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는 기쁨 - 편성준 (지은이) 몽스북 2024-05-13>

ෆ⃛ 
🔖 가방에 책을 한 권 넣고 다니는 사람은 예사롭지 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바일 정보가 아닌 서사를 넣고 다니기 때문이다. 작은 책은 작은 우주와 맞먹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주변을 한번 쓰윽 둘러보게 된다. 책을 들고 있는 이는 지하철 4량(내가 보이는 기준에서)에서 나 빼고는 들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버스는 지하철보다 이용자수가 더 적으니 말할 것도 없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다들 스마트폰을 본다. 남녀노소,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다 조그마한 네모 세계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읽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다. 저자도 혹시 그런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독서인구가 엄청나게 줄었다. 조금이라도 책이 가닿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물론 책을 즐겨 읽는 이들에게는 또다른 새로운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도 있고 말이다. 나도 한달에 15-20권정도를 읽는 사람인데도 소개해준 책의51권 중에 6권밖에 안 읽었다. 하핫,

책을 읽다보면 책을 추천해주는 것만큼 어려운 게 또 있나 싶을 정도로 추천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가이드라인으로 참 좋은 책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맞는다면 그 책에서 확장해서 읽어도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끌린 이유는 따로 있다, 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밤 새워 읽은 책이 뭐였어, 다시 봐도 재밌네 노벨문학상, 나는 왜 여성 작가들에게 끌리는가, 시를 몰라도 시를 쓰고 싶게 만드는, 남의 리뷰를 너무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우리는 왜 남의 삶이 부러울까, sf도 입심 좋은 작가가 더 좋아, 내 마음속에서 일등을 했던 소설들, 이런 그림책은 모두를 기쁘게 하지, 뒤늦게 내게 온 숨은 걸작, 필독서라는 이름은 붙이기 싫은 책, 제목보다 내용이 좋은 소설, 몇 번 읽어도 좋은 얇은 책, 영화감독에겐 늘 좋은 스토리가 필요하다. 사실은 친절한 글쓰기 선생님] 

의 21개의 주제로 3권씩 소개가 된다. 이런 책은 책을 부르고 또 부르는데, 욕심내서 다 읽어야지 하면 결국 못 읽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여기에서 소개된 것 중에 가장 읽고 싶었던 걸 먼저 읽으려고 한다. 

아사다 지로의 <수국꽃정사>인데, [장미 도둑]이라는 책에 속한 단편이다. 이유가 있다면, 20살에 아사다지로의 파리로 가다를 읽고 너무 좋아서 책까지 소장했었는데,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했다…) 그래서 문득 이 작가의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 읽고 싶었다. 절판이라 도서관에서 대출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애편지 -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은이), 이정순 (옮긴이) 을유문화사 2024-05-30>

ෆ⃛ 
한 사람에게 304통의 편지라. 압도적인 양에 새삼 감탄스러웠다. 사실 한번도 읽은 책이 없는 작가라서 더 궁금한 것도 있었다. 연애편지를 304통이나 쓸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특히 소설이 제3자를 염두해 두고 쓰여진 글이라면, 편지는 정말 나와 너를 위한 편지이기에 더 궁금했다. 

39살부터 56살까지, 1947년에서 1964년에 걸쳐 쓰여진 이 편지는 읽으면 읽을 수록 감탄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미국인 넬슨 올그런과 편지를 주고 받았다. 그 긴 시간동안. 물론 304통은 전부 보부아르가 올그런에게 준 편지만이 수록되어 있다. 

저 당시의 편지는 정말 말 그대로 편지였다. 지금처럼 1초만에 넘어가는 전자메일이 아니라 손으로 써서 나의 생각을 적는 것 말이다. 

보부아르는 남편 사르트르가 있었다. 이 둘의 결혼은 계약 결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좀 더 편안하게 올그런에게 자신의 생각을 더 펼쳐보일 수 있었던 건가 싶기도 하다. 

편지를 읽어가면서 자신을 가리키는 칭호가 바뀌고, (보부아르 -> 당신의 시몬에서 당신의 개구리, 취한 개구리 웃겼다)
편지를 더 자주 써달라는 보부아르의 사랑 어린 투정, 연락이 늦으면 걱정되는 마음들, 편지와 함께 오는 온기들, 사랑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계속 말하고 싶어하는 마음들.

그리고, 당시의 예술가친구들 (카뮈, 장 콕토(이 분은 이전에 작가정신의 코코 샤넬에서도 봐서 낯익다) 앙드레 지드 등) 에 대한 이야기와 보부아르가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들(월든,  인간의 굴레 등) 작가의 생각에 대한 글들 또한 대단히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연극과 영화, 그리고 사회운동에 대한 글들(내가 좀 더 잘 알았더라면 훨씬 즐겁게 읽었을 거라 생각되서 아쉬웠던 부분) 

점점 짧아지는 편지들, 점점 드물어지는 편지들. 그들의 사랑이 물론 끝맺음은 언젠가 나왔어야 했겠지만, 읽는 내내 사랑과 관련된 감정으로 충만해졌었다. 아쉬운 건 올그런의 편지까지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한번씩 처음부터 말고 중간중간 그냥 펼쳐서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협찬 #연애편지 #시몬드보부아르 #보부아르 #서한집 #편지 #에세이 #책스타그램 #책그램 #북그램 #책읽기 #을유문화사 #책읽기 #독서 #사랑 #연애 #손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의 기댈 곳도 나였으면 해
정우재 지음 / 너와숲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의 기댈 곳도 나였으면 해 - 정우재 (지은이) 너와숲 2024-05-16>

ෆ⃛ 
책표지를 보면 강아지(라고 하기엔 좀 크지만 강아지라고 하자)와 소녀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쉬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느낌으로 말이다. 

