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똑똑하게 극복하는 200가지 방법 - 전문가들이 답한다
허지회 외 지음 / 엠엘커뮤니케이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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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에 장인어른이 뇌졸증으로 쓰러지시고 난 뒤, 장인어른을 돌보던 간병인마다 환자가 까다로와 돌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도망치듯 떠나는 바람에 마침 뉴질랜드에 선교훈련을 받으러 가기 위해 잠시 사역을 쉬고 있던 제가 장인어른을 간병하게 되었습니다. 치매가 같이 오지만 않았어도 스스로의 힘으로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 보려고 하셨을텐데 조금만 아파도 엄살을 부리며 물리치료를 거부하시는 바람에 증세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립재활원에서 3개월을 함께 보내면서 결국에는 스스로 일어서실 수 있게 해드렸습니다. 노인학대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섭게 다그쳐서 이루어낸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제가 너무 무지했고 너무 심하게 못살게 굴었다는 생각에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제가 뉴질랜드로 선교 훈련을 받으러 간 뒤에는 남아 있던 가족 중에 장인어른의 고집을 꺽을 사람이 없었던 이유로 결국에는 다시 주저 앉으시고 말았고, 결국에는 요양원에서 휠체어를 타고 6년을 지내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장인어른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사실 장인어른을 돌보아 드리면서도 어떤 검사와 어떤 치료를 받으셨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미 모든 치료가 끝나고 재활과정에 계실 때에만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약물치료를 받으셨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아, 이런 검사를 받으시고, 또 이런 치료를 받으셨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뇌졸증이 왜 생기는지, 또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충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예방해야 될 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뇌졸증의 20%가 심장병에 의해 유발된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당뇨병이 뇌졸증의 위험을 두 배 가까이 높인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구요. 처음 듣는 검사 방법과 처음 듣는 약물들의 이름이 상당히 많아서 다 외우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기에 목차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들추어 보면서 그 때 그 때 확인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특별히 유익하다고 생각되었던 부분은 뇌졸증 예방법과, 뇌졸증 환자들의 재활 및 각종 상황 대처법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뇌졸증 예방법을 보면서 내린 결론은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만큼 건강에 중요한 것은 없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얼마전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고지혈증과 지방간 판정을 받고 식생활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에 대해 권고받은 바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단순한 결론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뇌졸증 환자들의 재활 및 각종 상황 대처법에 관한 내용은,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장인어른의 재활과정을 옆에서 계속 지켜 보았고 또 온갖 수발을 다 들었던 경험으로 인해 지금은 거의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만약 이 내용을 미리 알고 장인어른을 돌보는 일에 뛰어들었더라면 그때보다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들의 간병인들과 간호사분들의 조언을 통해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때 그분들에게서 배웠던 내용들이 이 책에 다 있었습니다. 실제로 해보는 것보다 더 확실히 배우는 방법이 없다고 하는 것처럼, 정말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제가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만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이 모든 뇌졸증 환자의 가족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이 분명하다는 것이지요.

내용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지금 곁에 돌보아 드려야 될 환자가 없어서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책이라기보다는 필요하기 때문에 읽어야 되는 책이라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돌보아 드려야 할 환자가 없다면 전반부의 내용을 중심으로 궁금한 부분들을 찾아 읽으면서 뇌졸증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것에 주력하고, 돌보아 드려야 할 환자가 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다 읽은 뒤에 필요한 부분을 목차에서 찾아 읽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읽는 내내 뇌졸증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장인어른 생각이 났고, 또 장인어른과 함께 국립재활원에 있을 때 이런 책이 한 권 곁에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립재활원에 있을 때 보니 환자분들의 가족들이 간병을 위해 많이 와 계시던데, 직업적인 간병인들과 비교해 볼 때 많이 미숙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한 달 정도만 지나도 완전히 몸에 익은 모습으로 바뀌긴 했지만요.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이 어느 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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