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자손으로 양육하라 - 조엘 비키의 신앙교육 가이드
조엘 비키 지음, 김진선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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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주의 신학을 철저히 추종하는 주변 목회자들로부터 저자의 명성을 귀가 아플 정도로 들어왔던 터라 언젠가는 저자의 책을 꼭 읽어보아야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명성을 널리 알려 준 교리서가 아니라 자녀교육에 관한 책으로 가장 먼저 만나 보게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저자에 대한 신뢰로 인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서 "역시 철저한 개혁주의자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자녀들을 언약 자손으로 양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며, 도대체 무엇을 그들에게 가르쳐야 하며,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가장 먼저 우리의 자녀를 '언약 자손'으로 보는 데에 있어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언약관계를 과대평가해서 자녀들을 방치하다시피 내버려 두는 것도 옳지 않으며, 동시에 언약 관계를 과소평가해서 언약 안에서 자녀들이 누리게 될 복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유아세례를 받음으로써 언약관계 안에 들어오더라도 거듭나야 할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으며, 그러한 거듭남에 있어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있어서 저자는 수많은 성경 본문들이, 자녀에 대한 훈계가 부모들의 일차적 책무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본문들 중에서 가장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신명기 6:4-9 말씀이었습니다. 이 신명기 6:4-9은 제가 대학에서 기독교교육을 공부할 때에 입에서 자동적으로 줄줄 읊어질 정도로 자주 접했던 말씀이었는데, 지금까지 제가 이 말씀을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신앙공동체(교회)의 교육적 책임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이 말씀에 기록된 하나님의 명령에 충실하지 못해왔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통해 목사인 제가 제 자녀로 하여금 영접 고백을 하게 한 것으로 만족하고 그 이상의 교육에 대해서는 교회에만 맡겨두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교회에 맡겼다고 해도 청소년부를 제가 담당하고 있기에 제 자신이 제 자녀를 교육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버지로서 교육하는 것과 목사로서 교육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자녀들을 양육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다루어야 할 커리큘럼으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들을 보면서는 이것들이야말로 복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교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자녀들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 우리가 죄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회개치 않은 죄의 결과에 대해, 거듭남의 필요성에 대해, 의롭게 살아야 할 필요성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가치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필요성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성화와 성결의 필요성에 대해, 천국의 기쁨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목록을 살펴보니 교리문답서를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이 모든 것들을 빠짐없이, 그리고 균형 잡히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자녀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일, 가정 예배를 드리는 일, 교리를 교육하는 일, 경건한 대화와 경건한 모범을 통해 교육하는 일'에 대해서 살펴볼 때에는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청교도들의 교육 방법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기도 했고, 지금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인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교리 교육' 다음으로 소개 한 '경건한 대화'에서 그 내용의 근거 구절로 다시 한 번 등장한 신명기 6:4-9의 말씀을 보면서 제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고 있었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기억함으로써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어떤 사모님이 지은 성경암송의 유익에 관한 책을 보고 성도들에게 권해 주었던 적이 있었는데, 막상 그 책을 읽어 본 어떤분이 이 책을 보면서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는 반응을 보여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서 숨이 막히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반응은 대부분 너무나 큰 도전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책도 아마 그 책과 같은 상반된 반응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혁주의 신학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대해서 많은 유익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게 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에게 자녀의 신앙 교육을 책임지라고 하신 하나님의 지엄하신 명령을 생각한다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수준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수준 그대로 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부모님들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부모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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