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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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 다이앤 애커먼, 작가정신 / 2023-03-07, p, 544>

- 의식이라는 찬란한 열병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감각을 이해해야 한다.

👃🏻smell,후각
- 언어가 존재하는 세계에서, 경이는 언어의 칼날 아래서 쉽게해부되고, 냄새는 자주 혀끝에서 맴돈다. 그러나 그뿐, 그것은신비로운 거리를 유지한다. 냄새는 수수께끼이고, 이름 없는 권력이며, 성스러움이다.

- 가장 불행한 일은 가슴 설레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향기를 상실했다는 것이리라.

❤︎개인적으로 냄새에 꽤나 민감한 후각을 지닌 나는 심지어 섬유유연제 향에도 머리를 지끈지끈해댄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향을 굉장히 선호한다. 기왕이면 무향도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다양한 냄새에 대한 이야기라니, 향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냄새가 불러일으키는 추억, 냄새를 맡기 위한 인체의 과정(모든 장에서 어떤 기관을 이용하여 어떻게 감각을 느끼는지에 대한 설명은 교과서로 배우는 게 아니다 보니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역시 좋았다.
작가들의 향에 대한 냄새에 대한 묘사, 페로몬, 재채기 등 흥미진진하다.

🤝touch, 촉각
- 신체 접촉을 통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전달되는지는 모릅니다. 다른 감각은 특정 감각 기관에 집중되지만, 촉각은 온몸에다 퍼져 있으니까요.

- 촉각은 독특한 기능과 성질을 가진 감각이지만, 다른 감각들과 결합하는 일이 많다. 신체 접촉은 유기체 전체뿐 아니라, 그 유기체의 문화와 접촉하는 개인에게도 영향을 준다.

❤︎ 터치가 주는 안정감, 특히나 원숭이로 실험한 결과가 매우 흥미로웠다. 신체접촉의 결핍이 뇌 손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결과는 신체 접촉을 비교적 조금 박탈당했던 원숭이도 뇌손상을 입었다는 점이다. 신체 접촉의 중요성이 이렇게나 대단했다니 말이다. 또한 고통의 감각, 손, 동물, 키스 등 다양한 사례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 taste,미각
- 다른 감각들은 혼자서도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즐길 수 있지만, 미각은 대단히 사회적이다. 혼자 식사하는 것을 꺼리는 인간에게 음식은 대단히 사회적인 구성요소다.

❤︎ 음식과 섹스, 식인,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로마에 관한 흥미로웠던 이야기, 초콜릿, 바닐라 등등 아주 흥미롭다.

👂🏻hearing, 청각
-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는 자신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는 자신의 심장이 멈출까봐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이의 심장이 침묵할까봐 두려워한다.

❤︎ 소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소음에서부터 음악 등 소리가 없는 세계는 다양성을 박탈당할 수 있구나를 여지없이 느꼈다

👀vision,시각
- 눈은 최상의 입체적 쌍안경이다. ~세계는 눈을 통해 들어올 때 가장 풍부한 정보와 가장 즐거운 느낌을 제공한다.

❤︎ 하늘, 색깔, 잎새의 변화, 동물, 화가의 눈 등 다양한 이야기

💗synesthesia, 공감각
- 일상생활은 지각에 대한 끊임없는 폭격이나 마찬가지여서 누구나 감각의 뒤섞임을 경험한다.

❤︎ 이 책은 단언컨대 독서의 행위를 감각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책이었다. 난 이 책에서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결국 사랑은 이 모든 감각을 채워주는 가장 극대화된 감정과 행동인게 아닐까. 또한 다른 책을 아주 맛있게 읽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책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오롯이 느껴볼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아주아주 고마운 책이었다.

