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역 - 동역으로 펼쳐가는 하나님나라
이동원.진재혁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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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고 싶었던 책이라 읽었지만, 읽으면서 마음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앞서 두란노에서 나온 '내가 본 이동원 목사'라는 책을 보면서 "또 왠 용비어천가인가"라는 느낌이 들었더랬습니다. 진정으로 겸손한 분이셨다면 그와 같은 책이 나오는 것을 극구 만류했을 듯 싶은데, 그래서 돌아가신 다음에야 추모하는 의미에서 그와 같은 책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멀쩡히 살아있는 동안 자신을 극찬하는 내용의 책이 나오는 것을 허락하신 모습에 약간은 실망을 했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 이 책의 내용 또한 그리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은퇴를 하고서도 교회를 떠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변명 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이렇게 멋지게 세대교체를 이루었다, 자, 한 번 봐라" 하는 듯한 자기 자랑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뒷부분에 가서 진재혁 목사님과 함께 엘리야와 엘리사, 모세와 여호수아, 바울과 디모데에 대해 각각 나누어 설교하신 부분에서도 왠지 자신을 엘리야, 모세, 바울과 같은 반열에 올려 놓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사울이 갈멜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웠다(삼상15:12)는 성경말씀이 연상이 되면서, 스스로 하늘 상급을 깎아 먹고 계신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저자가 적어도 철학을 가지고 움직이는 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은퇴하고 교회를 떠나 버리거나, 또는 남아서 사사건건 교회일에 간섭하는 여타 목사님들과는 달리, 저자는 적어도 자신이 은퇴 후에 해야 할 일에 대해, 그리고 후임 목사와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는 점에서 존경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목회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결정이 성경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던 것은, 저자가 예로 들었던 엘리야나 모세나 바울의 경우에는 자신이 사역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후임을 훈련시켰고, 후임에게 사역을 넘길 때에는 확실하게 넘기고 손을 떼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결정은 성경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본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한편, 부교역자 중에서 담임목사의 후임을 뽑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대부분의 한국 교회(또는 교단)들의 시스템 또한 성경적인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저자의 탁월한 성경 강해 실력이었습니다. 저자의 설교 여러 편이 이 책에 실려 있었는데, 본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핵심을 짚어 내는 능력이 역시 남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진재혁 목사님의 설교도 이동원 목사님의 설교 못지 않게 깔끔하고 힘이 있었습니다.

이 책이 두 분의 동역이 한 동안 진행된 이후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두 분의 동역에 대한 결단과 각오를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과연 이 책에 기록된 각오대로 두 분의 동역이 잘 이루어지는지를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라건대 두 분의 결단이 아름답게 열매 맺어 새로운 세대 교체의 본으로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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