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레베카 마시카 카추바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카추바가 돌보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시카는 영웅이었다. (…) 그 어떤 야만도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향한 인류의 열망을 이길 수 없음을 그는 내게, 이 세계에 보여주었다." - <콩고의 마마 레베카 마시카 카추바: 전쟁 속에서 끌어안은 인간의 존엄> 중에서
때때로 나는 생각한다. 모욕을 당할까봐 모욕을 먼저 느끼며 모욕을 되돌려주는 삶에 대해서. 나는 그게 좀 서글프고, 부끄럽다. - <최미진은 어디로> 중에서
좋은 책이란 물론 거침없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구절들을 통해서 나 자신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서란 거울 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그 한 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게 하고, 안이해지려는 내 일상을 깨우쳐준다. 그와 같은 책은 지식이나 문자로 씌어진 게 아니라 우주의 입김 같은 것에 의해 씌어졌을 것 같다. 그런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울 때처럼 시간 밖에서 온전히 쉴 수가 있다.- <비독서지절> 중에서
처음에는 지레 딱딱할 거라 생각하고 펼쳐들지 않았어요. 최근에 머리말과 목차를 보니 저자가 쓸모를 생각하지 않은 채 책을 읽어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글도 있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러나 강연을 하고 강연 원고를 정리하면서 오로지 책 읽는 즐거움이라는 쓸모 외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책 읽기였을지라도 어느 순간부터는 제 삶의 많은 부분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었음을 새삼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