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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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 보린 (지은이) 창비교육 2024-12-06>


2024년 7월 6일. 고3인 연우. 학교에서 생각하다 문득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깬 연우. 비어있는 교실. 나가려는데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투명한 정육면체 큐브에 갇힌다. 의식이 통제된다. 얼마 후 돌아간 현실세계에서는 1년이란 시간이 지나있었다. 큐브에 갇혔을 때 복제된 자아의 모습으로 나타난 핸드폰 고리 젤리곰과 좋아하는 해곤이와의 관계, 순간 순간 나타나는 큐브의 안정상태. 연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읽으면서 현대의 불안장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층적인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들을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청소년 소설답게 연우와 해곤의 연애와 함께 성장을 주축으로 그리며 친구들과의 우정도 맛볼 수 있었다. 나는 좀 닳고 닳은(?) 나이라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읽힐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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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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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거두는 시간 - 이선영 (지은이) 비채 2024-11-27>


대필작가이자 이혼한 나는 외가식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엄마의 여동생으로 이모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오선임에게 자서전 작업을 의뢰받는다. 타인에게는 이모의 그림자이자, 이모에게는 평생의 반려자, 이모의 아들 형서에게는 학습지 교사였던 짱가이모로 인해 엄마의 자리를 놓고 살아야했던 이모. 자서전작업과 함께 교통사고로 오래전에 사망한 고등학교 친구 수진의 물품을 전달하라는 명을 받았다는 유품정리사 민혁이 찾아온다. 그 일을 통해 자신이 망각하고 살았던 과거의 그물이 서서히 올려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의 과거가 생각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완전히 잊고 있던 것이었다. 내 초등학교 졸업 앨범에 내가 도려낸 누군가가 있다는 것. 꽤나 친했던 아이지만, 너무 싫었졌던 아마도 그 마음은 너를 영원히 내 인생에 지워버리고 싶어? 정도의 미움이 있었던 게 아닐까? 내가 그 아이를 사랑의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이 책은 동성에게 사랑의 마음을 느꼈던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 그건 차치하고 과거의 기억들이 과연 정말로 맞을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맞을까? 나는 미움과 혐오의 기억으로 남은 것들이 과연 맞을까? 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우리는 과거 속의 기억들이 마치 오답이라는 건 없다는 듯이 군림하여 그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 과거의 기억들이 과연 서로가 같은 기억으로 남고 있긴 한걸까?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내가 피해자를 자처하고 상대를 악인으로 남겨둘 자격이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망각의 바다에 그물을 던져 잊힌 기억을 건져 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감정의 맨 밑바닥에 찜찜함이 남아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았다. (223)

✴︎얼마나 수진이를 지워버리고 싶었으면 이토록 기억이 파편적일 수 있는 걸까.(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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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집밥 레시피 365 (스프링) -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할 필요 없는
이미연(오메추) 지음 / 카시오페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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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집밥 레시피 365 (스프링) - 이미연(오메추) (지은이) 카시오페아 2024-11-26>


본의 아니게 tmi를 적는 것 같지만, 주부 13년차, 엄마로 살아온 지 11년차. 아무리 급식을 하고, 아침을 안 먹는 남편이 있다 할지 언정, 밥은 하루에 한번은 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 밥은 밥+반찬의 개념이다.

결혼 전에는 음식을 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음식을 하는 엄마를 거들 뿐. 그렇게 요리를 시작했다.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엄마는 고춧가루가, 설탕이, 소금을 얼마큼 가늠하지 않고, 그냥 팍팍 넣는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얼만큼을 넣어야하는지, 몇 개의 음식을 제외하곤 잘 모른다. 제철음식도 요리를 시작하고야 이게 제철음식이구나를 인지한 것도 꽤 많다.

자, 이제 중요한 건, 자고로 스피드다.
간략하고, 빠르게, 맛있게.

이 책은 완전 그부분에서 완전 만족할 만하다.
제철음식을 잘 살려, 간단하고 빠르게 레시피가 있다. 대체 가능한 재료와 구하기 쉬운 것들이 정리되어 있다. 매일 무엇을 먹어야할 지 골머리를 싸매는데, 아주 좋다!! 매 페이지마다 QR코드가 있어 사진을 찍으면 유투브의 쇼츠로 연결되어 영상화된 장면으로 빠르게 감을 익힐 수 있다. TIP도 깨알고급정보! 스프링 형식이고 날짜도 적혀있어 일력으로도 아주 그만이다.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자취생들, 가족의 식사까지 아주 만족할 만하다. 완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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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신화로 만들어졌다 - 오늘날까지 인류의 사고를 지배하는 강력한 8가지 테마
리처드 벅스턴 지음, 배다인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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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신화로 만들어졌다 - 리처드 벅스턴 (지은이), 배다인 (옮긴이) 더퀘스트 2024-11-27>


[오늘날까지 인류의 사고를 지배하는 강력한 8가지 테마]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신화가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부분을 보여준다.

