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 기도이야기 성경창작동화 4
오선화 지음, 김은혜 그림 / 강같은평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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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화 작가님의 책은 '기도하는 명작동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사실 작가님이 전작인 '기도하는 명작동화'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었습니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원작 자체에 들어 있는 무서운 내용들(헨젤과 그레텔, 빨간 구두 등에 나오는)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기독교적인 색깔을 입혔다고 해도 원작 자체에 대한 불편한 마음은 잘 가시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책은 그런 불편함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글솜씨 또한 '기도하는 명작동화'에서 느꼈던 것처럼 위트가 넘치고 톡톡 튀는 듯한 느낌이 살아 있었습니다. '야베스'에 대한 이야기에서 '카라(부르짖어 기도하다)'라는 히브리어 단어를 경상도 사투리 '~카라(가라)'와 연결지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빵'하고 터지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야베스'에 대한 이야기는 18,19쪽에 그려진 뽀얀님의 삽화 때문에 더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산 위에서 기도하는 야베스의 눈에서 흐른 눈물이 산 아래쪽에 고여 산의 절반이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의 삽화였는데, 이 삽화에 그려진 야베스의 모습이 얼마나 슬퍼 보이고, 간절해 보였는지 마음이 짠 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야베스를 하늘에서 내려다 보시는 하나님의 얼굴은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졌는지요..

책 속에서 '야베스' 이야기와 '한나' 이야기를 소개해 주고 있는 기쁨이와 기쁨이 엄마도 참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삽화에 그려진 아가씨 같아 보이는 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끽끽 거리며 웃는 기쁨이 엄마의 모습은 과연 실제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 웃음 소리를 실제로 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한나' 이야기에서 기쁨이 엄마가 기쁨이를 임신했을 때 한나의 노래에 곡을 붙여 불렀다는 이야기는 믿음 좋은 가정의 따뜻한 모습을 마음에 떠올리게도 하였고, 기쁨이 엄마가 기쁨이 동생을 임신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기쁨이가 처음에는 질투하다가 엄마가 자기를 임신했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를 듣고서 엄마 뱃속의 동생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은 동생을 갖게 된 맏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인 '모세' 이야기는 작가님의 목소리로 직접 이끌어 가고 있었는데, 앞의 두 이야기에 비해 아이들의 삶과 접촉점이 조금은 떨어지는 듯 해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세 편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다음에는 이야기에 등장했던 성경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등장하는데, 정말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겉표지는 반코팅지로 되어 있었는데 아주 질기고 튼튼해 보여서 어린이 책 표지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린이 성경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짧은 내용의 성경 인물 이야기 책도 필요한데, 성경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재창작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진 성경 인물 이야기는 정말 드문 스타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견문이 짧아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처음으로 새롭게 시도된 것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고, 조카에게 선물해 주면 그 애 엄마가 무척이나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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