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 가축사육, 공장과 농장 사이의 딜레마
박상표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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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에 '옥수수의 습격'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가축사육방식과 가축사료생산방식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훑은 것이라 조금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동물사육이라기보다 동물학대라고 해야 마땅할 것 같은 공장식 축산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소를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돼지의 살을 찌우기 위해, 닭이 산란을 잘 하게 하기 위해 얼마나 비인간적인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좁은 면적에 가축들을 쑤셔 넣고 키우는 가운데 비위생적인 환경과 극도의 스트레스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 저하로 인해 항생제를 과다하게 사용한 나머지 인간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 모든 내용들을 다양한 통계자료에 근거하여 설명하고 있었는데, 수치로 나타난 상황을 보니 문제의 심각성이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의 내용 가운데에서 제 마음 속에 가장 큰 분노를 불러 일으켰던 것은 바로 '카길'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카길'에서 판매한 쇠고기 분쇄육으로 만든 햄버거를 먹고 식중독에 걸린 한 젊은 여성이 끝내 완치되지 못하고 반신불수가 된 채 평생을 살아가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소를 도축하고 남은 부스러기들을 모아 판매하는 과정에서 온갖 오염물질이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인데, 여전히 그러한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극심한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길'이 유태인이 사주로 있는 회사라던데, 하나님이 두렵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이방인들을 지옥의 땔깜으로 보는 그들의 신학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객들이 질병에 걸려 죽건 말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한 그들의 태도는 참으로 용납하기 어려웠습니다.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울컥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햄버거는 사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쇄육 구입도 마찬가지구요.


그나마 얼마 전부터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소비자들이 눈을 뜨기 시작함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에서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는 유럽에 비할 때 미국이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점에서 고기를 구입하려면 뉴질랜드나 호주산을 구입하던가 아니면 유럽에서 수입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국산이나 미국산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대형마트에 가서 거대 기업에서 공급하는 믿을 수 없는 먹거리를 구입하기보다는 동네 슈퍼나 생협을 통해 조금 더 안전한 먹거리를 구입해 먹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비위생적인 도축장을 모든 생산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저자의 권면에 따르는 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오염이 심해져 가는 환경 속에서 남들보다 좀 더 건강하게 살고자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진짜로 안전한 먹거리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안타깝고 답답할 뿐입니다. 고기 먹는 것을 줄이고 텃밭에서 채소라도 직접 키워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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