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창고라고 하기엔 뭔가 조건이 안맞아서 우리가 캠프라고 부르는 곳)에서 내려오는 길.
아침에 살짝 눈이 내렸다는 명백한 증거. 포실포실한 눈의 촉감.
만져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눈으로 알 수 있었다.
사진 찍고 내려가다 비끗 미끄덩. 거의 척추 슬라이딩을 할 뻔 했으나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다.
이게 다 작년에 겪은 바가 있어 나름 터득한 신체적응 반사신경 덕이랄까?(이게 말이 되는지는 차차 생각하자)
낮이 되더니 하늘에 구름이 바람에 실려가는 게 보였다. 제법 빠르게 흘러갔다. 바람의 세기를 알 수 있을 만큼.
새해 첫 불꽃 시위(?)
전지목을 어떻게 처치할까 고심했던 작년 겨울과는 달리 올핸 핸섬하게 처리할 방도를 구했다.
이제 고작 1년차 주제에 노하우랄 것 까진 없으나 내 체질인지 나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방증.
뭐 뿌듯하다.
실은 너무 추워서 남편이 불을 만들어주었다.
다른 부위는 괜찮은데 손이 너무 시려워서 꼼짝도 하기 싫어졌다. 무력감만큼 반갑지 않은 손님이 또 있을까.
불을 쬐면서 매캐한 연기조차 좋았으니 할 말 다했다. 나무들이 기침을 하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