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머물던 자리
김임수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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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마디
《시간이 머물던 자리》 작가 김임수님은 여든을 훌쩍 넘긴 이 시대의 어른이다. 그는 한평생 살아오면서 자신의 기억 속 소중하고도 조용히 남겨 있는 추억의 일기를 꺼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가족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 70~80년대의 짙은 회상, 그의 지나온 세월 속 그리운 벗들, 그리고 오랜 세월 만남과 이별의 그리움과 추모의 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대한 미 대륙을 비롯한 북유럽의 세계 일주의 여행기까지 마치 한 세기를 살아온 이 시대의 흔적이 느껴지듯 이 책은 한 사람이 아닌 한 세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깊이 있는 성찰의 산문집이다.

자칫 잘못 해석하면 젊은 친구들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없을지도 모를 이야기 같지만, 한 세대의 산 증인이며 역사의 한 페이지 같아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겨 환갑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깊이 있는 공감과 울림을 줬다.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형용사가 아닌 손자와 손녀를 지긋이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눈빛,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자신과 같이 노인의 모습으로 여전히 막내아들을 바라보고 계실 그리운 어머니, 인생에 황혼에 접어든 어느 노인의 기나긴 연륜을 통해 어찌 보면 궁색하고 보잘 것 없어보일 지라도 꾹, 꾹 눌러 담은 지나온 세월은 그의 삶이 아닌 우리 인간의 소중한 기억이다.

이 산문집이 세대 간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주름 가득한 손으로 네일아트한 젊은 친구들 손에 살며시 얹어 지는 따뜻한 메시지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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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소원 - 2025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감동 그림책 8
염희정 지음, 모지애 그림 / 이루리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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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마디
카일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작은 마을에 진심이 통하면 '세 번의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체리 나무가 있다. 카일러는 방학을 맞아 한국에 계신 할아버지를 만나러 혼자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 카일러는 언제나 바쁜 엄마와 아빠와 함께 여행하기를 바라지만, 카일러는 이번에도 혼자서 먼 여행길에 올라야 한다.
"싫어, 싫어. 몰라, 몰라, 나 안가! 혼자서는 안 갈거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집 밖으로 뛰어 나간다.
한참을 달린 뒤 다다른 곳은 마을어귀에 있는 커다란 체리 나무.
이 체리나무는 세번의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나무이다.
운동이라면 전교 꼴지인 루카스도 마법의 주문이 통했는지 지난 축구 대회에서 우승 골을 넣었다고 한다.
'어떻게 루카스는 결승 골을 넣을 수 있었을까...'
'그 마법 과도 같은 일이 어떻게 이뤄진걸까...'
'루카스의 말대로 마법의 주문을 걸면 소원을 진짜 들어줄까'
'그렇다면 카일러의 소원도 이뤄질 수 있을까…'
카일러의 첫번 째 소원은 엄마가 회사에 안 다니게 해주세요 였다. 그러나... ...
두번 째 소원은 아빠가 아프리카에 안 가게 해주세요 였다. 그러나, 두 소원 모두 연기와 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 그림책은 간절함이 엿보인다. 그러나 나의 간절함이 아닌 타인을 향한 간절한 중보기도이다. 카일러의 간절함은 자신만을 위한 소원이 아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향한 소원으로 자라나 어린 친구들의 마음의 성장과 신뢰 그리고 기다림의 미학을 그려낸 “진정한 소원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드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카일러의 아빠는 사진 작가다. 어느 날 탄자니아 강가에서 사진을 촬영하다 마을에 물이 없어 강가에 물을 뜨러온 카일러의 동갑내기 마게나를 만나 작은 약속을 한다. 이 약속은 가족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어린 카일러에게 까지 공감을 형성해서 나, 우리, 우리가족이 아닌 남을 향한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희망을 전한다.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 같은 체리 나무를 꼭 껴안은 카일러의 세번째 소원은 이 물줄기가 탄자니아 지역까지 퍼져 나가길 애타게 소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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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위 -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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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마디
크로노스의 시간 속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나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전적 의미의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결혼을 한 사람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다 자란 어른들 보다 진정한 어른은 몇 명이나 될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잠시 숨을 고른다는 의미도 있다. 숨가쁘게 달려온 여정속 넘어지고, 자빠지고, 막다른 골목길에서 "아, 이게 아니었구나"라고 한숨을 쉬며 되돌아 다시 중심을 잡으려 애써 왔던 시간 속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시간. 진정한 어른이 되기 까지의 숨가쁜 여정은 사실, 모든 어른에게 훈장과도 같은 영광의 상처(?) 흔적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훈장은 각자의 몫이기에 남의 것을 부러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나역시 반 백년의 어른이 되어보니 겉모습은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깊은 내면은 과연 품위 있는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마음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봤봤다.

품위있는 어른이란, 우선 중심을 잡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숨가쁘게 살아온 삶의 여정의 성과물이라 할 수 있는 지위, 명예, 물질,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건강 등 그동안 살아온 행적들로 어른의 품위를 점수로 메기려 한다. 그러나 어른의 품위는 이러한 행적으로 점수를 메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품위 있는 어른>은 외적으로 꾸미지 않아도 위풍당당 자신감이 넘쳐나며 애써 말을 하지 않아도 솔선수범하는 작은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의 품위를 엿볼 수 있다.

삶의 후반부로 가면 갈 수록 지위, 명예, 물질 등 권력이 그 사람의 품격과 품위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얼굴을 통해 진정한 품위를 알 수 있다.

