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책 한권을 읽었고 리뷰를 쓸 생각에 온몸이 저짓저릿 하다.. 라고 거짓말을 하니 정말로 온몸이 저질저릿 하네.
얼른 뭐라도 쓰고 나가야 하는데 가렵고 헝클어진 머리를 머리라고 달고 있으니 도통 써지질 않는다. 주위는 조용하기만 한데 내 마음은 바쁜 참새처럼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그러니 저릿저릿한 마음 외에는 지금 아무 것도 없다. 포수가 방아쇠를 당기는지 꼬마가 고무줄 새총을 갖고 노는지 알 수도 없다. 다만 나는 절대로 잡히지 않을 거라는 확신만 있다. 잡히고 싶은데 늘 바쁜 나는 잡히지도 않는다..
가령, 그것에 대해(그것이 무엇이든!) 최대한 솔직하고 극도로 선명하게, 게다가 능수능란하게 써제낄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 것 같다. 하지만 내 영혼은 약해빠져서 공짜로 준대도 안가져 갈 것이다.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비오는 날의 샤워는 어땠는지 그것은 어떠했는지 그것은 또 어떠하였는지 또 그것은 어찌어찌 되었는지 소상히 늘어놓고 싶었는데..아쉽다. 시간이 또 이리 되었으니.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있고 우산을 펼치고 나서면 후두둑 후두둑 내리고 있겠지. 헛헛한 빈 껍데기 같은 마음을 어떻게든 잡아일으켜 세워야 할텐데 그럴려면 난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일단 책상에 앉아 보는 것부터 해야 할까. 다리를 곧게 뻗고 가랭이를 바짝 모으고 발가락을 가지런히 정렬하는 것부터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