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L.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W. 덴슬로 그림, 강석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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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 L. 프랭크 바움 (지은이), 윌리엄 W. 덴슬로 (그림), 강석주 (옮긴이) 지식을만드는지식 2024-10-04>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서, 우리가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을 읽으면 아이와 동등한 위치로 내려가 아이의 눈으로 보게 된다.
아이가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르게 다 큰 어른된 우리가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이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소중하다.

오즈의 마법사로 아마 더 기억하고 있을 이 책은 1990년도 초판본 모습 그대로 부활시킨 책으로 삽화와 번역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웬만한 이들은 줄거리를 다 알지만 아이들의 책이라는 인식과 축약과 과장과 발췌 등이 난무하기에 제대로 된 책을 읽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작가의 의도가 매우 잘 살려진 책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특히나 컬러풀한 삽화로 이 책을 읽는 내내 색의 표현으로 풍부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던 기분을 상상만이 아니라 눈으로 즐길 수 있었다. 축약된 내용으로 엠아주머니와 아저씨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이 내용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대충의 줄거리는 거의 다 안다는 가정 하에 내가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리뷰를 해보자면, 와. 이거 어른도 읽어야하는 거 맞다. 맞아!

허수아비를 농부가 만들 때, 귀를 그렸다. 존재해야 작용할 수 있다. 내가 만약 어린이의 시점에서 읽었다면 귀가 만들어지고나서야 들을 수 있다. 이게 너무 당연한 건데, 인식하지 못했던 느낌이었다.
사자와 토토의 첫 만남에서는 외적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황금 모자 주인의 노예가 된 원숭이들이 일화는 장난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도가 넘은 장난은 때론 화를 불러일으킨다고, 넌지시 암시를 해주는 것 같다. 오즈가 초록색 안경을 쓰게 하면 모든 걸 초록색으로 보게 만드는 것은 지배자가 보이고자 하는대로 만드는 것을 꼬집어 비트는 듯한 정치적인 해석의 여지를 잘 만들어 놓았다고 느껴졌다.

어린 시절, 약한 심장과 내성적인 성격 탓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웠던 작가가 공상을 즐겨하면서 더 알고자 하는 욕구와 열정적으로 뛰놀고 싶었던(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과 자신도 놀고 싶은 마음 자체) 심장과 자신의 약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만들고 싶었던 용기를 좀 드러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는 모든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들이 자신이 바라거나, 바라지 않거나, 혹은 자기 내면의 어떤 모습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등장시킨다고 생각하기에 도로시, 토토, 허수아비, 나무꾼, 사자, 오즈까지 전부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책은 시대의 흐름을 조금씩 반영하는데, 정치적 해석들이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다. 이전에는 미처 못 느꼈던 색으로 표현되는 것들에 대한 의미가 있는지 꽤나 많은 생각을 했는데,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좀 더 생각을 해 봐야겠다.

✴︎ “착한 힘은 악한 힘보다 더 세지. (170)

✴︎ 사실 토토는 도로시와 함께 있으면 캔자스에 있건 오즈의 나라에 있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토토는 도로시가 행복하지 않은 걸 알았고, 그것 때문에 토토도 행복하지 않았다. (175)

@woojoos_story 모집,
@zmanz_classic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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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수업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 하루 10분,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시간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퍼포먼스 코치 리아 지음 / 넥서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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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수업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 퍼포먼스 코치 리아 (지은이) 넥서스 2024-11-11>


대략 10분으로 우리는 어떤 것들을 일궈낼 수 있을까? 하루 10분의 투자로 감정 수업과 영어를 익힐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매일의 좋은 루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모국어인 한글을 필사하는 것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영어 필사, 게다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더더욱 좋다. 영어라 오히려 더 심플하면서도, 간결하게 다가온다. 대한민국의 정규과정을 밟은 사람이라면 알게 모르게 영어에 대한 부채감?같은 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런 문장으로 조금씩 쓰고,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는다면 좀 더 영어교육에 도움도 되지 않을까?

10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10개의 항목으로 나뉘어져, 감정에 관한 10가지 오해들, 두려움, 분노, 슬픔, 불안, 질투, 사랑, 자신감, 평화, 행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100일 동안 매일 쓰면, 나의 감정도 아는 데 도움이 될 뿐더러 좋은 문장을 계속 접하면 나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리라 분명하니, 남은 일수동안 열심히 써야겠다. 물론 귀로 듣고, 입으로도 말하면서 말이다.

