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확인 홀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평점 :
<미확인홀 - 김유원, 한겨레출판 / 2023-03-06, p,344>
- 포기나 좌절, 질투나 미움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체념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다시 세상에 나가보자고 마음먹었을 땐 배려가 아니면 새로움을 제안받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배려조차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꼬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것이 아닌 건 결국 잃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며 순옥은 살아왔다. 버리거나 버려지는 것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살다 보면 모든 걸 한순간에 잃는 것 같아도, 살아보면 어떤 걸 완전히 잃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고. 그러므로 완전히 잃지는 않을 기회 또한 여러 번 있다고. 때로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실을 막아주기도 한다.
- 이 굴욕적인 상황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고 했다. 그게가장 쉬운 길임을 알고 본능적으로.
- 나도 블랙홀로 들어가고 싶어. 아무도 내 시체를 보지 못하게. 더는 어떤 것도 꼬이지 않게.
🖤 경남 작은 시골 마을, 은수리에 고향은 이 곳이지만, 서울에서 일하다가 사정이 생겨 시골마을로 내려 온 두 딸 5학년 필희, 3학년 필성이의 아버지, 희영과 은정 새로 전학 온 필희는 삼총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필희의 엄마와 은정의 아빠가 함께 사라져 버리고 그들의 우정은 멀어진다. 그 후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연락을 하고 지낸 희영과 필희, 뒤에 저수지에 함께 갔다가 사라진 필희, 희영은 속으로 필희가 블랙홀로 사라졌다고 여긴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 후의 이야기.
나는 심연을 알 수 없는 자신만의 블랙홀을 안고 사는 그들의 아픈 이야기를 엿 본 느낌이었다.
번듯한 의사의 아내, 아들과 딸의 엄마로 살아오지만 마음의 블랙홀이 있는 희영
우울증을 앓았던 엄마였기에 밝았던 희영을 선택했던 남편 찬영, 등으로 막고 있는 가정의 구멍.
희영과 외관은 비슷한 아파트단지이지만 1,2 단지로 나눠진 임대형 아파트에 사는 자식도 남편도 없고 엄마마저 돌아가신조카의 일식집에서 일하는 미정
자식을 버리고 사랑의 도피를 한 필희와 필성의 엄마 순옥,
엄마가 도망가고, 언니가 사라지고 굵직한 사건으로 웬만해선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도로안전과에서 일하는 필성,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암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정식,
빚으로 삶을 그만두려 했지만 희영의 도움으로 찬영의 병원에서 일하게 된 혜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엄마와 함께 은정
저마다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블랙홀, 나는 누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에 홀린 듯이 글을 읽어나갔다.
왜 제목이 미확인홀일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타인의 블랙홀을 가늠해 볼 수 없다.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는 그게 어떤건지 모르는 문자 그대로 미. 확. 인. 홀 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타인의 마음의 구멍을 알아차리고 알아차려주는 이들이, 혹은스스로가 헤쳐나오려고 발버둥치는 일들이 모두 내겐 위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발췌문장 중..
📝“나는 거의 모든 걸 이해받으며 살았어. 내가 잘나거나 좋은 환경을 타고나서는 아니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살아서 그래. 이해받는 건 내 문제가 아니더라고, 상대의 문제지. 그러니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어. 알아. 이해받지 못해도 뱉어내야 살 수 있단 말도 있단 거. ”
이 문장이 정말 와 닿았다.
🔍표현이 좋았어서 발췌한 문장🔍
+ 부모를 잃었지만 보육원엔 갈 수 없는 중년 여성 엄미정
+ 모래처럼 버석한 관계의 동료도 있단 건 일용직 일을 하면서 알았다.
*하니포터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