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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제국 J.P.모건 1
론 처노 지음, 강남규 옮김 / 플래닛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한마디로 엄청난 책이다.
1838년 영국 런던에서 미국인 은행가 조지 피바디에 의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JP모건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아니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JP모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현대 금융사 그 자체가 실체를 드러낸다.
아울러 금융은 다른 산업 및 정치, 사회와 긴밀하게 얽혀서 변화하고 발전해 왔는데
그래서 이 책은 JP모건사이면서 현대 금융사이고, (미국 중심의)현대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아가 이 책은 JP모건의 실질적인 창업자 주니어스 스펜서 모건과
그의 아들 피어폰트 모건, 손자 피어폰트 모건 2세(잭 모건),
그리고 JP모건을 이끌었던 수 많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처럼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JP모건의 탄생에서 1913년까지를 귀족자본가 시대로,
1913년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48년까지를 국제정치 시대로,
그리고 그 이후를 카지노 시대로 구분하여 다룬다.
귀족자본가 시대는 산업 혁명기로 철도와 중화학 공업이 등장하였고,
이들 산업은 한 개인이나 가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자본을 필요로 하였다.
이 시기 은행가들은 자본을 조성하고 투자해
운하와 철도, 제철소 건설을 주도하고 해운 회사 설립을 관장한다.
전신전화와 교통의 발달로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있던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데
수 많은 업종에서 거대 트러스트가 탄생하게 된다.
미국에 중앙은행이 없던 이 시기에 JP모건은 사실상 중앙은행이나 마찬가지였다.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 발생했던 국제정치 시대는
금융지형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 금융의 중심지는
런던의 더 시티에서 미국의 월스트리트로 바뀌었으며,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에 기축 통화 지위를 넘겨주게 된다.
이 시기 JP모건은 막강한 정치적 커넥션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JP모건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아
1913년 12개 연방준비은행을 거느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탄생하였고
1929년 대폭락과 이어지는 대공황을 거쳐
1933년 글래스-스티걸법이 제정되었고
JP모건은 여수신 전문은행인 JP모건과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로 분리되기에 이른다.
2차세계대전 이후의 카지노시대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탄생하고
뮤추얼 펀드와 보험회사, 연기금 펀드 등 기관 투자가들이
금융시장의 강자로 새롭게 부상한다.
다국적 기업의 힘이 막강해진 시기로
금융회사들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사를 건 경쟁을 벌이게된다.
인수합병이라는 새로운 황금어장에서 수 많은 기업사냥꾼들이 등장하고
정크본드나 차입매수(LBO)와 같은 기법들이 활발하게 사용된다.
석유파동과 오일달러의 시대였으며
1987년 주가대폭락을 거쳐 글래스-스티걸법이 폐지되는 시기이다.
이처럼 방대한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JP모건의 이야기는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JP모건에 대해, 나아가 현대 금융의 역사에 대해 너무나 흥미롭게 서술한 최고의 책이다.
http://blog.naver.com/moo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