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할 수 있는 매일기도 - 한영대역기도선집
죤 베일리 지음, 박대영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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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처음 읽을 때부터 깊은 감동을 받아 마음 속에 깊이 담아 둔 시가 한편 있습니다. 바로 이해인 수녀님의 '해바라기 연가'라는 시입니다. 그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아, 이렇게 아름다운 시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연모의 정이 얼마나 잘 표현되어 있던지 여성의 관점에서 쓰여진 시였음에도 정말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을 읽는 가운데에도 그 시를 읽을 때와 같이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로부터 받은 감동은 앞서의 시가 주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감동이었습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들은 결코 시와 같은 종류의 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녹아 있는 글이었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 책에는 모두 31일 간의 기도문이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매 하루마다 아침기도와 저녁기도가 실려 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모두 62편의 기도문을 접할 수 있습니다. 아침기도에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주님과 함께, 그리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갈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간구가 실려 있고, 저녁기도에는 주로 하루를 반성하고 회개하는 동시에, 세상의 고통당하는 자들과 주님의 사역자들을 주님께 부탁드리는 간구가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간구의 내용들이 얼마나 진실하게 느껴지던지요. 주님 앞에서 거룩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주님의 뜻대로 온전히 쓰임받기를 바라는 마음,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참으로 솔직하고도 진실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억지로 꾸며낸 듯한 느낌은 전혀 없었고, 저자의 진심만이 느껴졌습니다. 저자가 조직신학 교수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느낌의 언어들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또한 이 책에 실려 있는 각각의 기도문들을 읽는 동안 제가 평소에 기도할 때 자주 잊어버리고 기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가난한 사람들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중보하면서 기도한 내용을 보면 정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기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저자의 기도를 통해 제가 평소에 어떤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 못했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영한대역이라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킹제임스 성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어들이 이 기도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해석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고상한 느낌의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영어로 기도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해 본 분들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이미 두 차례나 한국어로 번역된 바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아마 이 책을 번역했던 출판사들의 낮은 지명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번에 성서 유니온에서 새롭게 번역된 이 책이 이제부터라도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또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이 책에 실린 기도문을 읽으면서 아침 저녁으로 묵상하며 기도하면 기도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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