- 곁에만 있어도 존재감 만으로도 안심이되는 어른,
- 나이, 성별, 직업, 종교, 철학까지도 상관없이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조금 올려줄 수 있는 어른,
- 무엇보다 자신이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에 배움의 문을 끝없이 두드리는 어른,
- 가진 것에 만족하며 나의 것을 나누려고 선행을 베푸는 어른,
- 꾸미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자기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어른,
- 그리고 무엇보다 닮고 싶은 어른.

사람은 태어나면서 점점 자라나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밟는다. 그러나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태도가 있다. 그러나 삶이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웃고 싶지만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찢어지고 밟히는 경우도 있다. 행복의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싶지만 옷이 찢어지고 때론 몸에 맞지 않는 옷으로 조롱거리가 된듯 우울할 때도 있다. 마음만은 마라톤이라도 하고 싶지만, 몸은 100m 달리기도 못한다. 그러니 품위고 뭐고 사치이고 남의 것 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자기 삶을 부디 스스로가 감당할 줄 알고, 남의 삶을 부러워 하는 어른이 아닌 누군가에게 기댈 필요도 없이 자립 할 수 있는 어른, 후대에게 인정받는 어른이 진정한 품위있는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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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을 함께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박지연 지음 / 일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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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마디 - 독서 감상
<우리는 행복을 함께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작가 나이가 어떻게 될까…”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는 혈기 왕성한 이십 대를 갓 넘긴 삼십 대의 젊은 여간호사였다. 그녀의 글은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았고, 문장은 사소한듯 그러나 사소하지도 않았다. 젊고 청순한 한 소녀와도 같은 간호사의 소박한 일상의 하루하루의 고백은 갑자기 쌀쌀해진 가을의 날씨 가운데 손난로와도 같이 살며시 나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위로와 조용하지만 힘이 있는 응원의 메시지로 나의 심장을 울렸다켰다.

반 백년의 삶이 어찌 평범하고 순탄만 했을까... ... ...
지긋지긋한 삶이라는 굴레 가운데 롤러코스터를 타듯 이 놈의 삶이란 녀석은 쉴새없이 하늘과 땅을 오르락 내리락 했것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잠시도 책을 손에서 땔 수가 없었고 어느 부분에서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나의 얼굴 가운데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리는 감정에도 휘말렸렸다. (갱년기 증상이라고 하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이 책의 문장은 나의 심장에 큰 파동을 일으켰다)

박지연 작가는 중환자실에서 일을 하는 간호사로 환자의 삶의 죽음과 시작을 케어하느랴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는 병원생활의 일상이 반복적일것 같지만, 그녀의 글의 문맥은 그렇게 빠르지,도 급하지도, 강하지도 않았다.<우리는 행복을 함께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이 책 속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형용사)는 "작고", "사소한", "일상", "평범한", "특별하지 않아도" 라는 단어로 삶이 살짝 자신을 속일지라도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말로 어제도 오늘도 잘해왔으니 내일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며 토닥토닥 위로를 건낸다.

사람은 네잎 크로바와 파랑새의 행운의 여신을 찾으러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아낸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속 아픔과 상실 그리고 좌절의 상처로 패배한 우울한 마음은 언제나 자존감을 낮게한다. 그러나 네잎 크로바와 파랑새의 행운의 여신은 그렇게 분주하게 좇아 다니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행운이 아닌 행복한 나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감정의 한 보따리가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보물상자와도 같은 행복을 찾는건 각자의 몫)

그 누구의 삶이든 힘들지 않은 삶은 없다.
그러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우리 넘어김에, 쓰러진 김에, 좌절해 아프고 힘든데 잠시 그 자리에서 충전하고 천천히, 천천히 일어나 다시 행복을 조심스럽게 써내려 가보자.
어딘가에는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고 믿음직해보여도 속으로 울고 있는 그 누군가가 있으지 모른다.

오늘 하루의 시작과 내일의 끝자락에서 사소하고 비록 평범하지만 행운이 아닌 행복한 삶이 이어져 오늘도 우리는 행복을 함께 써 내려 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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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김희숙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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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마디
에세이는 대부분 잔잔한 울림이 있다. 역시 김희숙 작가의 언어의 온도는 내 마음의 언어의 온도와 같았다. 지극히도 평범한 하루를 기록한 삶의 일상이 비록 무심한 듯 지나간 듯 하지만, 그 순간, 순간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작가의 질문에 ‘그래, 그래서 내가 지금 행복하지’라는 마침표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나 역시 지루하고 재미없는 지극히도 평범했던 20대의 일상은 20km의 속도로 달렸다. 그러나 50대 중반이 되니 50~60km로 달리고 있는 삶의 궤도 속 아침 일찍 가족들 깨기 전 반복되는 일상 속, 마치 전투복을 챙겨입듯 잠옷을 훌훌 벗어 던지곤 앞치마의 허리띠를 조여 매며 최선을 다해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삶의 궤도라는 것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짜릿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극히도 평범했던 일상이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던거 같다.
그냥 평범한 일상, “행복한 걸로 합시다. 우리.”

진정 모든 변화는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생각의 눈은 삶에서 어디에 햇살이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주어야 한다. 삶의 구석구석을 응시하면서 말이다. 삶에 햇살을 찾아주는 것도 가뭄 속에 간직된 비 향기를 기억해 내는 것도 생각의 노력에서 시작된다. ⌜서동욱 /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p57)

그렇다. 우리가 살아온 모든 일상의 장면은 내가 만들어낸 하나의 문장이 되어 삶의 책이 되고, 이 생명 다하는 날 하늘나라 생명의 도서관에 한 권의 책으로 꽂혀 있을 것이다.

지극히도 평범한 오늘의 삶 나는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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