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만큼 지위와 계급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자리도 없다. 가장 힘있는 사람이 건배를 하면 모두가 복창하고 술잔을 비우는 동작을 따라한다.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찬사와 아부가 그 ‘잔치‘에서는 허용된다. 권력자들은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 각인시키기 위해 연회를 연다. 이 잔치에서 불만은 풀어지는 듯 보이지만, 어쩌면 참석자들이 구축해 가는 위세에 의해 함구로 이어진다.

이런 잔치는 농업의 발명을 부추겼을 뿐 아니라 계급과 지위도 바꾸어놓았다. 가장 성대한 잔치를 연 지도자가 마을을 지배했다. 인지과학자 그레그 웨들리Greg Wadley와 고고학자 브라이언 헤이든 Brian Hayden에 따르면, 이런 사회적 역학은 농업과 함께 사회적 불평 등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농경 사회가 점차 불평등해지면서, 술과 다른 식약들은 고된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차적이지만 결코 중요성이 뒤처지 지 않는 보상이 되었다. 술과 다른 식약들은 스트레스, 피로, 불안, 그리고 농업 사회에 만연해 있던 질병으로부터 일시적 위안을 주었 다. 그런 쾌락 자원들은 순식간에 해방감, 이완감, 연대감, 쾌감을 제공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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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구조의 원칙. 산소호흡기는 보호자가 먼저 차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면 자신의 한계를 넘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꼭 필요한 것이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다. 책임감 있게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서 타인을 돌보는 행위는 분명 위선이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고 타인을 돌보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신체적, 정서적, 영적 관리의 부족으로 인해 독성 가득한 쓰레기가 잔뜩 쌓이게 되고, 타인을 제대로 돌보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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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때론 위험하다. 연민은 공감을 넘어서는 것이다. 아픈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완화의료를 하고자 하는의료 전문가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수 있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전문가가 완화의료를 제공할 수 없도록 만드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공감은 위험을 지니고 있지만 연민은 그렇지 않다. 연민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오염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연민은 타인의 고통에 오염될 위험을 막아준다. 공감은 소진될 수 있지만 연민은 무궁무진하다. 공감은 이따금 맹목적이 되어 우리를 타인의 고통으로 인도하면서스스로를 망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연민의 경우 타인을 당해 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

공감은 타인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느 낄 수 있게 해준다. 연민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꿔놓을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공감을 넘어서야 하 는 것이다. 환자에게는 고통을 이해해주고, 의미 있는 무 언가로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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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랑의 전제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 것이 원천이다. 누구든 사랑받아야 사랑할 수 있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마하트마 간디를 찾아가서 간청했다.
"마하트마, 제발 부탁입니다. 제 아들에게 설탕을 먹
지 말라고 말해주십시오."
간디는 잠시 생각하더니 어머니에게 말했다.
"2주 후에 아들을 데리고 다시 오시오."
2주 후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간디를 다시 찾아갔다.
간디가 소년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며 말했다.
"설탕을 먹지 마라"
어머니는 고마우면서도 영문을 몰라 물었다.
"왜 저에게 2주를 기다리라고 하셨습니까? 2주 전에왔을 때 똑같은 말씀을 해주실 수 있었는데요!"
간디가 대답했다.
2주 전에는 나도 설탕을 먹고 있었소."

연극이 끝났지만 박수도 못 치고 그대로 서서 영혼이 발가벗겨진 기분으로 간디를 바라본다. 신의 계시다. 분명 신의 계시다. 그 순간 나는 의사의 길에서, 그리고 인생길에서 커다란 도약을 이루게 될 것임을 깨닫는다. 그날 나는 오랫동안 찾아 헤맨 위대한 답을 얻었다. 환자들이 온전한 인간으로서 포괄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해주는 나의 모든 일들은 우선 나 자신과 내 삶을 보살피는 데 헌신한 뒤에야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나는 신앙심이 깊었던 때를 돌아본다. 예수님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들가운데 하나가 떠오른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내가 환자들과 내 가족, 친구들을 위해 해온 모든 것들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짐스러운 하나의 거대한 위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내 안에 들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힘과 평화로 충만해진 나 자신을 본다. 그날 이후로 내가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나는 자신을 돌보고 있기에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보살필 수 있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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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암처럼 죽어감을 느끼고 준비할 수 있음은 벼락처럼 찾아오는 죽음보다 낫지 않을까

죽음의 단계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함께 호스피스 생활을 하면서 ‘죽어감‘을 경험한 가족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닥뜨린 가족과는 사뭇 다르다. 슬프지만 꿋꿋하다. 그에 비해 죽어감을 죽음 뒤에서 맞이하는 가족은 수십 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가슴앓이와 응어리에 시달린다. 죽어감의 과정을 생략한 갑작스러운 죽음은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남겨진 사람만이 홀로 죽어감을 오롯이 견뎌야 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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