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돈에 대해 질문 있어요 - 하나님의 재정 원칙
민걸 지음 / 두란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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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에 DTS를 받으면서 재정에 관한 강의를 들었는데, 외국인 강사님의 강의를 통역으로 듣다 보니 많은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도 독수리 DTS를 섬기면서 그와 비슷한 아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재정에 관한 강의를 맡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200여회 이상의 강의를 해 오면서 정리된 내용을 이렇게 책으로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어 보니 30년 경력의 은행원 출신답게 돈에 대한 전문가적인 시각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목회자라는 신분에 어울리는 깊이 있는 수준의 성경 해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자는 가장 먼저 돈이라는 용어가 성경에 3,200번 이상 나온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성경이 돈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구원이라는 단어가 성경에 350번 밖에 나오지 않는데, 돈이라는 용어는 3,200번 이상 나온다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하나님께서 한 해 동안 140억 명 분량의 식량을 세상에 공급해 주시는데, 그 반 밖에 안 되는 70억 명의 사람들 가운데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그것도 아주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인류의 1/4이 그 많은 식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나머지 3/4이 굶주리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1/4이 1/5이 될 것이고, 그 1/5이 1/6이 될 것이며, 점차 그런 추세로 나아가다가 결국 1/100까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신자유주의자들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기독교인들이 자기들의 수입 가운데 0.8만 모아도 세상의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책임이 그만큼 크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바로 그와 같은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기독교인들이 '돈 쓰는 법'에 대해 제대로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맘몬'은 우리로 하여금 그와 같은 책임을 외면하게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맘몬은 우리를 속여 돈을 사랑하라고 합니다. 돈이 행복하게 해 준다 합니다.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 합니다. 또 네가 가진 것은 네것이라 합니다. 나누어 주지 말라 합니다. 그리고 따져 보라고, 손해 보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맘몬에게 속으면 믿음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믿음을 떠나면 하나님도 떠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돈에 관한 태도는 하나님에 관한 태도와 분리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이 가르치는 바와 같이 하나님 앞에서 선한 청지기로 살아가야 합니다. 자기만 위해 쌓아 놓는 이는 악한 청지기입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이는 선한 청지기입니다. 저자가 이에 관해 설명하면서 언급한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눅16:1-8)에 관한 해석은 상당히 탁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주인의 것을 자기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대로 썼을 때에는 주인이 분노하지만, 주인의 것을 주인의 것이라 생각하고 주인의 뜻에 맞게 쓰면 주인이 칭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눅16:9-12) 중에 언급되어 있는 '불의한 돈으로 친구를 사귀는 것'이야말로 주인의 뜻, 곧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불의하게 사용하는 돈을 친구를 사귀는데 사용하면 그것은 의로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또 말라기에 기록되어 있는 십일조와 관련된 구절에 대한 저자의 해석 또한 주목할만 했습니다. 저자는 이 말씀을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삶의 어려움을 핑계로 십일조를 하지 않은 결과 레위인들과 제사장들이 굶주리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전 기능이 마비될 지경에 이르게 된 상황에서 주어진 말씀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오늘날의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외에도 십일조에 대해 다양한 교훈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특히 세금을 내기 전의 총수입에서 십일조를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것에 한해서 십일조를 하라고 가르쳐 왔는데, 저자의 말을 들으며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겠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러한 주장의 근거 구절로 든 눅20:22-26이 어떻게 저자의 주장과 연관되는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안 믿는 배우자 몰래 십일조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나, 빚(융자)에 대해서는 십일조를 인해도 된다는 것, 기업도 십일조를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주장에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님 나라에 투자하기 위해 재정을 따로 떼어 놓으라는 것이나, 신용카드를 지혜롭게 사용하라는 것과 같은 내용들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또한 저자는 월급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무조건 다 찾아서 용도별로 봉투에 나누어 두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반드시 예산을 세우고, 지출된 내역에 대해 철저하게 기록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을 살 때 융자를 어떤 식으로 받는 것이 더 유리한지 두 가지 예를 비교해서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앞으로 집을 사게 될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상당히 유용한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에 대한 긍적적인 평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신용카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너무나 대조적이라 생각되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교회 회계 원칙에 대한 내용은 교회의 연말 회계 결산에 많은 도움이 되는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가 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동의가 되었더라도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겠다 싶었던 내용도 많았지만, 적어도 저자가 말하고 있는 방식대로 돈을 사용한다면 결코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떳떳한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 자신이 소유한 돈을 지혜롭게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 그리고 성도들에게 돈을 쓰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고자 하는 목회자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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