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관한 불변의 진리 - 조쉬 맥도웰의
조쉬 맥도웰 & 션 맥도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손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 600페이지에 이르는 두툼한 두께, 겉표지를 벗기면 나타나는 갈색의 하드커버, 그리고 '불변의 진리'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장중함이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인지를 대번에 가르쳐 줍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결코 쉽게 읽을 수는 없지만, 상당히 중요하고 의미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읽고 이해하는데 수준 높은 신학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평소에 읽어 왔던 책들보다 조금은 이론적이라고 느껴지는 내용과 약간의 부담스러운 분량이 두려움을 줄 뿐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한 권 쯤은 소장하고 있어야만 하고, 자녀들의 나이가 고등학생 정도에 이르렀다면 반드시 읽어 보도록 권유해 주어야 할 만한 책입니다. (중학생이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생 정도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만한 수준입니다.)

 

이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은 '하나님에 관한 불변의 진리'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하나님에 관한'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저는 이 말이 앞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이 책이 조직신학의 '신론'에 해당하는 내용들만을 다루고 있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그저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진리'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 관한' 이라는 말보다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이라는 말을 붙이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원제에서도 '하나님에 관한'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원제는 그저 'The Unshakable Truth'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또는 '확고부동한' '진리'라는 의미입니다.

 

참으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흔들림없는, 확고부동한, 불변의 '진리'들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진리를 모두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창조, 성육신, 재창조'가 바로 그것입니다. (저로서는 '창조와 타락, 구속, 회복'이라는 제목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세 가지 범주 밑으로 모두 12가지 진리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그 12가지 진리들은 '하나님은 존재하신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범죄했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다. 그리스도께서 인간들을 대속하셨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 의롭게 된 자들은 하나님을 닮아간다(또는 닮아가야 한다.). 그리스도는 육체적으로 부활하셨다. 성령님을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 세상 나라과 구별되는 하나님의 나라가 존재한다. 교회는 살아있는 유기체다.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책에 기록되어 있는 12가지 진리의 제목은 제가 정리한 앞의 문장들과 다릅니다. 책에 기록된 12가지 진리의 제목은 몇 가지 제목을 제외하고는 문장이 아니라 단어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진리의 제목만 보아서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책을 구입하셔서 읽게 되면 각각의 진리에 해당하는 제목을 개인적으로 다시 정리해 보시는 것이 내용을 기억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12가지 진리 중에서 앞의 세 가지(진리1,2,3)는 '창조'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 다음 네 가지(진리4,5,6,7)는 '성육신'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리고 나머지 다섯 가지(8,9,10,11,12)는 '재창조'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진리7(변화된 삶)은 '성육신'의 범주에도 포함될 수 있지만,  '재창조'의 범주에 포함될 수도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 12가지의 진리 하나 하나를 각각 네 개의 장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네 개의 장에 있어, 첫 번째 장에서는 그 진리가 무엇을 의미하는 내용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두 번째 장에서는 그 진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 믿을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세 번째 장에서는 그 진리가 우리 인간들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네 번째 장에서는 그 진리를 어떻게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 실제로 살아낼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다루어 주고 있는 이 열 두 개의 진리가 '니케아 신조'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을 더 신뢰할 만한 책이 되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로 '니케아 신조'가 책의 내용 중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사도신경의 내용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책의 골격이 이 믿을만한 신조에 의해 잡혀졌다고 생각하니 책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지더군요. 내용 전개도 무난하고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져 있었습니다. 저자가 둘이다 보니 저자 중의 한 사람이 자기의 경험을 예로 들어 놓았을 경우에는 그 말이 누가 한 말인지를 의식하면서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기는 했지만, 덕분에 이러한 종류의 책이 가져다 주는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피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아무래도 변증과 관련된 내용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각 진리를 소개하는 네 개의 장 중에서 두 번째 장에는 언제나 변증과 관련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각각의 진리들을 믿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다양한 근거들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증의 내용 가운데에서 '변화된 삶(진리7)'에 관한 변증의 내용은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의 간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경험한 놀라운 변화에 대한 간증을 읽으면서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극적인 변화가 나 자신의 경우를 비롯해서 왜 이렇게 드물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안타까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는 대부분 논리적인 철학적인 변증 방식이었는데, 탁월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각 진리가 우리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그 진리를 어떻게 삶으로 살아낼 것인지에 대한 저자들의 통찰력도 상당히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부활절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육체적 부활(진리8)'에 대한 내용을 특별히 눈여겨 보았는데, 이 진리에 대한 세 번째 장에서 저자는 부활이라는 진리가 우리로 하여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사실에 대해 지적하고 있었고, 네 번째 장에서는 천국(부활 후의 영원한 삶)에 마음의 중심을 두고 살아가는 것으로 이 진리를 살아내라고 권면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세 번째 장의 내용이야 누구라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용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네 번째 장의 내용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깊은 묵상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네 번째 장에서 저자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 위의 것을 찾으라고 권면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예수님께 영적인 눈을 고정하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부활을 다루면서, 내세의 소망 뿐만 아니라, 그 소망을 가지고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함께 말해 주고 있었던 것이 제게는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목회자로서 이 책에 소개 된 각각의 진리를 매 주마다 한편의 설교로 성도들에게 소개해 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진리들인데 혹시라도 지금까지 소홀하게 다루어 오지 않았는가 하는 것도 점검하고, 성도들에게도 큰 유익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리의 근거가 되는 성경 구절들도 모두 제시되어 있겠다, 논리적인 믿음의 근거도 충분하게 제시되어 있겠다, 거기에다 삶의 적용점까지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으니 설교로 재구성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목적이 이끄는 삶 40일 세미나'처럼 '불변의 진리 40일 세미나'를 만들어 운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두란노에서 직접 기획해서 추진해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책의 내용이 충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의 맨 마지막에는 유대교의 세 절기를 기초로 하는 세 번의 축제 시나리오도 제시되어 있었는데, 이 또한 40일 세미나를 운영하는 데에 포함시켜 볼 만한 행사로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지 않은 시일 내에 교회에서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면 다른 분들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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