지혜롭고 사유를 할 수 있는 책들도 좋지만, 때론 이런 책이 필요한 나날도 있다. 글 한 자 읽고 싶지 않을만큼 마음이 버거울 때, 일상에 치일 때.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고, 홀가분해진다고 하지만 그것조차 버거운 날들 말이다. 

작가는 반려동물과 사춘기 소녀를 통해 채움을 이야기하는 작가라고 스스로를 적어놨다.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자라지 않은 사춘기 소녀 한 명쯤은 존재하지 않을까 하고, 누군가에 의해, 어떤 것에 의해, 어떤 장소로 인해 마음속 빈 곳이 채워질 때 성장하리라고.

그림에 나오는 공간들은 우리가 익숙한 공간들이다. 그 공간들을 보면 내가 갔었던 공간들이 떠오르게 되기도 한다. 공간이기도 하고, 풍경이기도 하고, 강아지의 순수한 눈을 바라보고, 물고기의 어루만져주는 듯한 모습들도 편안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친 주부의 일기
수 코프먼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친 주부의 일기 - 수 코프먼 (지은이), 구원 (옮긴이) 코호북스(cohobooks) 2024-05-21>

ෆ⃛ 
9월 22일, 금요일. 이렇게 더운 적이 있나 싶을 정도의 9월 아침. 어느 날, 아이들의 학용품을 사러 가서 공책 더미가 시선을 끌었고, 이것이야말로 내게 필요한 거라고, 기록을 하게 된다. 나는 변호사 남편 조너선이 있고, 7,9살 두 아이의 엄마인 36살 티나이다. 심리치료를 했던 적도 있지만, 남편은 탐탁치 않아 한다. 어떤 문제이든 일단 기록을 남겨보면 좋을 것같아 글을 쓴다. 아이를 키우며 흐릿하게 행복했던 적도 있다. 아닌 때도 있지만, 그리고 남편은 꽤 까다롭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티나. 결혼을 하고 살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조용할 날이 없다. 아이들은 툭하면 감기에 걸리고, 경제적인 것들은 기복이 있으며, 남편의 승진과 회사일 또한 그렇다. 조너선은 타인이 중요했고, 타인의 시선도 중요했다. 생활비를 받고, 뭔가 숨막히게 살아가는 듯한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나 싶기도 하다. 

그러다 조지 프레이거라는 극작가와 잠자리를 하게 된다. 뻔한 전개인가 싶다가도 소위 불륜으로 이어지는 내용의 짜임새가 나(주부)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조지와의 관계와 조너선의 관계에서 (이게 포인트는 아니다. 즉, 남녀의 포인트로 잡지 말고) 자신의 현재 위치(조너선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에서 조지를 만나면서 느끼는 자신에 대한 감정들, 현재 위치에 대한 자신을 좀더 냉철하게(?) 분석하며 써내려가는 일기=기록이 아주 좋다.

엄마의 존재가 자신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느껴졌을 때의 그 뿌듯함, 집안의 힘든 일을 오롯이 자신만이 끝내야 했을 때의 무기력함+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허탈감 등등. 주부가 느끼는 그 감정선이 잘 표현되어 있어 더더욱 취저였다.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할 일에 휘말려버린 멍청하고 미친 주부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티나.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일기라는 형식의 글이라 제3자의 입장이 아니라 자꾸 티나가 되는 경험을 했다. 결말까지 내 마음에 쏙 들었단 말이지. 

참고로 이 책은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 도리스 레싱 [금색 공책]과 더불어 196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 박차를 가한 소설이라 한다. 하고싶은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실비아 플라스의 글을 좋아하는데, 실비아 플라스의 비슷한 결을 좋아한다면 강추강추다.

🔖 이 공책을 사야겠다는 직감이 옳았다는, 벌써 치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증거. 지금 내 손이 건조하고 따뜻하다. 두 번째 페이지로 넘어 온 후로는 종이가 땀에 젖어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몇 주만에 식욕이 된다. 그래, 여기에 기록하면 감정을 쏟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황을 명확히 보는 데 도움이 될성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르게 살지 마라 무섭도록 현명하게 살아라 - 불완전한 인간을 위한 완전한 지혜
발타사르 그라시안 지음, 김종희 옮김 / 빅피시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르게 살지 마라 무섭도록 현명하게 살아라 - 발타사르 그라시안 (지은이), 김종희 (옮긴이) 빅피시 2024-05-16>

부제는 불완전한 인간을 위한 완전한 지혜. 
언제부터일까.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된 게.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결과가 완벽한 게 아님을 깨닫게 된 것도 언제부터였을까?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을 연락이 끊겼다가 직장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다. 그 공백을 깨고, 그렇게 우리는 다시 친해졌다. 그 친구가 기억하는 나의 모습 중 하나는 편지를 잘 써주는(?) 게다가 명언 명구를 적어주었다고 한다. 나는 기억에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하니, 나 중학교 때도 그랬던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한참이 지난 어느 날에 문득, 인간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걸 생애 어떤 부분에 걸쳐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명언, 명구, 명문장을 찾아본다. 수집을 한다. 필사를 한다. 그런 면에서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이 글들은 또 다른 의미로 내게 자양분을 주고 있다. 읽고, 생각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내게 어떤 방향으로 가 볼래? 라고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사람을 얻는 지혜, 성공을 위한 지혜,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지혜,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지혜, 현명한 대화를 하는 지혜, 누구나가 하는 고민들에 대해 지혜로운 글들이 들어있다. 

삶이 불안하고, 갈 길이 막막하고,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선물처럼 주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