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과 치유
윤성모 지음 / 대장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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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공부하게 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낮은 자존감의 문제에서부터 저의 완벽주의 성향과 다양한 중독적인 성향이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중독 문제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독에 관한 몇 권의 책을 읽어 본 뒤로 '중독은 죄이며, 죄에는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독을 치유하는 것은 죄에서 구원을 받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성화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중독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집안 어른들 중에 알코올 중독인 분들이 많이 계셨었기에 여러 중독들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읽기 전에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책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론적인 면이 부족해서 치유 사례나 늘어놓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채워가는 저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느낀 것은 저자가 이 분야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읽었고, 또한 그 내용들을 완벽하게 이해해서 자신의 사역 철학에 녹여 넣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상담을 공부하는 동안 추천받았던 중요한 책들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내용들이 꼭 필요한 부분에 자연스럽고도 적절하게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350만명의 알코올중독자가 있으며, 정신병동의 환자 중 50%가 알코올중독자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알코올중독자의 치유가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를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는 자기 힘과 능력으로, 자기 의지로 술을 끊을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하나님께서 능력 주시고 힘주실 때만 술을 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라파공동체를 통해 치유받은 많은 사례들을 통해 알코올중독이 치유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중독'을 '조절 능력 장애'라고 말하면서, 한 번 잃어버린 '조절 능력'은 결코 회복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중독의 치료라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절'은 불가능하지만 '중단'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절주'는 불가능하지만, '금주'는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완경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게 되는 것이 알코올중독 치유의 목표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게 되려면, 술에 이끌리는 속사람을 치유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속사람이 갈급해 하고 있는 '사랑'을 다른 어떤 다른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중독의 원인은 인격 안에 남아 있는 채워지지 않은 결핍입니다. 그리고 그 결핍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성장 과정 중에 채워지지 않은 사랑의 결핍이 그를 중독으로 이끈 가장 확실한 원인입니다. 그 결핍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바로 그 무엇에 집착하는 것이고 그 집착이 바로 중독인 것입니다. 사랑이 결핍되었기 때문에 결핍된 그 사랑을 메우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그 것을 왜곡된 방법으로 충족되려 할 때 중독은 시작됩니다(45쪽). 모든 중독은 욕구 결핍으로부터 생겨납니다. 그래서 그 욕구가 충족되면 중독적 행위가 멈추거나 극복될 수 있습니다(60쪽). 일찍이 제랄드 메이가 간파했듯이 "은혜는 중독을 다루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며, 중독의 파괴력을 진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그리고 "은혜는 꺽을 수 없는 자유의 옹호자이며 완전한 사랑의 절대적 표현"입니다. 이 악한 중독과 맞서 싸울수 있는 우리의 최대의 무기는 오직 '은혜'뿐임을 고백합니다(255쪽)."

결국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중독을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불신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J형제님의 간증에서 그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선배가 술마시는 것이 멋있어서 따라 마시기 시작한 술이 결국 중독의 수준에 이르자 그 선배도 결국 자신을 떠나고 말았는데,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이 술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한 선배가 "너 정말 술 끊고 살고 있냐?"라고 물었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까 "너 예수 믿냐?"라고 물었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그 선배도 예수 믿는 것이 아니면 술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간증이었는지 모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알코올중독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진전섬망'과 '환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알코올중독이 심해지면, 환각, 환시, 환촉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을 진전섬망이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무서운 경험을 통해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더군요. 이 외에도 알코올중독과 여타 중독에 대한 귀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250여 페이지의 짧은 책이지만 정말 알찬 내용들과 귀한 간증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었습니다. 알코올중독자의 가족들은 물론, 중독에 관심있는 분들, 그리고 더 나아가 '성화'와 자신의 '죄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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