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서명이 담긴 책을 오늘 받고는
한참을 보았습니다.
책을 휘리릭 넘기며 놀랐습니다.
꽤 겹치는 궤적과 시간들이 있습니다.
묘하게 빗겨가기도 합니다.
하나하나 다 적기도 어렵습니다.
방금 읽은 장에는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산다>가 나옵니다.
저는 씨네큐브에서 혼자서 보았어요.
연필은 블랙윙 바우하우스와 파버카스텔 퍼펙트펜슬이 등장하지만,
저는 파버카스텔 9000 3B에 정착했습니다.
최근에는 통심 흑연 연필을 발견해서 아주 잘 쓰고 있어요.
작은 사치입니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아직 확인하지 못한
긴 시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을 겁니다.
지금도 교보문고에 다닙니다. 언젠가 리모델링 후 종로서적을 더 좋아했지만, 이제는 교보문고로 돌아왔습니다.
초등학교 때 처음 갔었고
고등학교에 간 후 산 첫 번째 책은 한하운 시인의 책이었습니다.
문구류는 버스정류장 시청역 앞에 있던 동방플라자로 보러 다녔습니다.
건축을 하지도 않았지만 로트링 제도펜으로 필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넓은 세상을 향한 소극적인 탐험이었던 거겠죠.
비행기에 관한 영화 중 <해피 플라이트>와 <셜리, 허드슨 강의 기적>은 영화관에서 봤고,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에어 플레인 1, 2>가 나오지 않아 살짝 서운했습니다.
부산하면, 저는 최백호씨와 에코브릿지의 <부산에 가면>을 좋아합니다.
참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벌써 직장을 몇 번 옮긴 저는
저자처럼 한 직장에서 정년퇴임할 길이 막혔지만,
음악과 영화와 여행과 책과 시가 있어
그냥 편안하고 좋습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에스토니아 국적을 신청해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ㅎㅎㅎ
듣다보면 그리운 음악과 같이,
읽다보면 그리운 언제가 떠오릅니다.
* 종로09번과 종로11번을 좋아합니다.
09번을 타고 가는 수성계곡과
11번을 타고 갈 수 있는 ‘라면땡기는 날’도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