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기쁨 - 기쁨의 주권자와 동행하라
존 파이퍼 지음, 이상준 옮김 / 두란노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 하나님 나라를 받을 자격은 힘이 아니라 갈증이다. 우리에게 그 나라를 값없이 주시는 것이 우리 아버지의 기쁨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그 나라를 살 수도 교환할 수도 얻을 수도 없다(p.350). -
 
하나님의 영광 안에서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될 그 나라를 기대하고 갈망하라.

 

존 파이퍼 목사님에 대해 알게 된 지도 벌써 10여 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워낙에 훌륭한 목회자요 신학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온 터라 이 분의 저서를 구입해 놓은 것도 여러 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첫 번째로 펼쳐 들었던 책에 크게 질려 버린 이후로 이 분의 책을 읽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책이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책이었는데, 이 분이 가장 존경하고 신학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과 그분의 저서인 '하나님의 천지창조 목적'이라는 책을 소개해 놓은 일종의 해설서였습니다. 그런데 세로 제목과 가로 제목을 합쳐 놓은 아주 요상한 형태의 목차에서부터 눈에 거슬리기 시작해서 건조하고 딱딱하고 지루한 전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다른 책에도 손을 대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의 책을 한 권이라도 반드시 읽어 보아야겠다는 부담감이 떠나지 않아 손에 잡았던 책이 바로 '존 파이퍼의 거듭남(두란노)'이라는 책이었습니다. 거듭남의 교리에 대해 성경적인 근거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었는데, 조직신학서로 읽었다면 무척이나 딱딱하고 건조했을 내용을 매우 감동적으로 풀어낸 내용이 무척이나 마음에 와 닿았더랬습니다. 그래서 이 분의 글이 그렇게 딱딱하기만 한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분의 저서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읽다 덮어버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책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왠지 그 책을 꼭 읽어야 다음 책을 읽을 자격이라도 생긴다는 듯한 이상한 고집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월드>지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책'이라는 카피가 눈에 와서 박히더군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존 파이퍼 목사님의 저서 중에 가장 대표적인 저서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앞서 언급한 그 책에 발목이 묶여 있을 필요가 무엇이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첫 인상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습니다. 제목을 고딕체로 써 놓은 것이 조금은 촌스럽게 느껴졌고, 종이 질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누래지는 그런 종류의 종이 같았습니다. 구성도 그다지 눈에 잘 들어오는 구성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편집자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저자의 스타일 때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글을 써 내려 가다가 중요한 내용이 나오면 갑자기 옆으로 빠져서 한참동안 설명하다 다시 본래의 흐름으로 돌아가는 저자의 스타일이 글에 대한 집중도를 상당히 깎아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지루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짜증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마치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설교집을 읽을 때처럼 읽으면 반드시 유익을 얻지만, 글의 전개를 따라가기가 지루해서 중간에 책을 덮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부류의 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 있어서는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고, 참으로 유익했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앙의 기초를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할까요. '하나님 나라'라는 개념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을 때와 다를 바 없는 정도의 깊이있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한 영혼의 가치와 탁월성은은 그가 사랑하는 대상을 보면 알 수 있다'는 헨리 스카우걸의 말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이 가장 즐거워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하나님은 무엇을 기뻐하시는지에 대해 연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 전체를 훑어가면서 하나님이 무엇을 기뻐하시는지에 대해 연구한 결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여섯 가지를 발견해서 독자들 앞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첫 번째는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피조물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에 대해 공들여 논증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저자는 그 아들에 대한 하나님의 기쁨은 하나님 자신에 대한 기쁨이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바로 하나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두 번째는 바로 하나님 자신이 행하신 모든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분이 행하시는 모든 것을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 논증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하나님께서 악인의 죽음을 기뻐하시는가, 기뻐하지 않으시는가 하는 것에 대한 논증이었습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악인의 죽음 자체에 대해서는 기뻐하지 않으시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기뻐하신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었는데 대단히 지혜로운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세 번째는 바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뻐하시는 이유는 첫째, 창조가 하나님의 영광의 표현이기 때문이고, 둘째, 피조물이 하나님을 찬양하기 때문이고, 셋째, 피조물이 하나님의 비교할 수 없는 지혜를 드러내기 때문이고, 넷째, 창조의 작품들이 하나님의 견줄 데 없는 능력을 계시하기 때문이고, 다섯째, 창조의 작품들이 우리를 하나님께 인도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 하나가 다 성경 말씀을 근거로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잘 정리하셨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네 번째는 바로 하나님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출애굽의 핵심이 온 세상에 하나님의 명성을 내는 것이었고,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바벨론 유수와 회복 역시 하나님의 명성을 위한 것이었음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구약의 위인들이 자기들의 죄에 대해 용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자신의 위대한 이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두고서 하나님께 자비를 구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님의 명성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와 하나님의 명성을 위한 바울 사도의 선교 사역에 대해서도 소개하면서, 우리 또한 하나님의 명성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도전하고 있었는데, 참으로 크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는 주기도문의 기도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다섯 번째는 바로 자신을 찬양할 민족을 