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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뭇 강펀치 ㅣ 안전가옥 쇼-트 7
설재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2월
평점 :
수학교사와 권투, 사실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그런 독특한 조합을 갖췄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특히 청소년 복싱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가 가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다룰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스포츠맨이기 때문에 문장에는 힘이 넘치고, 여성들의 당찬 이야기도 잘 다뤘다.그리 좋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여성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강인한 모습이다.남들이라면 굴복하거나 도피하기 급급할만한 일들도 꿋꿋하게 이겨내면서 기회를 노린다.수학교사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작가와 권투의 길을 택한 저자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읽으면서 세 여성의 삶을 응원했다.
현대인의 가장 큰 감정은 고독이라고 한다.아마 개인주의적인 사회에 살아서 그럴 것이다.고독을 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한데 그 관계는 항상 나에게 상처 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이 책의 소설 3편은 그런 부정적인 관계 속에서도 잘 버티고 받아친 여성들의 이야기다.그래서 제목에 강펀치가 들어갔고 이 여성들은 복서가 아니더라도 나름의 강펀치를 준비한다.물론 그 강펀치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세상 사람들은 다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내 사연은 그들에게 나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인간의 한계와 어두운 면을 직시하면 나를 방어하고 상대에게 내 피해를 되돌려주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국에서는 여성과 격투기 종목 그중에서도 특히 비인기 종목인 복싱을 연결시킨게 인상적이었다.또 사제지간, 부녀지간, 자매관계 같이 비교적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사이비 종교 문제를 다루는 부분에서 작가의 창의력이 눈에 띄었다.가까운 사람들에게 입은 상처는 아프면서도 치유가 어렵다.자주 보면서 그 상처가 더 깊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상대를 탓하기 어려운 구조도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속은 꼬이고 상대에 대한 애증만 늘어난다.그러나 책에서는 이런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명쾌하면서도 시원하게 풀어낸다.서로 가까운 관계 속에서 일어난 끈적한 일들을 원펀치로 파훼하는 모습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도와준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