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도 봉지를 씌운다는 걸 올해 또 처음 경험한다. 한 나무에 매달린 열매가 130개로 치면 초짜 두 사람이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양은 2000개를 넘기기 어렵다. 그래서 딱 그 만큼만 했다. 남편의 속도가 나보다 거의 2배를 육박했으므로 오늘 하루 내 손길이 닿은 열매는 600개쯤 되려나?
암툰, 졸지간에 웬 종이봉지를 씌우고 난리인가 어리둥절 갑갑해하고 있을 사과들아. 앞으로 3개월은 장님처럼 갖혀 마법의 시간을 보내게 된 신세들아. 잘 지내렴, 그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