사실 최근에 계속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계속 읽고 싶은데 주저주저했다. 내 독서의 끝판왕으로잡은 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이 책이 떠올랐다. 내 감각을 이 책으로 벼리고 벼려서 그 책을 꼭 완독하는 날이 오길기다려야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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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유즈키 아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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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 유즈키 아사코, 리드비/ 2023-03-10, p,308>

<Come Come Kan!- 대문호의 동상과 이야기하게 된 신인 작가>

📝 아무리 해 봐도 노래도, 춤도 다 꽝이었지. 다들 날 보며 많이 웃더라. 그런데 나는 노래와 춤이 정말 좋았어. 좋아하는걸 하면 얼마나 즐거운데. 뭐 어때? 자네가 즐거우면 뭐든 다 해도 돼.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그 사람의 문제지, 자네가 떠안을 문제는 아니잖아.“
✿ 첫 이야기를 읽자마자 이 책 진짜 너무 좋다! 라고 생각했다. 기쿠치 칸에 대해서는 예전에 시와서의 작품 어느 바보의 일생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일화에서 나왔기에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유쾌한 스토리로 읽으니 그의 작품에 대해서도궁금해졌다. 상처가 있어야지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새로운 친구도 또 다름 관점에서 바라보는 나를 깨닫는 주인공이 사랑스럽다.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삼십 년 전과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작가>

📝 모레에게는 생활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가 지금은 물론 옛날에도 없었다.

<용사 다케루와 마법 나라의 공주 - 전철의 여성 전용 칸은 역차별이라 믿는 남자>

📝“저는 주어진 일을 다 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외모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말까지 들어야 합니까?”

<아기 띠와 불륜 초밥 - 아기 띠를 하고 불륜 커플 명소에 나타난 어머니>

📝 마사미가 경멸해야 할 사람은 그 여성이 아니라, 어쩌면 옆에 있는 남자가 아닐까. 그들이 이렇게 다림질이 잘된 셔츠를 입고 젊은 여자와 고급 초밥을 먹는 사이에, 그 등 뒤에는 집안일과 육아에 쫓기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 저자의 작품 중 “버터”를 생각하게 했다. 음식에 대한 묘사는 정말 기깔나게 잘하는 것 같다! 불륜 커플 명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등장인물을 통해 통쾌함이 느껴졌다.

<서 있으면 시아버지라도 이용해라 - 얼결에 이혼한 전남편의 아버지와 살게 된 싱글 맘>

📝 “모르는 게 있으면 알아보면 되고 물어보면 된다는 것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구나.”
✿ 좋았던 작품 중 하나! 불륜으로 이혼을 결심하고 본가로 돌아왔는데, 시아버지가 손녀를 보지 못하면 적적하기도 하고, 아들과 사는 건 피곤하고 득과실을 따졌을 때 며느리?랑 사는게 편하겠다고 오는데.. 그녀는 이제 시아버지에게 막 시킨다.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통쾌하달까.. 일본드라마나 영상을 많이 접한 나에게는 이질감없이 재밌게 읽혔다.

<키 작은 아저씨 -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 인생 역전을 꿈꾸는 소녀>

📝소녀소설이란 가난한 소녀가 부유층을 만나 지원 받는 이야기라고 아코는 해석했다. 그러나 바뀌는 것은 소녀가 아니다. 언제나 부유층 쪽이다. 그들은 자신의 특권을 알아차리고 갖지 못한 자와 함께 나누는 소중함을 깨닫는다.
✿ 개인적으로 좋았던 이야기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이었다. 코시국 시대에 마스크를 쓰고 나서 미인이야기를 듣다가 마스크를 벗으면 실망하는 사람들, 친구의 권유로 간 성형외과 대기실에서 우연히 읽게 된 어린이용 책 하이디를 보고 아코의 변화는 시작된다. 스토리가 상큼발랄 톡톡 튀었달까? 사이다 같은 이야기였다. 하이디를 홀린 듯 결제한 나를 발견했다.

<아파트 1층은 카페 - 1931년 여성 전용 아파트 1층에 카페를 차린 여자>
📝 자유 같은 거보다 말이죠, 온전히 행복해지는 길을 생각하는 게 낫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 우리가 아는 일본의 옛 문인들 이름이 나오니까 막 신기하고 옛날 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정말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보았다.

