람의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도록 쓰여져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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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 3000년을 이어온 설득의 완벽한 도구들
제이 하인리히 지음, 조용빈 옮김 / 토네이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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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들은 수사학을 리더십의 필수 요소로 여겨 고등교육의 핵심과목으로 삼을 정도였다.
언어의 연금술사인 그들의 말은 사람을 얻고, 원하는 것을 얻었으며, 까다롭고 강한 상대를 부드럽게 이길 수 있었다.
이는 비단 고대 리더들만이 아니라 현대인에게도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사실 인생은 치열한 논쟁의 연속이다.
일상에서 7살 아들의 치약쓰기 문제부터 직장생활의 아이디어 문제까지. 폭력이 허용되지 않는 현대사회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처음도 끝도 '말' 이어야 한다.

이 책은 수사학의 기본을 알려주며 다양한 말의 테크닉들을 소개한다.
'상대를 설득할 때, 성공사례를 보여주어라, 상상을 안내하라, 교차 대구법을 사용하라. 시간이 많은 사람처럼 굴어라, 감정을 터치하라, 단절과 불일치를 찾아내라' 처럼 매우 구제적이어서 상황에 맞게 적용해보기 좋다.

많은 설득의 기술 책이 다소 모호했다면 이 책의 방식들은 꽤나 구체적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모두 이런 수사학을 배우고 말로 격돌했다면 진정한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을 것 같다.
나도 기술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상대가 마음껏 점수를 따게하라, 안전마진을 확보하라, 보상을 약속하라, 극단적인 선택을 먼저 제안하라, '달리 생각하면' 을 달고 살아라, 신조어를 창조해내라, 더 나은 사람임을 입증하라' 같은 것들이다.

나를 낮추며 효과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있다. '빈틈을 만들고 조언을 구하라, 태도가 팔할이다. 상대의 미덕을 파악하라,
유능한 사람의 미소를 지어라, 과소평가에서 시작하라, 상식선에서 출발하라. 사랑의 광선을 전달하라'

물론, 능력은 없이 말만 한다면 그 사람은 오히려 비웃음을 사게 될것이다.
스스로가 능력을 갖추고 그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어떤 설득보다 더 강하다. '경험과 기대를 갖고 놀아라, 중언부언을 치밀하게 살펴라, 상대의 장점을 단점으로 전락시켜라, '왜냐하면' 을 찾아내라, 정의를 바꾸고 미래를 보게하라.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으로 승부하라'

손자병법에서 손자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병법' 이라고 했다.
책을 본다고 바로 실전에서 유창한 달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여기서 배운 수사학의 기본과 기법을 일상에서 잘 활용한다면 각자의 능력을 좀더 펼칠 수 있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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