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 크래시 1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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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설명에 혹했다.

SF광인 나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게다가 메타버스의 원조? 라니.... 안 읽을 수 없었다.



근데... 첫 장면부터 요상하다.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일거라 예상했지만, 이건 너무 파격적이다.


배달원인 히로 프로타고니스트.

근데, 그 배달원이 닉네임이 아니라 진짜 피자 배달원을 뜻한다니...

게다가 그 배달원은 선망받는? 직업 중 하나고 전문직이라니...


그리고 피자 프랜차이즈의 대표는 마피아이고, 정해진 시간 내에 배달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장인 마피아 보스는 고객에게 가서 사과하게 되고, 원인을 제공한 배달원은 마피아 보스의 화를 오롯이 받아내야 한다니...


30년 전의 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게다가 솔직히 좀 웃겼다. 이게 미국식 유머인가 싶을 정도로 당황스럽고 웃겼다.


프리랜서 해커로 활동하던 히로는 메타버스에서 초기부터 활동하던 초창기 해커 중 하나로

자신과 동료들의 아지트인 블랙선에서 스노크래시라는 것에 대해 아느냐는 정체불명의 아바타를 만나게 된다.


거기서부터 모든 혼란과 사건이 시작된다.

히로가 겪는 사건들도 재미있고 쓸 이야기가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닐 스티븐슨이 그린 미래 세계가 더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해체되고, 도시 단위의 자치체계가 만들어졌다.

국가라는게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국가에서 제공되던 기본적인 서비스는 모두 민영화 되어 돈이 없다면 뭐 하나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도로, 경찰, 감옥까지 모두 민영화되어서, 경찰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 단위의 규정에 따라 자의적으로 사람을 잡는다.

감옥도 민영화 되어 있어, 돈을 받아야만 풀어주고,

도로의 관리나 이용 규정도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특정 지역은 허가된 사람이 아니면 들어갈수조차 없고, 그 지역으로 연결되는 도로도 모두 돈을 내야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점점 이런 모습들로 변해가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닐 스티븐슨은 미래를 예언한 예언가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에 대한 묘사는 가히 놀라울 정도다.

최근에 업무 때문에 이용하게 된 제페토의 모습을 보면, 닐 스티븐슨이 그렸던 메타버스의 모습을 베껴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큰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에 건물들이 늘어서고, 그 건물에는 광고가 붙고, 그 안에 들어가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광고. 그리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부동산 구매/투기 등등..


현재의 메타버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보면 닐 스티븐슨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필립 K 딕의 단편소설 [물거미]에서 SF소설이 예언서로 취급되고, SF작가들을 예언자로 숭상되는 미래에서

파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예언자(SF작가)를 찾아가 미래의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우리도 메타버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스노 크래시를 반드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2권에서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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