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대화를 위한 지식 키워드 164
임요희 지음 / 문학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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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상식 사전에 가깝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의 상식이 아니라, 최근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책에 가깝다.

뭔가를 공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대화를 할 때 어줍짢게 말하지 않도록 기본 상식을 갖추기 위한 목적에 충실하게 정치, 경제 뿐만 아니라 문화에 해당되는 내용들, 신조어에 대한 내용,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는 편이라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메갈리아'에 대한 설명이었다.

메르스 시절, 디시인사이드에 있었던 메르스 갤러리에서 시작되어, 페미니스트들의 반격으로 메갈리아가 또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을 시간 순서에 따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이처럼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단순하게 그 내용만 이야기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어떻게 그 용어가 그런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 나름 상세하게 설명해주려고 하는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었다.

책은 크게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사회상황과 관련된 용어들을 다루고 있다.

빵셔틀이라던지, 딜레탕트, 토착왜구, 바넘 효과, 병맛 등 학문적인 용어들과 인터넷 용어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용어들을 통해서 지금 현재 사회에서 어떤 것들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대중들이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Part 2는 역사와 문명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사적유물론, 후추무역, 동북공정, 갑오개혁, 난징대학살 등 우리가 소위 말하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내용들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2021 미얀마 시위, 202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미래의 역사가들이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최근의 사건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내용의 정확성과 관점이 얼마나 중립적이고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중립적이고 정확한 사건의 흐름을 기술하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Part 3은 문화 예술 건강 레져와 관련된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다.

사실 이 파트가 나름 재미있는 분야였다.

가상현실, 어스, 메타버스, 증강현실 등 가장 최신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면서, 의식의 흐름, 산해경, 팬픽, 야오이, 움라우트 같은 일반적인 상식사전에서는 다루지 않는 내용들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19금이나 아미, OTT, 매그넘포토스 같은 문화 분야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내용들도 다루고 있어, 여기저기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때 대화꺼리가 될만한 상식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Part 4는 정치 경제 관련 내용이다.

일반적인 내용도 있겠지만, 리먼 브라더스 쇼크나 펀더멘털 모멘켐, 뉴딜, 종부세, NFT, 패닉바잉, 뉴노멀 등 최근의 경제 관련 내용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유익했다.

익히 아는 내용들이기는 했지만, 간략하게 그 내용들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유익한 점이 보였다.

Part 5는 철학, 과학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실 과학 용어들은 용어의 단순성에 비해 내용이 심오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다.

리좀, 랑그와 빠롤, 상상계/상징계/실재계, 초끈 이론, 오컴의 면도날 등 과학, 철학계에서 이야기하는 다양한 개념들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차원에서 꽤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예전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보니, 새로운 용어, 새로운 개념, 새로운 시도들이 매일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이런 책처럼 최근에 유행하는 용어들, 알아야만 아는척 할 수 있는 용어들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책이 유용해지는 것 같다.

특히, 단순히 용어에 대해 한줄로 설명하는게 아니라 그 배경과 히스토리까지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함을 넘어서 교양을 쌓는데 조금 이상의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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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 성공으로 가는 문화 마케팅 전략
더글라스 B. 홀트 지음, 윤덕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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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라는 것은 다루기 어려운 장난꾸러기 같은 무언가다.

브랜드라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표면적인 재료들은 공식처럼 존재한다.

근데, 정작 브랜드가 생명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공식이 아닌 예술의 영역 혹은 우연의 영역에 존재한다.

내가 의도한 대로, 구상한 대로 대중들이 생각해주는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재료들로 내가 의도했던 것을 알고 있음에도 대중들은 장난꾸러기처럼 그와는 정반대, 전혀 상관없는 무언가로 브랜드를 인식한다.

그래서 매번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 고객,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가 의도한 대로 메세지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확인하고, 다시 광고하게 된다.

그래서 브랜딩은 어렵다.

그래서 브랜딩은 오히려 우연의 산물로 얻어걸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브랜딩 모델을 4가지로 구분해서 제시하고 있다.

바이럴 브랜딩, 감성 브랜딩, 마인드 세어 브랜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딩의 공식들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를 떠올리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때문에 공식처럼 어떤 활동들을 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다시 활동을 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이클을 돌리게 된다.

근데, 공식은 존재하는데, 성과는 담보되지 않는다.

공식에 따라 움직이기는 하는데, 성과는 매번 달라지고,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그 많은 브랜드 중에 아이코닉 브랜드(Iconic Brand)가 되는 경우는 거의 운에 가깝다.

아이코닉 브랜드가 되고 싶은 브랜드는 많은데, Iconic Brand가 될 수 있는 정석은 없다.

근데, 저자는 10여개의 아이코닉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대해 연구하면서 마인드 세어 브랜딩과는 다른 문화 브랜딩의 공식을 제시한다.

