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유럽사 - 세계사의 퍼즐을 맞추는 3천 년 유럽사 여행
아서 제임스 그랜트 지음, 박일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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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유럽사 - 아서 제임스 그랜트 (지은이), 박일귀 (옮긴이) 문예춘추사 2025-11-30>


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유럽사인 이 책은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위해 신청을 했다. 5학년이 읽기엔 조금 난이도가 있어서, 아무래도 중학생쯤 되어서 읽으면 아이에게 더 좋겠구나 싶은 책이었다. 단지 어렵다기보다는,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내 아이는 일단 기본적으로 학습만화로 지식을 습득해왔다. 큰 줄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나는 그 지식들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며 ‘흐름’이 되기를 바랐다. 먼나라 이웃나라, 그리스‧로마 신화, 삼국지까지 만화로는 줄줄 꿰고 있지만, 이렇게 조각난 이야기들이 아니라 하나의 큰 역사로 이해하는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특히 유럽사에 국한해 유럽의 고대 역사부터 중세, 근현대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호흡으로 쭉 끌고 간다. 왕과 전쟁의 나열이 아니라, 시대가 어떻게 바뀌고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식이라 부담 없이 읽힌다. 나 역시 읽으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정리하듯 다시 배우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유럽이 만들어온 굵직한 사건들, 전쟁과 종교, 사상과 정치의 흐름을 함께 다루는 점이 꽤 인상 깊었다. 단순히 ‘언제 무슨 일이 있었다’가 아니라서 큰 흐름 속에 읽히는 점이 좋았다.

학습만화로 기본 지식은 익혔지만, 그 조각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아이와 함께 유럽사의 큰 틀을 다시 정리해 보고 싶은 부모에게도 좋은 책일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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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지키는 감정 필사 - 오롯이 나로 살아가는 심리학과 치유 글쓰기 필사 예찬 2
한경은 지음 / 서사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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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안정되었다 싶으면 그 다짐이 무색하게 아주 작은 일에도 흔들리는 나를 발견한다.

필사는 꽤나 도움이 되는 듯하지만서도, 필사 자체로 끝나면 내 안의 감정이 해소되는 느낌보다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데서 그치게 되는 느낌이다.

이 책은 100일 플랜으로 '100일'은 심층심리학적으로 변형과 통합 의 기간을 상징한다고 한다. 상징이지만 결국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단과 자기 속도에 맞는 실천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책 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쉽게 감정적이 되고, 불안정한 사람이다. 그래서 독서와 필사 + 생각 적기가 꽤 도움이 된다. 근데 습관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에 독 서는 거의 매일이고, 필사는 독서만큼은 아니어도 조금씩이라도 하 지만, 생각 적기가 생각보다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 것을 꺼내놓는 건 어렵다.

현재 주말을 빼고 매일 해보고 있는데 질문들이 생각보다 깊이가 있다. 세달 정도의 시간 뒤에는 조금은 나의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내가 있지 않을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면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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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나의 얼굴을 -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임수지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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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나의 얼굴을 - 임수지 (지은이) 은행나무 2025-11-07>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으로,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소설이었다.

✴︎ 눈을 감으면 나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어째서 안 되는가, 왜 불가능한가, 내가 이렇게 여기 있는데, (…) 눈감은 나의 얼굴을 상상해보고 그 얼굴은 왠지 실제와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 (…) 실제의 나는 어떤지 모른다. 잠든 나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긴 적 없다. (9)

나진은 고모의 연락을 받아 할머니 집으로 간다. 짧으면 3일이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고모, 스노보드를 타러 간다고.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와 함께 살 수 없는 나진은 할머니네 집에서 산지 10년, 그리고 떠나온 지 10년. 오랜만에 간 할머니네 집에서 떠올리는 시간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

할머니의 막내 딸인 고모인 희라, 고모에 대한 기억. 엄마와의 기억, 학창시절.

소설 속에서 오래전 나를 발견한다. 덤덤하게 서술된 글들은 나를 자극시키는 게 없는데도 과거 한 켠에 덮어두고 묻어둔 감정들을 불러 일으킨다.

엄마. 아빠의 부재 속에 할머니네 집에 살면서 길러진 나진이 처음 친구를 데려간 날 낙지까지 넣으며 떡볶이를 해준 할머니. 할머니의 서툰 사랑이 코끝을 잠시 시리게 하고, 친구 경은이 머리를 커트해주는 모습에서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이의 고마움, 알을 주고받던 친구들이 부러웠던 타 통신사를 쓰던 내가 떠올랐다. 그리고 왜 너 얘기를 안하냐고 물었던 누군가의 얼굴도 떠오르고,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것들이 예전엔 미처 몰랐던 감정들을 다시 한번 생각이 난다. 이런 걸 꺼내주어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시절의 나를 달래주려고 소설을 읽는 거다. 소설은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자신만의 치유와 성장이 그려지니까 사랑하는 게 아닐까라고 느낀 소설이었다.

