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에 멀쩡한 볼펜이 버려져 있다. 껌을 뱉다가 발견했지만 불과 몇시간 전의 행동이었고 그 주체는 미니멀라이즘에 경도된 한 인간의 짓이었다. 곳곳에 잉여로 떠도는 것들을 척살하는 재미가 들렸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제 잠이 좀 깼다.
잠이 깨고 나니 글쓰기가 재미없어졌다. 관음증이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자 노출증은 더 빠른 속도로 진정되고 있다. 예전의 재미없음과는 다분히 차별되는 지점에 왔다고 믿는다. 나는 믿는다. 너를 믿지만 그 이상의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