넥서스북 홈페이지에 원어민 mp3도 무료다운로드 가능하다.

✴︎ Your feelings are just one part of the many things you experience.
(감정은 당신이경험하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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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
유꽁사 지음 / 세미콜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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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 - 유꽁사 (지은이) 세미콜론 2024-10-21>


먹고 사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만나면 하는 인사가 “밥 먹었어?”이다. 밥에 진심인 이들이지만, 남이 물어봐주는 거 말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잘 먹여주고 있을까? 의외로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시대와 다르게 빠르고 각박한 세상으로 점점 변하면서 스트레스와 번아웃이 많아지는데, 심신이 지쳤을 때는 스스로를 위해 몸을 움직이고 맛있는 한끼를 해 먹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느낀다.

어쨌든 나름 결혼생활을 연차로 따지면 14년차인 나는 아이들의 이유식도 다 해먹였고, 신혼 때 집들이에도 나름 상다리 휘게 음식을 했다. (나름이다) 지금은 좀 많이 날나리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로서의 역할은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나 스스로를 위한 한 끼는 사실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귀찮아서, 단 게 좋으니까. 그나마 제대로 차려 먹을 때는 커피와 스콘? 빵 종류를 예쁘게 나름 담아 기록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나에 대해 많이 각박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묵은 마음을 두고 새로운 마음으로 초록의 음식을 섭취하고 싶을 때, 계절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계절로 한 계절을 날 수 있게 다짐하는 것, 반찬을 많이 보내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와다다다 했지만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는 소불고기덮밥을 해먹는 것(이거 웬만한 딸들 다 이럴 것 같음, 나 역시 레퍼토리 똑같...엄마 미안🤣), 세상 모든 것이 나를 망하려고 하는 것 같으면 힘내서 맛있는 음식을 해먹자. 우메보시 주먹밥에는 혹시 아시려나 후르츠 바스켓이 생각났다. 29개의 이야기와 음식으로 나의 오감을 만족시켜주었다. 하나도 빠질 것 없이 다 좋았다!

그리고 책에 유난히 달래를 가지고 음식을 많이 해서... 달래 너무너무 먹고 싶다!! 내년 봄에 달래로 다 해먹어야지!!아! 그리고 유투브에 보면... 두릅쏭이라고 작가님이 부르셨다. 겁나 귀엽다 ㅋㅋㅋㅋ 아니 왤케 사랑스러우심??? 내년 봄에 막걸리 한잔에 튀긴 두릅 일단 확정...🤤

오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무와 배추를 하나씩 수확해온다. 무로 아이와 함께 월동무조림을 만들어야겠다!

스티커 너무 귀엽...아까워서 못 붙이겠다... 🥹

✴︎ 나는 일이 잘 안 풀리고 생각이 길어질 때면 얼른 옷을 주워 입고 집 앞 5분 거리에 있는 마트를 향한다. 선택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 오랜 시간 둘러싸여 종종거리는 것보다 쉽게 과자라도 하나 골라 나올 수 있는 장소에 나를 데려다놓는 일에도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부터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그곳에 간다.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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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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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 - 유선경 (지은이) 위즈덤하우스 2024-10-23>


전부터 눈독들이고 있던 이 책과 컴포지션스튜디오와의 콜라보라니 이건 정말!!🩵

엄마가 되고 나니 중요한 건 나의 어휘력이었다. 아이에게 뭔가를 물을 때, 엄마의 어휘가 빈약하면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가 엄마라고 가정할 때) 아이의 어휘도 빈약할 수 밖에 없다.
내 아이는 한때 4살 즈음해서 기분이 속상하면 커텐 뒤로 숨어버렸다.
나- 뭐가 속상해서 숨었을까?
아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싫어. 엄마 미워.
나- ~해서 속상했구나. 이리와
하면 아이는 쪼르르 달려와 품에 안겨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지만 아이는 잘 표현할 수가 없다. 나도 어떤 어휘를 표현해 알려주고 싶지만 책으로만 읽은 어휘들이 입밖으로 능수능란하게 나오질 않는다. 이 책에 승자독식이라는 개념으로 예를 들어 좋다, 싫다 라는 단어가 수많은 단어들을 대체하는 것처럼 나의 단어도 싫다. 좋다의 몇개 안되는 어휘에만 사용해서 쓸 뿐이었다.

