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거룩한 순례
이동원 지음 / 두란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고서 성지 순례와 관련된 책이라고 짐작했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예수님의 행적에 대해 설교한 설교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머무셨거나 지나가셨던 장소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짧았습니다. 사진이나 그림이라도 좀 더 많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책의 앞 부분에 예수님 당시의 예루살렘 지도와 이스라엘 전체의 지도가 있었을 뿐, 다른 지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사진도 각 장의 첫 페이지에 단 한 장만 실려 있었을 뿐입니다. 저자가 성지 순례를 열 일곱 차례나 다녀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풀어 놓을 내용이 더 많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장소에 대한 소개보다는 성경 본문을 풀어 설교하는 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워낙에 설교 잘하기로 유명한 분이라 설교 내용만으로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죄를 중독과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었던 점에 대해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저자는 죄라는 중독에 포로 된 인생에게 과연 희망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들이 너희를 자유케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요8:36)"는 말씀으로 대답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제게는 커다란 은혜가 되었습니다. 평소에 잘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던 구절이었는데, 저자의 질문과 연결해서 살펴 보니 이상하게 마음 깊이 와서 박히더군요. 저자의 지적을 통해 예수님께서 자유케 하시면 그 어떤 중독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도 어떤 목사님이 자신의 저서에서 제랄드 메이의 '중독과 은혜'라는 책을 추천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저자 역시 동일하게 이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더군요. 꼭 한 번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가 선포한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에 관한 메시지를 인용하시면서 "보복의 날"을 일부러 생략하시고 "은혜의 날"을 선포하러 왔다고만 말씀하신 것에 대해 저자는 은혜의 날은 예수님의 초림 때로부터 시작되고, 보복의 날은 예수님의 재림 때에 성취된다는 점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는데 중요한 지적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자가 스튜어트 브리스코의 말을 빌어 크리스챤(Christian)이 제자(Disciple)가 되기 위해서는 호기심(Curiosity), 확신(Conviction), 희생적 헌신(Commitment)이라는 3C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한 것에도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제 자신에 대해 적용해 보았을 때 호기심과 확신의 과정은 거쳤으니 이제 희생적 헌신으로 나아갈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중풍병에 걸린 친구의 침상을 메고 예수님을 찾아온 네 명에 대해 "이런 친구가 한 명 뿐이었다면 과연 중풍병자가 예수님께 나오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네 명이었으니까 함께 기도하면서 믿고 행동했기에 이런 결과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답변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 사람이었다면 업고 가면 되지 않았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만일 침상이 아니라 관이었다면 한 명이 아니라 네 명은 있어야 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한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교회 안에서 중풍병자의 친구들과 같은 믿음의 친구들을 네 명 정도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오병이어 사건과 칠병이어 사건을 비교해 놓은 내용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각각의 사건에서 남은 떡이 각각 열 두 바구니와 일곱 광주리였는데, 바구니는 말 그대로 품 안에 안을 수 있는 크기의 바구니일 뿐이지만 광주리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크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 중에서 열 두 바구니는 유대인 선교의 책임을, 일곱 광주리(소아시아의 일곱 교회와 연결지어)는 이방인 선교에 대한 책임을 의미한다고 하는 메시아닉 유대인 학자의 설명을 소개해 주고 있었는데 매우 설득력이 있게 느껴졌습니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어머니를 자기의 어머니처럼 잘 모셨던 것과 그가 오랫동안 장수하였던 것을 연결지어 십계명의 오계명의 성취로 설명한 것도 좋았습니다. 십계명을 강해 할 때 좋은 예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항목의 내용을 짧은 책에 담으려다 보니 성지에 대한 소개가 그리 충분하지 않았고, 설교 내용도 그리 길지 않았고, 그 깊이도 그리 깊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것을 건질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지에 관한 깊은 소개를 원하는 분이라는 다른 책을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예수님의 행적(생애와 사역)과 그 지리적, 시대적 배경에 대해 부담없이 공부해 보고 싶은 초신자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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