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하라 - 비일상 미스터리 그래픽 노블 SCP 재단 그래픽 노블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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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건 딸이건 초등학생은 다들 괴물, 귀신, 신기한 사건, UFO 등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요괴워치, 신비아파트 등이 인기를 얻는게 아닐까?

우리 시절에는 홍콩할매, 강시가 유행이었지만...

최근에 아들이 친구들 한테 들었다면서 SCP재단 이야기를 했다.

집 근처에 있어 자주 가는 IKEA가 사실은 SCP재단의 본부라면서 밤이 되면 이케아 직원들이 괴물과 외계인, 귀신을 잡으러 다니고, 이케아 지하에는 격리공간이 있어서 괴물, 외계인, 귀신이 감금되어 있다고 했다.

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들이라 관심있게 들어봤는데, 그 중심에는 SCP재단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재단일까....

"SCP 재단" 은 말하자면 백과사전과 만화를 합쳐둔 형태다.

기본적으로는 SCP재단에서 확보한 괴물, 외계인, 신비한 사물, 현상 등에 대한 백과사전이지만, 중간중간 SCP재단에 대한 이야기와 각각의 괴물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만화 형식으로 나온다.

SCP재단에서 확보한 괴물, 신비한 사물, 현상 등은 고유의 넘버링을 갖고, 격리등급이 나뉘어지며, 타입과 설명이 붙게 된다.

예를 들면, SCP-2933은 격리등급은 '유클리드'이며, 타입은 '장소/생물'이고, 코드명은 '무서움 씨(Mr. Scary)'이다.

그리고 이 개체에 대한 갖가지 설명이 뒤따르게 된다.






거대 해양 저수지에 일부가 잠겨 있는 철골 구조물이 2933-1 이고,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한 2933-A를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몸에서 녹이 생겨나고 2933-1의 최하층 구역에 있는 개체이며,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고, 성격은 매우 소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는 식의 상세한 설정이 뒤따른다.

이런 내용을 기반으로 각 개체에 대한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괴담과는 차원이 다른 디테일한 설정과 확장성을 엿볼 수 있었다.

SCP재단 책에서 나오는 개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구미호부터 시작해서 오래된 인공지능, 불토끼, 붉은 호수 등 이상하고 기괴한 개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디서 그런 상상력이 발휘되는지 의아할 만한 개체들의 디테일한 설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집단지성의 창의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설정들을 다 떠나서, 재미있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SCP재단의 개체 이야기들은 기괴하고 이상하고, 공포스럽고, 비정상적이고, 잔인하고, 때로는 역겨운 내용들도 존재했었다.

그렇지만, 'SCP재단' 책에서는 아이들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내용들은 빠지고, 최대한 정상적인(?) 내용에 가까운 개체들의 설명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만족스러웠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이 책을 산 이후로 매일매일 이 책을 보면서 개체의 넘버링과 상세 설명들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숙지하고 있다.

머지않아 책에 나오는 개체들의 모든 내용을 외우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재미있는 책이겠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디테일한 설정에 감탄하곤 했다.

재미있고, 보기에 즐거운 책이었다. 내가 외계인, 괴물, SF, 공포영화 등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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