선택하신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선택에 대한 교리(예정 교리)의 정당성에 대해 논증하고 있었는데, 대단한 설득력으로 알미니안주의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소개해 놓은 예정 교리에 대한 죠지 뮬러의 고백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예정 교리를 믿으면서도 죠지 뮬러와 같은 기도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도전을 받을 수 있었고, 예정 교리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기도하지 않고 전도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일이며 잘못된 일인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선택된 사람이기에 기도하는 것이며, 선택된 사람이기에 다른 선택된 사람을 전도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신행의 분리불가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여섯 번째는 바로 우리의 죄를 아들에게 지우신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에수님을 죽이신 것이 바로 아버지라고 소개하면서, 하나님께서는아들을 죽이신 그 자체를 기뻐하신 것이 아니라, 그 아들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회복되고 죄인들이 의롭게 된 그 사실을 인하여 기뻐하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죄인의 죽음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에 대한 해석과 동일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참으로 기억해 두어야 할 만한 지혜로운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C.S.루이스가 자신의 영적 스승이라고 말하였던 조지 맥도날드라는 목사가 영원한 지옥의 존재와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부인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는데,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C.S.루이스의 글을 읽을 때 주의하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여섯 가지를 소개한 다음에, 다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세 가지를 덧붙여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여섯 가지가 하나님 자신과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과 관련된 것이었다면, 뒤에 소개한 세 가지는 하나님 자신과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에 대한 인간들의 반응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들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인간들의 반응 첫 번째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피난처로 삼는 그것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실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이름을 피난처로 삼는 것은 예수님을 피난처로 삼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인간들의 반응 두 번째는 '정직하게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직한 자의 마음이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드높이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정직한 자의 기도가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주목하는 애정어린 마음을 표현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하나님의 이름이 온 세계에 전파되도록 기도하는 일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인간들의 반응 세 번째는 '순종과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순종을 기뻐하시는 이유는 불순종을 싫어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불순종을 싫어하시는 이유는 첫째, 불순종이 두려움의 대상이 잘못된 결과이기 때문이며, 둘째, 불순종이 기쁨의 이유를 다른 데서 찾기 때문이며, 셋째, 불순종이 올바른 대상을 향해 찬송을 드리지 않기 때문이며, 넷째, 불순종은 점치는 죄와 같기 때문이며, 다섯째 불순종이 우상숭배이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섯째에 대해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점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무시한 채 무엇을 할 지 알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행위는 하나님의 의도와 계시를 멸시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뜻이 잘못되었거나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점치는 것은 무당을 지혜의 근원으로 여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 일을 그렇게 미워하시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른 한 편으로 하나님께서 순종을 기뻐하시는 것이 우리에게 복음이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아서 언급을 생략하고자 합니다. '이에 대해 굳이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인 '은혜가 능력'이라는 설명과 '성화는 구원의 일부'라는 설명은 크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사회 정의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헌신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해 놓은 부분 역시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실제적인 적용점을 언급해 주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러한 전개의 끝에서 저자는 이러한 기쁨을 영원히 누릴 수 있는 하나님 나라를 소망할 것을 제안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그 나라에서 우리가 얻을 주요 보상은 바로 그 나라 안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그 영광을 하나님의 기쁨과 더불어 기뻐하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이 반드시 우리의 것이 되리라고 선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설명 가운데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다음의 구절이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받을 자격은 힘이 아니라 갈증이다. 우리에게 그 나라를 값없이 주시는 것이 우리 아버지의 기쁨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그 나라를 살 수도 교환할 수도 얻을 수도 없다(p.350)." 우리 안에 있는 갈망의 방향을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기뻐하게 될 그 나라에 둘 때, 그 나라는 반드시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며, 우리의 기대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에 가슴이 벅차 오르는 감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관련 성경 구절들을 하나 하나 근거로 제시해 가며 잘 정리해서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읽어 보아야 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반 성도들이 읽기에 조금은 어렵고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목회자라고 한다면 자신의 목회철학을 점검하고 성도들의 마땅히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하는 데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읽어 볼만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 나라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 더불어,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기쁨'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잘 정리해 둔다면, 성도들에게 바른 신앙의 기준을 가르치는 데에 부족하거나 치우심이 없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이 좋은 자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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