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이 없다. 정말 없다. 완독이란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다. 언제나 그렇다. 심지어 영화도 그렇다. 엊그젠 `500일의 썸머`를 봤는데 주인공 남자의 극중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중반쯤 되었을때부터 졸음이 몰려왔고, 계속 졸다가 썸머와 조셉고든래빗이 벤치에 앉아 사랑에 대한 서로의 엇갈린 생각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완전히 잠이 깼다. 결국 이거였구나. 사랑이라는 게 얼마나 굳건한 아집과 얄팍한 믿음 위에서 집을 짓는지. 혹시 나에게 끝까지 남을 만한 신념이 있다면 사랑이라는 감정의 허상에 대해 잘 냉소할 수 있다는 것 정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정도? 마지막 장면은, 면접장에서 `가을`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만나 잘 될 조짐을 보이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 사랑은 언제나 조짐으로 시작해서 조짐의 과정을 겪다가 결국 조짐으로 끝이 난다는...아침부터 뭔소리를 하자는 건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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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7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아무래도 알라딘 서재 오다보면 리뷰 압박이 좀 있긴 하더군요.그래도 책만 읽고 살 수는 없잖아요..

커피소년 2016-10-17 09:36   좋아요 0 | URL
뭔가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압박이 있긴 있습니다..ㅎㅎㅎ

일단 인터넷 서점 커뮤니티고 모두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요..ㅎㅎㅎ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부정적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컨디션 2016-10-17 09:44   좋아요 1 | URL
네..^^ 이미..너무나 충분히.. 지겹도록 천천히, 하고(읽고) 있습니다ㅎㅎ 알라딘 하면서, 다른 분들 리뷰 읽으면서,난 왜 이러나, 한탄한 적은 있어도 압박은 받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요^^ 책만 읽어도 생활이 되는 삶을 부러워할 것까진 없지만, 사실상 부러운 건 또 사실이긴 해요^^ 그러니 유레카님 말씀처럼, 사람이 어떻게 책만 읽고 살 수 있겠나.. 다른 것도 하고 살아야 그게 진짜 삶이지.. 말입니다(말입니다?ㅎㅎ)

커피소년 2016-10-19 01:17   좋아요 0 | URL
책 읽고 꾸준히 리뷰를 쓰려면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죠.ㅎㅎ

책만 읽어도 시간이 부족한데.. 글 까지 쓰려면.. 정말.. 힘들겁니다..ㅎㅎ

2016-10-17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2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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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8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10-2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러주신대로 알라딘 접속해서 북플 들어오니 좋아요가 눌러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