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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은 내게 - 한 걸음 한 걸음 웃음기 사라진 가파른 길을 걸으며 거칠게 숨 쉬는 당신에게
이지형 지음 / 북노마드 / 2024년 10월
평점 :
<저 산은 내게 - 이지형 (지은이) 북노마드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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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문집이다. 정말 산에 관한 글들로 가득찬 작가의 글에는 산에 대한 열정과 입산(入山), 등산(登山), 하산(下山), 관산(觀山)을 통한 삶의 자세들을 엿볼 수 있었다.
산을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언컨대 No이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가려고 마음먹기도, 힘들게 올라가는 여정도, 내려올 때 후덜덜한 다리 느낌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나이지만 웃기게도 20대, 기업연수때는 지리산 천왕봉에 남녀합해 약 50명 중 2등으로 들어갔을 정도로 이상한 악바리정신이 있다. 근데 묘하게도 그 기억이 뭐 그것도 올라갔는데, 다른 곳은 껌이지(?) 이런 희미한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그래서일까? 막상 또 간다고 하면 뭐 가지. (근데... 사족인데, 직업을 참 많이도 바꿨는데, 죄다 산으로 워크샵을 간다. 죄다!)
각설하고 이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보지 못했던, 산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느끼는 산에 대한 매력과 산이 주는 매력과 이야기들이 인생선배의 이야기 같았다. 왠지 산행이 끝나고 막걸리에 파전 먹는 느낌이랄까.
북한산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이야기가 끝도 없다. 나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정치이야기같은 아닌 이야기, 풍수지리 이야기, 극장에서 애국가가 나오던 이야기, 꽃 이야기, 또는 시베리아, 융프라우, 추억이야기까지. 산을 좋아하는 이도, 아닌 이에게도 삶의 가치를 전달해주는 글이었다.
✴︎ 누구에게나 스며 있는 걱정과 두려움의 심리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방법은 하나다. 움직이거나 올라가야 한다.(22)
✴︎ 우리는 왜 산에 오르나. 건강 관리, 체력 단련, 여가 선용, 절경 감상, 계절 만끽, 스트레스 해소, 데이트, 리프레시를 위해 산에 오른다. 그러나 모든 경우 산행이 전제하는 것은 일상과의 잠정적 단절이다. 우리는 해발 500,600,700,800미터의 바람에 잠기면서 새로운 세상에 든다. 낯선 세게에서의 침묵과 고독이야말로 산이 우리에게 주는 내밀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그 선물 덕에 우리는 지친 몸과 맘을 추스르고 가다듬는다.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