✴︎ 그냥 가끔 그런 생각 할 때가 있어. 내가 조금 다른 나였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122)

✴︎ 문득 고모는 내게 말했다. 어디든 많이 가봐. 멀리도 가보고. 오래도 가보고. 너는 그럴 수 있으니까. (258)

✴︎ 삶은 상도 벌도 아니야. 삶은 그저 삶.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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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6
위수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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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 위수정 (지은이) 현대문학 2025-10-25>


오랜만에 읽은 책을 다시 또 읽었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빠른 텀에 두번 읽지는 않는데, 다시 읽고 싶었다. 전작 #문학과지성사 에서 출판된 #우리에게없는밤 을 읽고 알게 된 이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았다. 설레서 읽은 이 글로 내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연극의 막이 내린다. 연극은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메리 역에 56세의 중년여배우, 스캔들과 약물 이슈가 있었지만 재기에 성공한 최기옥. 제임스 역의 배우 태인. 연극이 끝나고 모인 술자리에서 점점 취해 주사로 유명했던 태인이 기옥을 타깃으로 잡고 주사를 부리기 시작한다. 그를 데리고 나가는 매니저 상호. 다음날 아침, 매니저 윤주로부터 기옥은 태인이 새벽 지방 별장으로 내려다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무대가 끝나고 시작되는 이야기, 이 소설의 제목은 fin으로 프랑스어로 ’끝‘을 의미한다고 한다. 내겐 연극이 끝나고 현실을 무섭게 파고드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연극이 끝났으니 가면을 벗고, 현실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자신들의 민낯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윤주는 기옥의 매니저로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은 윤주가 없으면 기옥의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다.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위해주는지 알지만 기옥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했다. 속을 알 수 없어서 완벽하게 신뢰한 건 아니다. 윤주는 기옥의 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걸 얻는다고, 자신과 비교해본다. 기옥은 가족이라고 말하지만 한때 뭔가를 기대했던 자신을 자조한다. 태인은 가난은 상태라고 본질이 아니라고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아내 혜림을 매니저 상호에게 욕하면서도 본인은 본질이 무엇인지 본심이 의아하게 만든다. 상호 역시 꿈이 있었다. 배우라는. 자신을 미완성이라 생각했고 결국 돈 때문에 미루기 시작한 꿈. 그러다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매니저 일을 하게 된 상호까지.

실내에 들어오는 햇빛, 공기의 흐름, 베개, 향과 냄새, 곰팡이 이런 단어들로 대비되는 듯한 감각이 계속 생생하다. 그리고 인물들의 감정들, 동경 속의 질투, 선망과 혐오, 체념, 연민과 분노 등 네명의 감정에 들어갔다 나갔다 하면서 내가 누군의 감정에 가장 이입되었나 생각해보니 윤주였다. 만약 기옥이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사람이였다면 윤주는 어땠을까? 기옥을 존경할 수 있었을까? 기옥을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었을까?

연극이 끝나고 나면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소설이 끝나면 그 소설에서 빠져나와 나의 현실을 살아야 한다. 현실은 또 다른 소설의 시작. 나는 하나지만 하나로 존재하지 않고, 살아 있으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죽은 ‘끝‘인 사람일 수도 있다.

이 책 덕분의 #유진오닐 의 #밤으로의긴여로 를 읽고 있다. 이 책… 매력있다.

✴︎ 어쩌지 못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봤자 그건 또 다른 미래를 놓치는 일. 그걸 알면서도 상호는 종종 그때의 일을 되새김질했다. 피폐해졌다. (128)

✴︎ 입 밖으로 내뱉어진 단어는 취소 불가능. 추한 말과 행동은 쉽게 그 사람의 본심으로 인정받는다.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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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인생공부 - 천하를 움직인 심리전략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나관중 원작 / PASCAL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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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인생공부 - 김태현 (지은이), 나관중 (원작) PASCAL 2025-10-27>


부끄럽게도 나는 삼국지를 다 읽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아들보다 모른다. 5학년인 아이는 만화로만 읽었지만 나보다 훨씬 잘 안다. 하하하.
그래서 호기롭게 삼국지 전권을 사놓고 3권까지 읽고 또 모셔놨다…? 그래서 내년의 목표는 삼국지 한권씩 클리어하기다.

이번에 만난 삼국지 인생공부의 책은 삼국지를 통해 배워야하는 인간의 심리를 해부한 책으로, 한 시대의 역사서가 아니며 인간 본성의 총체적인 교과서를 압축시켜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시대가 변해도 사람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권력을 둘러싼 욕망과 충돌, 신뢰와 배반, 희망과 절망의 감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9)

맞다. 그래서 우리는 삼국지를 읽어야 한다. 수를 읽어야 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시대와 전략의 감각,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 인간관계, 처세술, 인간의 본질 등 다양하게 일화를 들려주며 알려준다.

이 책은 이미 삼국지를 읽은 사람에게는 정리의 개념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읽지 않은 이에게는 찍먹하는 개념으로 흥미를 돋궈줄 수 있을 것이다. 나처럼 중간에 멈춘 이에게는 다시 읽을 수 있게 하는 힘을 줄 것이다.

다시 1권부터 펼쳐봐야겠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읽었던 일화들과 나온 부분에서 내가 배워야 할 점들을 김태현 작가의 시선으로 이해한 부분들과 함께 보완해서 접목해야 겠다.

참고로 마지막에 삼국지 등장인물의 성향을 MBTI로 분류해놨는데 재밌다!

✴︎ 불편한 질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55)

✴︎ 역사는 반복해서 경고합니다. 교만은 늘 화를 부르고, 흐름을 거스른 자는 스스로 무너진다는 진실 말입니다. (193)

✴︎ 사람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변신‘과 ’욕망‘을 믿지 않았던 것, 그것이 진시황의 정치 원칙이었습니다.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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