보라색 종이 위에 적힌 저자의 글들은 내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글씨를 예쁘게 적으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꾸미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냥 나의 입과 손과 머리에 오롯이 체화시키려고 노력했다. 하루에 한 장,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하였다.

저자가 알려주는 필사의 세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문장을 눈으로 읽으세요.
두 번째, 눈으로 읽었던 문장을 입으로 소리 내 다시 읽으세요.
세 번째, 이제 옮겨 씁니다. 쓰고 있는 글자를 동시에 나지막이 소리내면서 필사하면 더 좋습니다.

북계정을 시작한지도 그래도 몇년차가 되었고, 꾸준히 책을 기록하면서도 나의 빈약한 어휘와 표현력으로 인해 부끄러운 게시글이 참 많았는데, 올해를 계기로 몇년 뒤면 나도 부끄럽지 않은 리뷰를 써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이 책을 읽고, 쓰고, 소리내어보고 희망을 꿈꿔본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로 활발해진 문학계, 책을 읽어보고 싶고, 책과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에게 선물로 해주면 정말 좋은 선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과 필사하는 분들에게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진짜 추천!!

✴︎ 관용구의 의도는 아는 맛을 통해 상상하게 만들어 뜻에 닿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에 더해 내용의 수위까지 전달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휘가 자신과 관계를 맺고 존재하는 경험이 많아질수록 말맛이 풍부해집니다.

✴︎ 글의 진정한 힘은 안다고 여기는 것을 새로이 보게 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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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늦여름
이와이 슌지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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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늦여름 - 이와이 슌지 (지은이), 홍은주 (옮긴이) 비채 2024-09-30>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의 작품들은 특별하다. 일본 특유의 감성을 영상미로 너무도 아름답고 치열하게 잘 보여준다. 유명한 수많은 영화를 차치하고서도 소설가로도 충분히 그가 가진 잠재력을 많이 보여주었다. (나는 립반윙클의 신부를 정말 좋아했는데, 찾아보니 꽤나 많은 영화들도 소설화되어 있다)

400여쪽이 되는 분량의 글에도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읽혀나간 이 책은 작가가 미술을 공부한 사람답게, #이와이미학 을 펼치고 있는 사람답게 미술과 미스터리가 자연스럽게 얽히고 설키면서 매료시켰다.

광고회사 입사 9년차인 야치구사 카논은 상사 비토와 사귄다는 소문이 돌면서 마음의 무언가 툭 끊어졌다. 그리고 회사를 관둔다. 미술대학을 졸업했던 카논은 지인의 소개로 미술잡지에 수습으로 취업을 하게 되고, 기사 중 하나로 얼굴도 이력도 공개하지 않은 , 그리고 그의 그림 모델이 되면 반드시 죽는다는 ‘사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수수께끼의 화가 ‘나유타’를 취재하게 된다. 그러다 과거 고등학교 미술부 동아리 때 후배이자, 자신이 처음 유화를 알려줬던, 그리고 지금은 미술을 하지 않고 도장공이 된 가세를 만난다. 그와 함께 ‘나유타’ 취재에 박차를 가한다.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까 했는데, 역시나 이와이슌지였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 내게 소설에서 실체 없이 만나는 그림이 상상력을 더해가면서 더 좋았다.

174쪽에 #도스토옙스키 의 #악령 이야기를 하면서 이 책의 핵심부분을 말해주었고, 읽지 않은 책이라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야지라고 또 이렇게 문어발책을 늘리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이 책.
너무 좋았다!!

✴︎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쾌락과 맞닿잖아요? 유년 시절 내가 얻은 최초의 쾌락은 다름 아닌 죽음의 존재였어요. 그것이 나를 위안하고 구원했죠. 죽음과 등을 맞대고 있다는 실감 속에서 지금껏 살아왔으니, 내게 만일 재능이 있었다면 그거랄까요.”

✴︎ “저주나 악령이라면 퇴치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자기 마음 자체라면 도망칠 곳이 없잖아요.”

✴︎ 사람은 누구나 세상이 다 제 것인 줄 알고 태어나죠. 하지만 세상을 겪을수록 분수를 알게 돼요.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미소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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