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한마디 《시간이 머물던 자리》 작가 김임수님은 여든을 훌쩍 넘긴 이 시대의 어른이다. 그는 한평생 살아오면서 자신의 기억 속 소중하고도 조용히 남겨 있는 추억의 일기를 꺼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가족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 70~80년대의 짙은 회상, 그의 지나온 세월 속 그리운 벗들, 그리고 오랜 세월 만남과 이별의 그리움과 추모의 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대한 미 대륙을 비롯한 북유럽의 세계 일주의 여행기까지 마치 한 세기를 살아온 이 시대의 흔적이 느껴지듯 이 책은 한 사람이 아닌 한 세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깊이 있는 성찰의 산문집이다. 자칫 잘못 해석하면 젊은 친구들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없을지도 모를 이야기 같지만, 한 세대의 산 증인이며 역사의 한 페이지 같아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겨 환갑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깊이 있는 공감과 울림을 줬다.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형용사가 아닌 손자와 손녀를 지긋이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눈빛,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자신과 같이 노인의 모습으로 여전히 막내아들을 바라보고 계실 그리운 어머니, 인생에 황혼에 접어든 어느 노인의 기나긴 연륜을 통해 어찌 보면 궁색하고 보잘 것 없어보일 지라도 꾹, 꾹 눌러 담은 지나온 세월은 그의 삶이 아닌 우리 인간의 소중한 기억이다. 이 산문집이 세대 간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주름 가득한 손으로 네일아트한 젊은 친구들 손에 살며시 얹어 지는 따뜻한 메시지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