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일하시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에 관한 진리를 되새기다

성령의 조명을 받는 설교 - 설교자의 준비에서 회중의 들음까지
제프리 크로츠 지음, 이승진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1년 5월

  설교자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은 스스로 죽을 쑤었다고(망쳤다)고 생각했었던 설교에 대해 성도들로부터 큰 은혜를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아 본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설교는 정말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게 깨달았을 것입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 역시 그러한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자는 한 쌍의 젊은 커플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들로부터 자신이 과거에 행했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말 형편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일련의 설교를 통해 회심을 경험했다는 간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그 사실을 통해 그들을 구원한 능력은 결코 자신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을 한 설교자라면 아마도 대부분 "앞으로 하나님께서 내 설교를 통해 더 능력 있게 일하시도록 열심히 기도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는 정도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통해 일하시는 방법에 대해 성경은 과연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일하시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구절들을 성경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세밀하게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연구의 결과를 정리하고 분류해 놓은 것이 바로 이 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일하시는 성령의 역사하심'을 '성령의 조명'이라는 조직신학적 용어를 사용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저자는 '성령의 조명'이라는 용어를, 단지 '성경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도우시는 성령의 역사'라는 일반적인 정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일하시는 성령님의 모든 역사'라는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정의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성령의 조명'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정의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것은 저자가 다양한 성경 구절들을 근거로 삼아,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일하시는 성령의 역사하심'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포괄적으로 명명할 수 있는 명칭으로써 '성령의 조명'이라는 용어 이상의 용어를 찾을 수 없음'을 확실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성경에서 발견한 '성령의 조명'에 관한 구절들을 모두 네 가지의 범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 네 가지 범주에서 첫 번째는 성령의 조명이 없음으로 인해 정죄를 받게 된 상태와 관련된 구절들이었고, 두 번째는 성령의 조명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써의 소통과 관련된 구절들이었고, 세 번째는 성령의 조명에 의해 일어나는 결과로써의 회심과 관련된 구절들이었고, 네 번째는 성령의 조명에 의해 일어나는 회심에 이어지는 확신이라는 또 다른 결과와 관련된 구절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각각의 구절들을 통해 저자는 '성령의 조명'이 우리의 회심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고, 그 깨달은 것들을 이 책에서 자세하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설교자들이 청중들의 '회심'과 관련하여 '성령의 조명'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설교자들이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는데, 설교자인 저로서도 참으로 중요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성령의 조명'이라는 한 가지 교리에 대해 이렇게 많은 분량의 글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설교자라면 누구라도 이러한 진리에 대해 '막연히'가 아니라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해하고, 확신하는 가운데 설교(연구와 실제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이 책보다 더 잘 가르쳐 주고 있는 책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설교와 설교자' 바로 옆에 두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힘 있는 구원(회심)의 역사를 펼치시기를 소원하는 설교자라면 반드시 읽고 그 모든 내용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두어야 할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