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보다 저항이 낫다. 저항은 알을 깨는 과정이다. 그렇게 세상 속으로 나가고 홀로 설 준비를 한다.
이 까칠한 비평가의 독설을 품어주는 일은 고달픈 일이기는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거쳐야하는 과정입니다. 세상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는 것, 세상에 이상적인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이는 진실을 마주하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 고통을 겪지 않으면 아이는 계속 환상의 상태, 동화의 상태에 머물러야 합니다. 순종적인 것이 좋다고 동화 속에서 달콤한 사탕만 계속 물고 있으 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부모의 은근한 종용이든 아이들의 회피이든 간에 동화 속의 세계에 머무르는 아이들도 종종 만납니다. 엄마·아빠 그늘 아래서 아기처럼 사는 경우를 봅니다. 유모차 대신 자가용으로 사탕 대신 햄버거로 바뀌었을 뿐, 부모는 보호하고 아이는 의존하 고. 가끔 칭얼거리고 떼쓰고 그러면 달래고 사주고. 그러면서 서로 좋았다 싫었다를 반복하는 상태로 머무르는 끔찍한 관계를 봅니 다. 고통스럽지만 동화와 전설의 세계에서 나와 현실을 보면서 서로 간의 거리를 조금씩 가져야 합니다. 그 거리를 갖기 위해 때로는 싸워야 할 필요가 있고 실망스러운 일도 직면할 수 있어야 합니 다. 고통 없는 성숙이나 아픔 없는 성장은 없습니다. 이 시기의 보 이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 혹은 싸움은 단지 그 과정일 뿐입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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