우리는 신화가 얼마나 많은 곳에서 쓰인다고 생각할까? 신화를 궁금해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건 있지만, 신화를 다룬 책을 끝까지 완독을 해 본적이 없는 내게 이 책은 신선했다.

앞부분만 읽고 넘어간 책이 몇 권이었더라...?
이정도면 딱 상식적으로도 알기에 좋을만큼의 양이 들어있었다.

이런 신화들이 현대에 어떤 식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마케팅과 브랜드에 쓰여진 것들이 어마어마하다.

프로메테우스, 오이디푸스, 이카로스, 헤라클레스 정도는 그래도 많이 다뤄졌기에 어느정도 알지만 이카로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와의 관계로 이야기되는 것도 흥미로웠고, 원더우먼의 상징하는 가슴과 골반보호대가 아마조네스가 현대의 상징을 보여주는 것에서도

오이디푸스에 관해서는 늘 새롭고 재밌게 읽힌다. 선택과 순위 매기기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파리스의 심판은 (정말 몰랐던 부분이라 재밌었다!!)

아! 그리고 프로메테우스를 상징하는 게 #메리셸리 의 #프랑켄슈타인 으로 그랬구나!!! 생각을 못했다. 이미 많은 문학에서 신화가 영감이 되어 작품에 쓰여졌는데 그걸 몰랐다니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구나!! 라는 탄식이...

아이에게 읽으라고 사준 그리스로마신화 만화를 내가 읽어야하는데... 이번을 계기로 내년에 완독을 목표로 잡고 이 책과 함께 병행해서 글감들을 좀 더 풍부하게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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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L.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W. 덴슬로 그림, 강석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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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 L. 프랭크 바움 (지은이), 윌리엄 W. 덴슬로 (그림), 강석주 (옮긴이) 지식을만드는지식 2024-10-04>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서, 우리가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을 읽으면 아이와 동등한 위치로 내려가 아이의 눈으로 보게 된다.
아이가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르게 다 큰 어른된 우리가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이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소중하다.

오즈의 마법사로 아마 더 기억하고 있을 이 책은 1990년도 초판본 모습 그대로 부활시킨 책으로 삽화와 번역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웬만한 이들은 줄거리를 다 알지만 아이들의 책이라는 인식과 축약과 과장과 발췌 등이 난무하기에 제대로 된 책을 읽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작가의 의도가 매우 잘 살려진 책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특히나 컬러풀한 삽화로 이 책을 읽는 내내 색의 표현으로 풍부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던 기분을 상상만이 아니라 눈으로 즐길 수 있었다. 축약된 내용으로 엠아주머니와 아저씨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이 내용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대충의 줄거리는 거의 다 안다는 가정 하에 내가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리뷰를 해보자면, 와. 이거 어른도 읽어야하는 거 맞다. 맞아!

허수아비를 농부가 만들 때, 귀를 그렸다. 존재해야 작용할 수 있다. 내가 만약 어린이의 시점에서 읽었다면 귀가 만들어지고나서야 들을 수 있다. 이게 너무 당연한 건데, 인식하지 못했던 느낌이었다.
사자와 토토의 첫 만남에서는 외적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황금 모자 주인의 노예가 된 원숭이들이 일화는 장난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도가 넘은 장난은 때론 화를 불러일으킨다고, 넌지시 암시를 해주는 것 같다. 오즈가 초록색 안경을 쓰게 하면 모든 걸 초록색으로 보게 만드는 것은 지배자가 보이고자 하는대로 만드는 것을 꼬집어 비트는 듯한 정치적인 해석의 여지를 잘 만들어 놓았다고 느껴졌다.

어린 시절, 약한 심장과 내성적인 성격 탓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웠던 작가가 공상을 즐겨하면서 더 알고자 하는 욕구와 열정적으로 뛰놀고 싶었던(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과 자신도 놀고 싶은 마음 자체) 심장과 자신의 약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만들고 싶었던 용기를 좀 드러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는 모든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들이 자신이 바라거나, 바라지 않거나, 혹은 자기 내면의 어떤 모습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등장시킨다고 생각하기에 도로시, 토토, 허수아비, 나무꾼, 사자, 오즈까지 전부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책은 시대의 흐름을 조금씩 반영하는데, 정치적 해석들이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다. 이전에는 미처 못 느꼈던 색으로 표현되는 것들에 대한 의미가 있는지 꽤나 많은 생각을 했는데,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좀 더 생각을 해 봐야겠다.

✴︎ “착한 힘은 악한 힘보다 더 세지. (170)

✴︎ 사실 토토는 도로시와 함께 있으면 캔자스에 있건 오즈의 나라에 있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토토는 도로시가 행복하지 않은 걸 알았고, 그것 때문에 토토도 행복하지 않았다. (175)

@woojoos_story 모집,
@zmanz_classic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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