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거의 처음이다. 그 대화를 옆방에서 또 아이가 듣고 있었다.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어색함을 간신히 누르고 행여 상처가 될까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던 것 같다. 부끄러웠다.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아야 하는데 아이가 이미 알고 있었다. 엄마한테 그런 걸 기대해선 안된다는 걸. 모레부터 독서실 다니는 걸로 했다. 기운없는 것도 모자라 두려움을 감추느라 애쓰는 걸 보고 말았다. 내가 강해져야 한다. 힘을 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