유즈키 아사코, 이번 그녀의 글은 정말 어디로 튈 지 가늠이 안 되었다. 유쾌상쾌통쾌한 이야기들에 내 마음이 시원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글은 #서점의다이아나 란 책으로 접했었다. 2014년 출판된 책이다. 그 책이 소녀문학을 좋아했던 것으로 느껴졌던 나는, 저자가 이번엔 어른들을 위한 당찬 소녀문학을 쓴 것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든 일본 단편소설집이었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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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 홀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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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홀 - 김유원, 한겨레출판 / 2023-03-06, p,344>

- 포기나 좌절, 질투나 미움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체념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다시 세상에 나가보자고 마음먹었을 땐 배려가 아니면 새로움을 제안받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배려조차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꼬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것이 아닌 건 결국 잃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며 순옥은 살아왔다. 버리거나 버려지는 것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살다 보면 모든 걸 한순간에 잃는 것 같아도, 살아보면 어떤 걸 완전히 잃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고. 그러므로 완전히 잃지는 않을 기회 또한 여러 번 있다고. 때로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실을 막아주기도 한다.

- 이 굴욕적인 상황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고 했다. 그게가장 쉬운 길임을 알고 본능적으로.

- 나도 블랙홀로 들어가고 싶어. 아무도 내 시체를 보지 못하게. 더는 어떤 것도 꼬이지 않게.

🖤 경남 작은 시골 마을, 은수리에 고향은 이 곳이지만, 서울에서 일하다가 사정이 생겨 시골마을로 내려 온 두 딸 5학년 필희, 3학년 필성이의 아버지, 희영과 은정 새로 전학 온 필희는 삼총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필희의 엄마와 은정의 아빠가 함께 사라져 버리고 그들의 우정은 멀어진다. 그 후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연락을 하고 지낸 희영과 필희, 뒤에 저수지에 함께 갔다가 사라진 필희, 희영은 속으로 필희가 블랙홀로 사라졌다고 여긴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 후의 이야기.

나는 심연을 알 수 없는 자신만의 블랙홀을 안고 사는 그들의 아픈 이야기를 엿 본 느낌이었다.

번듯한 의사의 아내, 아들과 딸의 엄마로 살아오지만 마음의 블랙홀이 있는 희영
우울증을 앓았던 엄마였기에 밝았던 희영을 선택했던 남편 찬영, 등으로 막고 있는 가정의 구멍.
희영과 외관은 비슷한 아파트단지이지만 1,2 단지로 나눠진 임대형 아파트에 사는 자식도 남편도 없고 엄마마저 돌아가신조카의 일식집에서 일하는 미정
자식을 버리고 사랑의 도피를 한 필희와 필성의 엄마 순옥,
엄마가 도망가고, 언니가 사라지고 굵직한 사건으로 웬만해선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도로안전과에서 일하는 필성,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암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정식,
빚으로 삶을 그만두려 했지만 희영의 도움으로 찬영의 병원에서 일하게 된 혜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엄마와 함께 은정

저마다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블랙홀, 나는 누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에 홀린 듯이 글을 읽어나갔다.
왜 제목이 미확인홀일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타인의 블랙홀을 가늠해 볼 수 없다.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는 그게 어떤건지 모르는 문자 그대로 미. 확. 인. 홀 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타인의 마음의 구멍을 알아차리고 알아차려주는 이들이, 혹은스스로가 헤쳐나오려고 발버둥치는 일들이 모두 내겐 위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발췌문장 중..

📝“나는 거의 모든 걸 이해받으며 살았어. 내가 잘나거나 좋은 환경을 타고나서는 아니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살아서 그래. 이해받는 건 내 문제가 아니더라고, 상대의 문제지. 그러니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어. 알아. 이해받지 못해도 뱉어내야 살 수 있단 말도 있단 거. ”

이 문장이 정말 와 닿았다.

🔍표현이 좋았어서 발췌한 문장🔍
+ 부모를 잃었지만 보육원엔 갈 수 없는 중년 여성 엄미정
+ 모래처럼 버석한 관계의 동료도 있단 건 일용직 일을 하면서 알았다.

