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빛의 순간들 - 100개의 대표작으로 만나는 클로드 모네의 모든 것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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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의 순간들 - 박송이 (지은이) 빅피시 2026-05-27>


좋아하는 화가를 꼽으라면 내게는 단연 모네다. 뭐랄까. 그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여담으로 나는 일본어 단어 ’木漏れ日(코모레비)’를 무척 좋아한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뜻하는 말이다. 모네의 그림을 볼 때마다 늘 그 단어가 떠오른다. 빛이 비추는 순간을 캔버스 위에 붙잡아 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나는 모네의 그림을 좋아한다.

모네의 삶에 대해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다. 이 책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남긴 그림들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시대의 풍경을 함께 보여준다. 노화와 상실을 겪어가는 한 인간의 시간을 그림과 함께 읽어가는 경험은 생각보다 깊고 값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모네가 추구했던 그림의 방식이었다. 기억 속에 남은 관념적인 색채가 아니라, 야외의 자연광 아래에서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색을 담아내기 위해 빛을 따라간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 그리고 싶은 그림을 계속 그리기 위해 때로는 팔릴 만한 그림도 그려야 했던 현실을 살아내는 모습,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책임을 다하려 애썼던 모습까지. 화가 모네뿐 아니라 인간 모네를 조금 더 가까이 만나게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백내장으로 인해 색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이후에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그림들을 마주할 때는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이 책에는 모네의 대표작 100점이 함께 실려 있는데,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작품들도 많았다. 내가 알고 있던 모네는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했구나 싶었다. 새롭게 알아가는 즐거움 또한 컸다.

개인적으로는 위대한 화가로서의 모네보다 인간 모네의 모습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두고두고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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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찻집 김지안 멧밭쥐 그림책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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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찻집 - 김지안 (지은이) 창비 2026-05-27>


나는 수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좋아하는 꽃을 손에 꼽으라면 꼭 들어가는 꽃이 바로 수국이다.🩵 알아야 보인다고 했던가.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수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이 책은 다섯 마리 멧밭쥐가 여름이면 풍성한 수국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수국 찻집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찻집에는 수국꽃이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찻집을 꾸려오던 두꺼비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찻집의 문도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멧밭쥐들은 할머니를 도와 다시 수국을 가꾸고, 찻집을 열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멧밭쥐들의 다정한 마음이 참 사랑스럽다. 꽃이 진 뒤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수국의 특성을 이해하고, 수국이 다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또한 흙의 성질에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지는 수국의 모습은, 각기 다른 환경과 기질 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우리 인간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에도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는 할머니의 마음, 그리고 그 공간이 다시 사람들에게 즐거운 만남의 장소가 되어가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감수성은 더욱 풍성해지고, 자연과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람도 꽃도 저절로 피어나는 것은 없다. 누군가의 관심과 정성, 사랑이 있어야 비로소 아름답게 꽃을 피운다. 책장을 덮으며 수국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이 여름과 참 잘 어울리는, 다정하고 따뜻한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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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인생 공부 - 오만과 냉정 사이, 천하를 가른 심리전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PASCAL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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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인생 공부 - 김태현 (지은이), 사마천 (원작) PASCAL 2026-05-04>


고등학교 2학년 한문 수업 시간, 선생님께서는 1년 내내 고사성어의 유래를 들려주셨다. 그때 배운 수많은 성어 중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토사구팽‘이었다. 그동안은 대충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초한지 축약본은 심리학적인 관점까지 더해져 있어 정말 흥미진진했다.

책을 덮고 나니, 영웅들이 패권을 장악하고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장기판의 말처럼 사람들을 치밀하게 움직이고 제거해 나가는 모습이 인간 본성의 날것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 특히 유방이 한신을 죽이는 비정함은,(유방만도 아니다. 권력을 차지하고 나서 대부분의 이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빅브라더가 권력을 유지하려고 영원한 전쟁을 조작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항우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전장을 누비다가도, 정작 정치를 해야 하는 야수의 본능이 사라진 공간에서는 우유부단해졌고 참모 범증의 말조차 귀담아듣지 않았다. 반면 유방은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아내와 아버지를 버리고 달아날 만큼 나약했지만, 적어도 자기객관화만큼은 확실했던 것 같다. 사람을 보는 안목과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결국 그를 천하 통일로 이끌었으니 말이다. 한편, 한신은 너무나 우직했기에 오히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저 세명 외에도 소하, 장량, 범증, 팽월, 영포같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메인 주인공들의 서사와 함께책략, 의심, 불안, 질투가 만들어낸 심리전과 판을 읽는 게 이 책의 진짜 묘미였던 것 같다.