단순히 브랜드 자체에 국한되는 공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적 맥락 속에서 어떤 신화와 연결시키고,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치와 연결시킬 것인가에 따라서 아이코닉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설명만 들으면 무언가 혼란스러운 내용들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여러 브랜드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그 내용이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멕시코의 싸구려 코로나 맥주가 어떻게 평화로운 여유 라는 가치와 연결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가 되었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연구한 결과들을 보면, 단순히 브랜드 자체에 대한 노력보다는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 가치, 정치적 상황과 어떻게 어우러져 신화를 구축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연구결과들을 기존의 브랜드 컨설팅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아이코닉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많이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에 대해 접근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측정하고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가치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고, 궁금한 점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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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 재단 :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하라 - 비일상 미스터리 그래픽 노블 SCP 재단 그래픽 노블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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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건 딸이건 초등학생은 다들 괴물, 귀신, 신기한 사건, UFO 등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요괴워치, 신비아파트 등이 인기를 얻는게 아닐까?

우리 시절에는 홍콩할매, 강시가 유행이었지만...

최근에 아들이 친구들 한테 들었다면서 SCP재단 이야기를 했다.

집 근처에 있어 자주 가는 IKEA가 사실은 SCP재단의 본부라면서 밤이 되면 이케아 직원들이 괴물과 외계인, 귀신을 잡으러 다니고, 이케아 지하에는 격리공간이 있어서 괴물, 외계인, 귀신이 감금되어 있다고 했다.

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들이라 관심있게 들어봤는데, 그 중심에는 SCP재단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재단일까....

"SCP 재단" 은 말하자면 백과사전과 만화를 합쳐둔 형태다.

기본적으로는 SCP재단에서 확보한 괴물, 외계인, 신비한 사물, 현상 등에 대한 백과사전이지만, 중간중간 SCP재단에 대한 이야기와 각각의 괴물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만화 형식으로 나온다.

SCP재단에서 확보한 괴물, 신비한 사물, 현상 등은 고유의 넘버링을 갖고, 격리등급이 나뉘어지며, 타입과 설명이 붙게 된다.

예를 들면, SCP-2933은 격리등급은 '유클리드'이며, 타입은 '장소/생물'이고, 코드명은 '무서움 씨(Mr. Scary)'이다.

그리고 이 개체에 대한 갖가지 설명이 뒤따르게 된다.






거대 해양 저수지에 일부가 잠겨 있는 철골 구조물이 2933-1 이고,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한 2933-A를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몸에서 녹이 생겨나고 2933-1의 최하층 구역에 있는 개체이며,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고, 성격은 매우 소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는 식의 상세한 설정이 뒤따른다.

이런 내용을 기반으로 각 개체에 대한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괴담과는 차원이 다른 디테일한 설정과 확장성을 엿볼 수 있었다.

SCP재단 책에서 나오는 개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구미호부터 시작해서 오래된 인공지능, 불토끼, 붉은 호수 등 이상하고 기괴한 개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디서 그런 상상력이 발휘되는지 의아할 만한 개체들의 디테일한 설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집단지성의 창의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설정들을 다 떠나서, 재미있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SCP재단의 개체 이야기들은 기괴하고 이상하고, 공포스럽고, 비정상적이고, 잔인하고, 때로는 역겨운 내용들도 존재했었다.

그렇지만, 'SCP재단' 책에서는 아이들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내용들은 빠지고, 최대한 정상적인(?) 내용에 가까운 개체들의 설명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만족스러웠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이 책을 산 이후로 매일매일 이 책을 보면서 개체의 넘버링과 상세 설명들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숙지하고 있다.

머지않아 책에 나오는 개체들의 모든 내용을 외우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재미있는 책이겠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디테일한 설정에 감탄하곤 했다.

재미있고, 보기에 즐거운 책이었다. 내가 외계인, 괴물, SF, 공포영화 등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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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몸을 만드는 고강도 다이어트 스트레칭 - 체지방 감소, 근력강화, 유연성, 체력증진을 위한
김성종.최호열 지음 / 북스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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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멋졌다.

서평단 신청할때 '쓸모 있는 몸을 만드는 고강도 다이어트 스트레칭'이라는 제목을 보고 어찌 신청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쓸모 있는 몸'이라니...

가뜩이나 체력도 떨어지고, 살도 찌고, 운동을 해도 제대로 몸이 안 움직이는 경험을 조금씩 하고 있는 상황에서 '쓸모 있는 몸' 이라는 표현은 너무 마음을 후벼파는 말이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읽기만 하고 싶었다. 초반에 왜 스트레칭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을 읽을 때만 하더라도 '아 그렇지. 그래서 스트레칭을 해야지'라면서 저자의 말에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나오는 'Part2. 준비운동' 편에서 조금씩 무서워졌다.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부터 나와서 용기를 내서 따라해봤다. 조금 땡기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해볼만 했다.