*하니포터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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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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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 e.m. 델라필드, 이터널북스/ 2022-08-23, p,272>

1929년 11월 7일의 일기를 시작으로 1930.10.23일자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곳곳에 공감과 유머의 포인트가 있었다.

남편 로버트, 딸 비키, 아들 로빈의 아내이자 부인인 그녀
아들 로빈이 담뱃갑 카드를 모으는 걸 달라고 해서 모으는 엄마의 모습은 왤케 귀엽던지, 지역 부부 의원과 점심을 먹으러 가서 구할 수 없는 소소한 사치품인 각설탕 한 조각을비키에게 주고 싶어서 핸드백에 하나 쑤셔 넣었는데, 감사 인사하고 나오는 길에 핸드폰 놓쳐서 각설탕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이쿠야 …ㅋㅋㅋㅋㅋ 타인의 말 한 마디에 살인자가 된기분으로 잠자리에 든다는 글은 엄마라서 자꾸 더 흔들리는 지금과 마찬가지인 모습에 세상 엄마 다 똑같구나 싶었다. 가계 경제가 쪼들려 남편 방수코트 몰래 팔아버리고 갈등하는 모습, 이성 잃고 지름신 오신 모습, 한도 늘리고 기분 전환 위해 지르는 모습.. (나만 그런 거 아니라고..) 아가씨라고 불러줘서 마음이 누그러지는 귀여움, 문학클럽도 가고, 친구 로즈와의 여행으로 한껏 즐기는 모습도 있고, 아이들과 또 다가올 당좌대월에 걱정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 이야기들, 이래서 브릿지 존슨을 이야기하는구나 싶었다.

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발췌문보다는 내게 와 닿았던 문장들과 간단한 생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 인간의 운명은 어째서 이토록 불공평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환생을 믿고 싶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한창 상상해본다. 모든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낫고 레이디 복스와 나의 입장이 뒤바뀐다면 어떨까? 의문:이런 추상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건 시간낭비일까?

- 여기서 그녀가 의문이라고 적는 것들 내밀한 속내를 보는 것 같아서 공감가서 너무 좋았다.

사촌 앤젤라가 나보다 사교술이 뛰어난 것 같다며 하지만 굳이 얘기하지 않는 그 꽁함이 마음에 든다. +레이디 복스에 대한 속내에 대한 이야기가 차마 말로 할 순 없지만 맘에 든다. 은근히 비틀고 꼬집는 이야기 재밌다.

🌿이틀 전에 기운을 차리고 아래층에 내려가 차를 마시려다가 현관 선반에서 봉투도 없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채 나를 바라보는 어마어마한 세금 청구서를 마주치곤 병이 도질세라 얼른 침대로 돌아갔다. 메모: 소설에서 묘사되는 요양의 풍경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소설에서는 주로 여주인공이 봄꽃과 햇살을 보고 환희에 젖을 뿐 세금 따위는 언급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 아니 표현 너무 재밌다. 세금 청구서 마주하곤 병이 도질세라 !!

🌿메모:엄마들은 늘 자기 자식이 다른 아이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속상하지만 미키는 외모로나 매력으로나 예절로나 분명히 로빈과 비키보다 월등하다.

- 이 엄마 찐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엄마라고 다 내 눈에 고슴도치 아니고 부족한 거 다는데 일기에 요렇게 적어놓으니 어찌나 인간적인지.. ㅎㅎ

주저리주저리 길어졌지만, 책 소개에서 느꼈듯이 ‘어른 맛’브릿지 존스의 일기였고, 100년 전 여성의 인권을 생각하면 (그리고 당시 1920년은 30세 이상의 특정 계층 여성에게 처음 참정권이 부여되었고, 28년에 완전한 참정권이 확립되었다) 여성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쓰여진 이 이야기가 그 시대의 여인들에게 어떤 즐거움으로 다가왔을지 너무 잘 느껴진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중산층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써달라는 편집장의 요청에 의해 매주 연재한 작품이다)

1930년 영국 여인이지만 2023년을 사는 나도 그녀와 별 다를 것 없는 인생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가진 책이었다.

