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아빠는 유학 중
옥성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저자가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를 써내기 시작했을 때 조금은 불편한 느낌을 받았더랬습니다. 조금은 극단적이고 편협하게 보이는 성향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왜 이런 성향을 지니게 되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아버지 부재'의 부정적인 영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수년 전 옥한흠 목사님의 책을 읽으면서 가족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공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시간이 결코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자신은 동생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저자가 기록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그가 진영에서 보냈던 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그가 힘들어 했던 것은 아버지가 미국에서 돌아와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단독주택 2층에 세들어 살면서 느꼈던 열등감이나, 아버지가 개척한 교회가 상가건물에 있다는 사실로 인해 느꼈던 열등감이 그를 힘들게 했지, 진영에서 지내던 시기는 결코 그에게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한 저자의 글을 통해서 저자에게 있어 진정한 '아버지의 부재'는 서울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자훈련과 심방으로 인해 아버지의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저자의 청소년기가 이 책에서 기록하고 있는 시기 이후에 펼쳐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한동안 신앙을 떠나 방황했던 것도 어쩌면 그 청소년 시기와 깊은 관련이 있지 않은가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 시기에 겪었던 힘들었던 기억이 이제는 저자에게 또 다른 힘이 되어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자는 아버지 옥한흠 목사님이 유학을 하시던 그 시기에 대해 미안해 하시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옥한흠 목사님께서 저자에게 미안해 하셨던 것은 비단 그 시기에 대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들인 저자가 이제라도 그 시기는 물론이고 그 이후의 시기에 대해서도 아버지를 이해해 드리고 있음에 대해 하늘에서나마 기뻐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목회자의 자녀들이 집안 형편이나 교회의 규모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비교하면 부끄러울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다고 어떻게 해 줄 방법도 없는 처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옥한흠 목사님처럼 최선을 다해 설교하고 훈련하고 사역하면 반드시 하나님의 돌아보심이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자가 일 년여 만에 아버지가 목회하는 교회를 찾았을 때 느꼈던 그 감격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경험하게 해 준다면 얼마나 기쁠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주일학교를 운영할 형편이 되지 않았을 때, 과감하게 다른 교회 주일학교에 위탁교육을 부탁하신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목사님다운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빼앗길까 걱정하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조건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찾으셨던 모습이 무척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얼마나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셨는지,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섬기셨는지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이 그에 미치지 못함을 여실히 느끼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저자의 책을 몇 권 읽어 본 바로는 이 책이야말로 저자의 책 중에 가장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글 솜씨가 가장 잘 드러난 책이 바로 이 책인 듯 싪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천상 글쟁이로 살아야 할 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저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됨을 느낍니다. 저자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책처럼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는 책으로 저자를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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