밴드를 이용해 많이 유연하지 않아도 시도해볼 수 있었고, 해볼수 있었다.

그날은 아프지만 시원하고, 땡기지만 늘어지는 느낌을 느끼며 '힘들지만 보람찬 하루였어!!'라고 생각하면서 잠들었다.

근데, Part 3. 다이어트 상체 스트레칭 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내 몸은 나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도저히 책에 있는 그 자세가 안 나온다. QR코드를 찍고 동영상을 봐도 내 자세와 선생님의 자세는 지구와 안드로메다 정도의 거리감이 존재했다.

도대체 몸이 어떻게 저렇게 펴지고, 늘려지고, 당겨지고, 접어지는지... 아무리 해보려고 해도 내 몸뚱아리는 나의 의지를 배반한다.

나보다는 훨~~~씬 더 유연한 마누라에게 해보라고 했더니, 곧잘 한다.

그렇다. 책이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이 문제였던거다.

그래서 상체 스트레칭은 다음을 기약하고, 그나마 자신있던 하체로 가기로 했다.

Part 4. 하체 스트레칭에 있는 자세들은 스트레칭이면서 하체 근력운동에 가까웠다. 런지와 스쿼트 등의 자세들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자세들이 나와서 그나마 따라해볼 수 있었다.

아마 다리찟기 같은게 나왔다면 책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른다. (근데 실제로 같은 저자가 쓴 다리찟기 책이 있다!!!!)

이 스트레칭을 할 때 아이들과 마누라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아빠 뭐해? 당신 뭐해? 무슨 자세야? '라는 질문을 꽤 자주 했다.

선생님과 같은 정확한 자세가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몸뚱아리를 어떻게든 정확한 자세로 만들어보려는 나의 노력이 웃기게 보였을꺼라는건 알고 있다. 사진으로 찍어준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웃겼으니까..



이 책 한권으로 뭔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근데,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어떻게 펴줘야 하는지, 내 몸 중 어디가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인지를 이 책에서 보여준 동작을 따라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이 책에서 보여준 동작을 해보는게 중요할 것 같다.

그 전에 내 몸이 잘 버틸 수 있도록 적당한 강도로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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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 크래시 2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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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권이다.

1권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기본적 개념과 미래세계에 대한 내용들을 보여줬다면,

2권에서는 메타버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메타버스를 단순한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 세계로 바라보고 있다.


인간의 감각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시뮬레이션 하고, 현실의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고 그 반대의 작업들을 해낼 수 있게 되었을 경우에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상상을 보여주고 있다.


DNA 정보가 TCGA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고, TCGA의 배열과 중첩이 한 생명체의 모든 정보들을 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언젠가는 모든 DNA를 디지털 정보로 치환해 저장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걸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상을 2권에서 풀어내고 있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사이버 세상의 바이러스가 현실의 바이러스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CRISPR(유전자 가위) 기술이 만들어져서 DNA를 편집할 수 있게 되었다는걸 감안하면

기존에 무해했던 바이러스를 사이버 세상의 바이러스가 가진 디지털 정보에 기반해 조작할 수 있을 것이고,

동일하지는 않지만 디지털 세상의 바이러스가 가진 특성을 현실에서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모른다.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실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블랙선 앞에서 스노크래시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바이러스와 마약과 종교가 무슨 차이가 있냐고 이야기했던 1권의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가 이해되었다.


그리고 그 말이 가지는 무서운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에서 종교가 어떤 의미인지, 그게 마약이나 바이러스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어쩌면 사람의 현실 인식을 조작하고 행동과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보다는 작중에 등장하는 초소형 컴퓨터와 현실과 연결되는 메타버스를 좀 더 집중해서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초기단계인 메타버스를 30년 전에 예측했던 작가가 설명하는 메타버스의 발전된 모습은

아마도 향후에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고,

작가가 이야기한 초소형 컴퓨터도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현실의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있게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속물적인 생각도 들었다.


이 작품을 현재에 읽으면서 재미는 사실 좀 덜했다. 이미 경험해본 것, 혹은 경험해볼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니까.


그렇지만, 30년 전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할 수록 놀라운 것 투성이였다.

만약 30년 전에 이 작품을 읽었고, 그 이후에 지금의 세상을 봤다면 아마 이 책을 예언서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읽고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닐 스티븐슨의 최근작인 세븐이브스 시리즈를 꼭 읽어보기 바란다.


장대한 스케일의 인류 멸종 스토리를 흥미로운 역사서처럼 풀어주는 소설이다.

너무 현실적이라 소설을 읽는 동안 지구로 오는 소행성 정보들을 찾아봤을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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