단순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반복되어 인간의 마음과 상황을 읽어내는 길잡이로써도 유용할 듯하다. 요즘 현대시대, 철저히 개인주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을 이해해보기에 한번쯤은 꼭 읽어야할 필독서인 것 같다.

이제 삼국지 완역본을 읽어야 할 차례가 됐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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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
이옥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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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지은이) 위즈덤하우스 2026-05-11>


최근 책 소개에서 예쁜 표지를 보았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이옥토’라는 세 글자. 이름을 자꾸 접하게 되니 왠지 모르게 친근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홀린 듯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초기 사진과 미공개 사진 100컷 이상 수록’이라는 문장에 먼저 끌렸다. 초기의 날것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글보다 사진을 더 기대했는데, 물론 사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글이 정말 좋았다. 사진에서 느껴졌던 섬세한 감각들이 글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서문을 읽자마자 나의 잠들어있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각과 마음을 일깨워주었다.

✴︎ 사랑한답시고 사랑해온 것들은 전부 겉일 수밖에, 깊어질수록 인정하게 됩니다. 감히 전부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은 겉. 품도 겉이니 모든 포옹은 거짓말일 수 있겠으나, 서로의 표정을 가려보는 가장 완벽한 외면입니다.

✴︎ 주름은 박제된 물결
당신 얼굴 위로 불었던 수많은 바람을 생각합니다. (32)
주름을 물결이라고 표현하다니… 시인 아니십니까 ㅜㅜ

✴︎ 한껏 오해하세요.
아무렴 당신이 날 알게 되는 것만큼 끔찍할까. (51)
나를 알게 되어 결국 미워하게 될 바엔, 차라리 오래 오해해달라는 마음 같아서 괜히 마음이 먹먹했다. (나는 생각했다.)

✴︎ 아, 엄마 당신을 먹고 자랐다는 걸 알겠다. 맘마, 엄마, 왜 그렇게 헷갈리는 이름일까 했는데. (58)
저 울어요 ㅠㅠ

더 적기 시작하면 너무 많이 적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춘다. 산문인데도 자꾸만 운문처럼 읽혔다. 작가가 바라보는 미세한 감각들이 문장 곳곳에 스며 있었고, 읽는 내내 그 섬세함이 계속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세상을 느끼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너무 무겁지만은 않았으면, 조금은 가벼운 날들도 많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문장을 읽다가 한참을 멈추고,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괜히 내 지난 계절들을 떠올렸다.

어떤 책은 스토리에 집중하게 하고, 어떤 책은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이 책은 사진과 함께 시각적인 감각까지 살려서 그런가 숨겨 있던 감각까지 일깨우는 것 같았다.

모든 건 겉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속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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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기쁨 - 개정판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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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기쁨 - 타샤 튜더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윌북 2026-05-10>


타샤의 기쁨 아니고 이건 내 기쁨!! ㅎㅎㅎㅎ
화가 타샤 튜터가 그린 따뜻한 수채화 그림이 나에게 황홀함을 안겨주었다.

요즘 나의 최대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비중있는 건 꽃과 자연 같다. 자연을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이야. 핸드폰에 가득한 꽃사진, 하늘 사진, 초록을 머금은 사진…

이 책은 진짜 사랑이다. 심지어 타샤가 사랑한 문장들까지 있다. 그 문장 저도 사랑하겠습니다…💚✨

✴︎ 이 책은 이야기책이 아니다. 특별한 시작이나 끝도 없고 달리 전하고픈 메시지도 없다. 그저 과거와 현재의 추억에서 건져 올린 기쁨의 말만 오롯이 담겨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리며 행복을 느꼈듯, 여러분도그림을 들여다보면서 행복을 찾기를. (서문 중)

자연과 귀여운 동물들, 그리고 사랑스런 아이들이 저마다 노는 모습,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까지.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거기다가 마음을 울리는 문장까지 더해지니 짧은 순간, 영혼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아껴읽지 말고 마구마구 읽어야지!!!

선물로도 너무 좋고 기분전환으로 읽기에도 딱인 이 책, 개인적으로 A6 문고판 사이즈로 나오면 진짜 너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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