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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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 e.m. 델라필드, 이터널북스/ 2022-08-23, p,272>

1929년 11월 7일의 일기를 시작으로 1930.10.23일자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곳곳에 공감과 유머의 포인트가 있었다.

남편 로버트, 딸 비키, 아들 로빈의 아내이자 부인인 그녀
아들 로빈이 담뱃갑 카드를 모으는 걸 달라고 해서 모으는 엄마의 모습은 왤케 귀엽던지, 지역 부부 의원과 점심을 먹으러 가서 구할 수 없는 소소한 사치품인 각설탕 한 조각을비키에게 주고 싶어서 핸드백에 하나 쑤셔 넣었는데, 감사 인사하고 나오는 길에 핸드폰 놓쳐서 각설탕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이쿠야 …ㅋㅋㅋㅋㅋ 타인의 말 한 마디에 살인자가 된기분으로 잠자리에 든다는 글은 엄마라서 자꾸 더 흔들리는 지금과 마찬가지인 모습에 세상 엄마 다 똑같구나 싶었다. 가계 경제가 쪼들려 남편 방수코트 몰래 팔아버리고 갈등하는 모습, 이성 잃고 지름신 오신 모습, 한도 늘리고 기분 전환 위해 지르는 모습.. (나만 그런 거 아니라고..) 아가씨라고 불러줘서 마음이 누그러지는 귀여움, 문학클럽도 가고, 친구 로즈와의 여행으로 한껏 즐기는 모습도 있고, 아이들과 또 다가올 당좌대월에 걱정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 이야기들, 이래서 브릿지 존슨을 이야기하는구나 싶었다.

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발췌문보다는 내게 와 닿았던 문장들과 간단한 생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 인간의 운명은 어째서 이토록 불공평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환생을 믿고 싶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한창 상상해본다. 모든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낫고 레이디 복스와 나의 입장이 뒤바뀐다면 어떨까? 의문:이런 추상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건 시간낭비일까?

- 여기서 그녀가 의문이라고 적는 것들 내밀한 속내를 보는 것 같아서 공감가서 너무 좋았다.

사촌 앤젤라가 나보다 사교술이 뛰어난 것 같다며 하지만 굳이 얘기하지 않는 그 꽁함이 마음에 든다. +레이디 복스에 대한 속내에 대한 이야기가 차마 말로 할 순 없지만 맘에 든다. 은근히 비틀고 꼬집는 이야기 재밌다.

🌿이틀 전에 기운을 차리고 아래층에 내려가 차를 마시려다가 현관 선반에서 봉투도 없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채 나를 바라보는 어마어마한 세금 청구서를 마주치곤 병이 도질세라 얼른 침대로 돌아갔다. 메모: 소설에서 묘사되는 요양의 풍경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소설에서는 주로 여주인공이 봄꽃과 햇살을 보고 환희에 젖을 뿐 세금 따위는 언급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 아니 표현 너무 재밌다. 세금 청구서 마주하곤 병이 도질세라 !!

🌿메모:엄마들은 늘 자기 자식이 다른 아이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속상하지만 미키는 외모로나 매력으로나 예절로나 분명히 로빈과 비키보다 월등하다.

- 이 엄마 찐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엄마라고 다 내 눈에 고슴도치 아니고 부족한 거 다는데 일기에 요렇게 적어놓으니 어찌나 인간적인지.. ㅎㅎ

주저리주저리 길어졌지만, 책 소개에서 느꼈듯이 ‘어른 맛’브릿지 존스의 일기였고, 100년 전 여성의 인권을 생각하면 (그리고 당시 1920년은 30세 이상의 특정 계층 여성에게 처음 참정권이 부여되었고, 28년에 완전한 참정권이 확립되었다) 여성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쓰여진 이 이야기가 그 시대의 여인들에게 어떤 즐거움으로 다가왔을지 너무 잘 느껴진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중산층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써달라는 편집장의 요청에 의해 매주 연재한 작품이다)

1930년 영국 여인이지만 2023년을 사는 나도 그녀와 별 다를 것 없는 인생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가진 책이었다.

이 다음 이야기는 런던으로 가던데, 친구 로즈의 더 넓은 세계로 확장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듣고 출발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런던 다음은 미국, 그다음은 전쟁이 배경인데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지 아주 궁금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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