이 다음 이야기는 런던으로 가던데, 친구 로즈의 더 넓은 세계로 확장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듣고 출발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런던 다음은 미국, 그다음은 전쟁이 배경인데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지 아주 궁금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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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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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김지호, 한겨례출판/ 2023-02-20, p,296>

- 뭐든 처음이 힘들잖아. 그럴 땐 우리가 그 ‘처음’뒤에 줄줄이 세워둔 것들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야. 어서 계산을 마치고 카운터를 통과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처럼 등 뒤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그것들 말이야. 혹시 그런 성급함과 중압감이 첫걸음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씀드린다. “먼저 아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하거나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한 경험이다. 1차적 인간관계인 가족을 장애물로 인식한 아이는 회피 혹은 공격적인 행동을 키운다. 당연히 사회성이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 “홍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스케줄에서 빼시고, 혼자 있는 시간을 보장해주시고, 혼자 하겠다고 하면 안 될 게 뻔하더라도 지켜보세요. 홍이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실패에 익숙해져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홍이는 홍이, 엄마는 엄마, 아빠는 아빠가 되어야할 때라고 생각해요.”

✿ 언어치료사로 의사소통 장애를 겪는 아동, 청소년, 성인과 만나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2007년 가을부터 2022년 겨울까지 만났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태어나고 일정 시간을 지나오면서 언어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원하는 바를 표현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되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는 걸 또 이렇게 새삼 알게 된다.나의 관계가 협소하기도 하고, 비율적으로 따져봤을 때 장애인보다는 비장애인이 많기도 할 터이다. 그래서 접해 본 이 이야기들에는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초등학생 때 뇌종양이 발견된 은이, 초기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다른 모습일 터인데 종교인인 은이 아버지의 비의료적인 방식으로 그 시기를 놓쳐 신체적, 언어적 능력이 소실된 이야기는 왜 이렇게 속이 상했을까.. 게다가.. 그 아이와 수업을 한지 만 3년 가까이 진행되었을 때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이.. 언어치료사 생활을 하면서 마주친 세 번의 죽음 중 가장 처음인 이 죽음에 비로소야 이별하자는 저자의 아이에게 보내는 담담한 편지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자폐성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게 하다가 거부행동이 본격화되고, 아이가 적대적 행위를 결국 ‘사람’에게 향하게 되고 폭력이 이어지고, 이 행동이 또 다른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이 마지막에는 무기력의 단계로 가는 화니의 이야기는 문득 정인이 사건이 떠올랐다. 어린이집에서 공개한 cctv속의 무기력한 아이 모습이 떠올라 언어의 부재로 인한 침통함이 느껴졌다.

저자가 라포형성을 위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아이의 곁에서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과정이 결국은 그 아이들도 모두 똑같은 아이일 뿐, 똑같은 신뢰와 공감을 쌓고 포용력 있는 마음으로 받아주어야 한다는 걸,

상담자의 부모가 “나중에 우리 죽고 나면 어떻게 될지가 제일 큰 걱정이에요. 누가 쟤를 보살피겠어요. 형이 있다고 해도 자기 가족들도 있고, 평생 동생 때문에 마음고생한 앤데 걔한테 떠안게 하는 거 자체가 가혹한 일이죠. 사실은 지금이 가장 좋을 때예요. 학교도 다니고 나라에서 지원도 해주고 할 때가요. 앞으로가 큰 일이죠...”
라는 이야기에는 발달장애인들은 학교를 떠나면 모든 지원이 끊긴다. 보육원의 아이들이 성년이 되면 모든 지원이 끊겨서 사회에 내던져지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장기적으로 지원이 될 수 있는 계책의 필요성을 느꼈따.

특히나 장애 아이의 보육 책임자가 90%이상이 아이의 어머니라는 거에는 씁쓸했다. 어머니와 아이만이 덩그러니 놓여진 있는 고립된 섬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 속에 사회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점이 꽤나 많다는 것과 씁쓸하면서도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걸 느꼈다.

*하니포터6기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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